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 /사진제공=기아자동차
모하비. /사진제공=기아자동차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몇몇 세단으로 국한됐던 기아자동차와 쉐보레의 비교. 이를테면 K5와 말리부가 비교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주목받는 SUV는 패밀리카로 인기를 모은 모하비와 트래버스다. 두 차량 모두 5인승 이상이고 매력적인 스타일을 자랑한다.


개성 뚜렷한 대형SUV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과거 대형SUV는 무조건 큰 차였지만 요즘 나오는 대형SUV는 크기와 성능, 디자인을 모두 강화했다. 지난 16일 기아차 모하비 V6싱글터보 디젤과 트래버스 V6자연흡기 가솔린 모델을 비교 시승했다.

◆‘2열’ 트래버스 vs ‘옵션’ 모하비

대형SUV를 고르는 첫번째 기준은 공간이다. 과거엔 2열 공간이 큰 게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크기뿐만 아니라 2열 탑승자를 배려한 옵션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2열 공간 크기에선 쉐보레 트래버스, 옵션에서는 기아차 모하비가 앞섰다.


국내 판매하는 트래버스는 2열에 독립형태 캡틴 시트를 장착한 7인승 모델이다. 3열 시트는 동급에서 가장 넓은 850㎜의 3열 레그룸을 확보했고 전 좌석 승객에게 편안한 공간을 제공한다. 또 풀 플랫 플로어 설계로 2열과 3열 공간 활용도 및 편의성을 극대화시켰다.

트래버스의 트렁크 적재량은 651ℓ이며 3열 시트 접이 시 1636ℓ,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최대 1780ℓ까지 늘어나 동급에서 가장 뛰어난 화물적재 능력을 갖췄다. 이와 더불어 러기지 플로어 아래에 90.6ℓ의 대용량 언더 스토리지까지 확보해 최대한의 수납공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모하비 더 마스터는 전장 4930㎜, 전폭 1920㎜, 전고 1790㎜(루프랙 제외 시 1765㎜), 휠베이스 2895㎜ 크기의 차체를 가지고 있다.

모바히는 그동안 5인승과 7인승으로 운영했다. 이번에 나온 모하비는 2열 2인 독립시트를 적용한 6인승을 새롭게 출시해 고객의 선택폭을 넓혔다. 이와 함께 2열 시트에는 히티드/통풍 시트 기능을 탑재하고 중앙에 각도 조절식 암레스트를 배치하는 등 탑승자의 편의성까지 높였다.


또 모하비는 2열 시트 상·하단에 위치한 스마트 원터치 워크인 버튼으로 승하차 편의성을 높였다. 트렁크에 위치한 스마트 원터치 폴딩 버튼조작만으로 2열을 간편하게 접을 수 있어 적재 편의성도 한층 높아진 점도 장점이다.


트레버스. /사진제공=쉐보레
트레버스. /사진제공=쉐보레


◆안정감 vs 경쾌함

트래버스는 가솔린 단일 모델이고 모하비는 디젤 단일 모델이다.

트래버스는 314마력, 36.8㎏.m의 토크를 내는 3564cc V6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자동9단 변속기를 장착했고 공인복합연비는 8.3ℓ/㎞다.

모하비는 260마력과 57.1㎏.m의 토크를 내는 2959cc V6 싱글 터보 디젤엔진과 자동8단 변속기를 장착했다. 모하비 공인 복합연비는 9.3ℓ/㎞다.


트래버스 가속페달을 꾹 밟자 고배기량 엔진의 존재감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중량은 2090㎏으로 굉장히 무겁지만 운전자가 느끼는 가속성능이나 주행질감이 매우 경쾌했다.

엔진의 기본적인 회전질감이나 가속페달 조작에 대한 반응도 직관적이다. 달릴수록 만족감이 상당했고 고속주행에서도 힘이 부족하거나 엔진이 힘겨워 하는 느낌이 크지 않았다. 곡선 주행에서도 전자제어시스템 덕분에 고속으로 빠져나가도 안정적이었다.

모하비의 가속성능은 기대했던 수준이었다. 일반국도에선 깊이 고인 물웅덩이의 연속이었지만 높은 토크가 담보하는 순간적인 파워는 5m에 달하는 차체를 주저함 없이 도로를 비집고 나갔다. 직선에서는 80㎞/h까지는 배기량이 돋보이는 넉넉한 힘이 느껴졌고 후륜기반의 굴림 기능이 힘을 발하는 듯했다.

다만 승차감은 불편했다. 저속 주행 시 하체 진동이 몸으로 크게 전달됐다. 고속주행에선 덜하지만 일상주행의 빈도가 높을 경우 피로감이 올 수 있겠다. 후륜서스펜션의 구조를 개선했다고 하지만 흔들거림이 몸으로 느껴져 아쉬움이 남았다. 특유의 출렁거림도 있다.

◆우열 가리기 어려운 옵션

트래버스는 기본 모델임에도 직물시트가 아닌 젯 블랙 천연가죽시트를 사용해 고급감을 더했으며 통합 트랙션 모드 셀렉트 다이얼로 조작할 수 있는 스위처블 4륜구동(AWD) 시스템을 적용해 대형 SUV의 활용성을 극대화시켰다.

중간 트림인 LT Leather Premium은 LT Leather 트림을 기반으로 전용 고해상도 광각 카메라가 달린 후방 디스플레이 룸 미러, 디지털 서라운드 비전 카메라,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과 같은 최첨단 편의사양을 탑재했다.

또 전방충돌 경고시스템, 차선이탈 경고 및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제동시스템 등의 주행안전시스템으로 프리미엄 안전사양을 더했다.

모하비는 기아차가 갖춘 첨단안전품목을 모두 넣었다. 전자식 4WD, 차동기어 잠금장치 및 저단기어와 함께 다양한 노면의 주행 환경에서도 각 상황에 적합한 차량 구동력을 발휘하는 ‘험로주행모드’를 기본 적용해 도로 상황에 맞춰 최적의 주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내비게이션 기반의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고속도로 주행보조, 차로이탈방지 등으로 높은 수준의 반자율주행 실력을 자랑한다. 고속도로에서는 한동안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도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다. 시속 100㎞에서도 차선 중앙을 정확히 유지하며 운전자에게 높은 신뢰감을 제공한다.

☞ 본 기사는 <머니S>611호(2019년 9월 24일~9월 3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