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 김영애. /사진=스타빌리지 엔터테인먼트
배우 고 김영애. /사진=스타빌리지 엔터테인먼트

이영돈PD가 황토팩 사건과 관련해 고 김영애에 사과하면서 관심이 모아진다.  

김영애는 지난 2002년 홈쇼핑 브랜드를 통한 황토팩 사업으로 17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2007년 이영돈 PD가 진행하던 KBS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서 황토팩 속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내용을 다루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이영돈 PD는 당시 쇳가루는 황토 고유의 성분이 아닌 분쇄기 안에 있는 쇠구슬이 마모돼 발생한 것으로 황토팩이 미용팩으로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으나, 식약처의 조사결과 황토팩에 포함된 자철석은 제조 과정 중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황토 고유의 성분으로 건강에 전혀 해롭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김영애 측은 KBS와 제작진을 고소하고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으며 당시 법원은 1심에서 이영돈 PD 등 2명과 KBS가 1억원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진=MBC '사람이좋다' 방송화면 캡처
/사진=MBC '사람이좋다'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매출 폭락으로 인한 회사의 경영 악화, 사업파트너였던 남편과의 이혼, 우울증까지 이영돈 PD의 오보 여파는 김영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김영애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현실적으로 감당이 안 되니까 약에 의존하게 되더라. 수면제를 먹고 자야 한다는 생각에 계속 수면제를 먹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아들 이민우씨 역시 "불면증이 너무 심해져서 나중에는 약으로도 안 들어서 쓰러지셔서 응급실에 실려 간 적도 몇 
번 있다. 엄마의 모든 기력이 다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억울한 것도 분명히 컸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한편 이영돈 PD는 지난 11일 중구 태평로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년 전 방송을 하다 실수해서 일생일대의 큰 일을 맞았다"며 "지난 2007년 (KBS 시사고발프로그램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을 통해) 김영애가 사업한 황토팩에서 쇳가루가 검출됐다는 보도를 했던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보도 이후 소송이 5년 간 이어졌는데 고인이 받았던 고통을 느끼며 오랫동안 사과하고 싶었다. 나 역시 오랜 기간 괴로웠는데 사과할 시점을 잡지 못했다"며 "늦은 걸 알지만 김영애에게 사과하고 싶다.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