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였던 고(故) 설리. /사진=임한별 기자
가수 겸 배우였던 고(故) 설리. /사진=임한별 기자
영국 공영방송 ‘BBC’가 각종 악플과 루머에 시달리다가 사망한 그룹 'f(x)' 출신 배우 설리(25·최진리)를 "케이팝(K-pop) 세계에 반기를 든 여성"이라고 조명했다.

17일(현지시간) ‘BBC’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설리의 사망에 대해 보도했다. 기사는 설리가 아이돌에게 완벽한 외모와 순종적인 태도를 요구하는 케이팝 업계에서 사회 문제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하다가 여론의 무분별한 비난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이어 매체는 설리는 가수가 무대 밖에서 침묵을 지키면 보상을 받는 케이팝 세계에서 반항아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설리가 한국처럼 보수적인 사회에서 정신 건강 문제, 사이버 폭력, 여성의 권리 등 예민한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다고 밝혔다.

케이팝 전문가 조슈아 칼릭스토는 f(x)에 대해 "논쟁의 여지없이 케이팝 업계가 본 음악적으로 가장 혁신적인 그룹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f(x)는 여성 아이돌에게 요구되는 틀에 박힌 이미지를 거부하고 독특한 멜로디와 노래가사, 무대연출을 보여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매체는 “설리가 많은 케이팝 소속사가 금지하는 공개 연애를 감행했고, 자유롭게 입을 권리를 요구하며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는 '노브라'로 논란이 됐다”고 전했다.

‘BBC’는 “설리를 돋보이게 한 건 거침없는 태도였으며, 이는 케이팝 스타들 사이에서 흔하지 않은 면모라고 전했다. 또 케이팝 업계는 건전한 이미지를 유지하라며 아이돌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강조했다.


또 칼릭스토는 "설리를 비판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가 남자친구와 함께 찍은 무해한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논쟁거리라고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매체는 “그러나 설리는 본인을 침묵시킬 순 없다는 확고한 신념 속에 소신 발언을 해왔다”며 악플에도 맞선 설리의 자세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