배꼽이 드러나는 크롭티에 통바지를 매치하고 운동화나 통굽 신발을 신는다. 치마나 원피스처럼 완전히 여성스러운 옷은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캐주얼해 보여서도 안 된다.


여성 패션 쇼핑몰 ‘블랙업’은 베이직 아이템과 개성 있는 아이템을 절묘하게 섞어서 자신들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만들어내며 인기를 끌고 있다.

블랙업 최예나래 대표(30)는 “베이직한 상품들을 갖추면서도 저희만의 트렌디한 스타일이 잘 드러나게 해 대중과 마니아층 모두를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자신이 좋아하는 패션 스타일을 싸이월드에 올리고 직접 입었던 옷들을 판매하는 중고거래를 통해 온라인 쇼핑을 접하게 됐다. 이후 1년6개월여 간 온라인 쇼핑몰 MD로 실무경험을 익힌 뒤 2013년 자신의 쇼핑몰을 오픈했다.
기본 아이템과 개성 있는 스타일의 절묘한 배합…‘블랙업’

처음 2년 간은 비용부담으로 별도 스튜디오를 쓰기가 어려워 오토바이를 타고 홍대, 이태원 등을 다니며 야외 사진촬영을 진행했다. “아침 7시부터 5~6시간씩 진행되는 작업이 여름에는 괜찮았지만 겨울에는 촬영장소에 도착하면 손발이 이미 얼어 있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최 대표는 말했다.

쇼핑몰이 초기에 안착한 뒤 2016년부터는 매년 평균 2배 정도 매출이 성장했다.

이 쇼핑몰을 키운 스테디셀러는 팬츠류다. 그 중에서도 ‘러트 세미 부츠컷 슬랙스’는 7만장 이상 판매량을 기록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당시에는 보기 힘들었던 발등을 덮는 길이의 상품이다. 또한 블라우스에 쓰이는 부드러운 폴리에스테르 소재 원단을 사용해 찰랑거리면서도 입었을 때 핏이 잘 떨어지는 느낌을 줬다.


2년째 판매 중인 자체제작 상품 ‘도미닉 롱 슬랙스’는 앞서 소개된 슬랙스와 함께 여성들이 자주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끊임없이 회자되는 대표 상품이다. “다리 부분이 일자로 된 슬림슬랙스로 자연스러운 핏을 살려주는 원단을 사용하고 허벅지, 허리 등 사이즈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작업을 반복해 만들어졌다”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1990년대 유행했던 패션을 모티브로 한 자체제작브랜드 ‘NTNY’는 블랙업이 다루는 상품 중에서도 고유한 개성이 가장 잘 드러난다. 탱크톱에 폭이 넓은 와이드 팬츠를 코디하는가 하면 당시 유행했던 크롭티, 오프숄더 등을 최신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한 상품을 내놓는다.


“90년대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는 대신 트렌드에 맞게 디자인을 변형시키는 작업을 거쳐요. 예전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오면 촌스러워질 수 있어서죠. 예를 들면 옛날 영화에 나온 오프숄더를 참고하되 최근 유행하는 컬러를 쓰거나 일부 패턴을 변형시키는 식이지요.”

최 대표에 따르면 NTNY는 보다 개성 있는 스타일을 원하는 마니아층을 공략한다. 그 외 대부분 은 대중성을 고려해 일반적으로 많이 구매하는 필수 상품들을 다룬다. 베이직 아이템과 개성 있는 아이템의 비율은 7:3 정도를 유지한다.

상품 기획 단계에서는 인스타그램 등 해외 SNS를 참고한다. 이중에서도 특히 미국 LA 스타일을 많이 본다. 이들의 자유분방한 스타일이 자사 쇼핑몰 콘셉트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구축된 블랙업은 해외 시장 중 일본을 최우선 공략할 계획이다. 현지에서도 이 쇼핑몰을 아는 사람들이 생겨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문몰 오픈과 함께 현지에서 오프라인 단독매장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 대표는 “현재 20대 초중반에 고객층이 한정돼 있는데 20대 전체로 범위를 확대하고 싶다”며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이들이 페스티벌에 가거나 해외여행지에서 입을 옷을 사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여러 사이트 중 항상 ‘즐겨찾기’에 들어가 있는 쇼핑몰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