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신남방정책 2.0의 중심은 메콩"
고속성장·노동인구, 발전가능성 큰 메콩 국가
평화·동반성장, 실질협력 진용 윤곽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은 이번 특별정상회의 결과 문서로 '평화, 번영과 동반자 관계를 위한 한·아세안 공동비전 성명' 및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을 채택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은 이번 특별정상회의 결과 문서로 '평화, 번영과 동반자 관계를 위한 한·아세안 공동비전 성명' 및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을 채택했다. /사진=뉴시스
한·메콩 정상회의를 계기로 메콩강이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룰 수 있을까.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이어 한·메콩 정상회의가 부산에서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저녁 메콩강 유역 5개국(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태국·베트남) 정상들과 만찬을 가진 데 이어 27일 역사적인 제1회 한·메콩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한국과 메콩강 국가의 협력은 2011년 이래 장관급으로 진행되다가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급으로 격상됐다. 우리 정부가 건 신남방정책 드라이브는 메콩강에 꽂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지역에 거는 기대는 크다.

지난 9월 라오스를 국빈 방문한 문 대통령은 “아세안 10개국 방문 완결은 신남방정책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며 ‘신남방정책 2.0’의 중심에는 메콩 국가들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상급으로 협력의 무게를 올린 첫 한·메콩 정상회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고속성장·젊은 노동인구, 메콩강의 가능성

특히 메콩 유역 4개국(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은 연 6%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아세안의 고성장을 이끌고 있다. 인구는 2억4000명 이상이며 젊은 노동인구가 풍부해 성장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메콩강 유역은 수자원 관리와 인프라 건설 등 국경을 초월하는 개발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수력발전, 목재, 광물자원 등이 풍부해 막대한 개발 잠재력을 보유한 점도 특징이다. 우리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바탕으로 한·아세안이 상생하는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만들려면 메콩 지역의 발전을 통한 역내 개발격차 완화가 중요하다는 뜻에서 한·메콩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양측은 2011년 첫 한·메콩 외교장관회의에서 협력 비전을 담은 ‘한강선언’을 채택했다. 이후 인프라, 정보통신기술(ICT), 녹색성장, 수자원, 농업, 인적자원개발 등 6대 우선협력 분야에 따라 ‘한·메콩 행동계획’(2014~2017)을 마련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협력을 지속해왔다.


◆민간분야 협력, 신남방정책 성과 동반 도출

한·메콩 협력의 내실을 다지는 민간 분야 협력도 신남방정책에 힘을 실었다. 대표적인 게 2013년 이후 매년 개최해온 ‘한·메콩 비즈니스 포럼’이다. 이 포럼은 한·메콩 기업 간 일대일 투자·무역 상담을 통해 양측 중소기업 간 교류 증진에 기여했다. 메콩 지역 발전을 위해 ‘한·메콩 협력기금’을 마련해 2013년부터 지금까지 742만달러를 공여했다. 아울러 수자원 관리, 인적역량개발 등 총 13개 사업을 지원했다.

올해는 제3차 사업 공모를 통해 총 7개의 신규 지원 사업을 선정했다. 최근에는 신남방정책 이행을 가속화하기 위해 연간 기금 공여액을 2018년 112만달러에서 2019년 200만달러로 늘렸고 2020년까지 300만달러로 증액할 계획이다.

이중 메콩 4개국은 우리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중점 협력국으로서, 그동안 33억달러 규모(2017년 누계)의 ODA를 지원했다. 이는 한국의 전체 양자 ODA의 약 2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한·메콩 간 무역 규모 및 인적교류 또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2011년 341억달러를 기록한 한·메콩 무역액은 2018년 845억달러를 달성했다. 8년간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인적교류는 2011년 244만명에서 2018년에는 690만명으로 약 3배 규모로 증가했고 이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 동시 수교국, 평화·동반성장 파트너

메콩 5개국은 남북한 동시 수교국이다. 때문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서도 중요한 협력 파트너이다. 한국과 메콩의 평화와 공동 번영은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넘어 동남아와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라오스를 국빈 방문한 자리에서 ‘한·메콩 비전’을 통해 “한국과 메콩을 ‘사람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한·메콩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또 “한국과 메콩이 동반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상생번영 기반을 구축하고,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메콩강의 기적을 함께 이뤄나갈 것”이라며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에서 이를 구체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의는 한·메콩 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한강의 기적이 메콩강의 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양측의 미래 협력 방향이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현지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실질 협력을 확대하고 메콩 국가들의 역량 강화를 지원해 동반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