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여름 첼시로 이적하는 아약스 미드필더 하킴 지예흐. /사진=로이터
오는 여름 첼시로 이적하는 아약스 미드필더 하킴 지예흐. /사진=로이터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가 아약스 미드필더 하킴 지예흐 영입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13일(한국시간) 영국 'BBC' 등 유력 매체들은 첼시가 오는 여름 아약스로부터 지예흐를 넘겨받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매체들이 추정한 지예흐의 이적료는 3800만파운드(한화 약 580억원) 규모다.


지예흐의 영입은 첼시와 아약스에게 '윈-윈'(Win-Win)과 같다. 첼시의 경우 지예흐를 데려오면서 이적 예산을 크게 아낄 수 있다. 첼시를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등과 연결돼 있는 제이든 산초(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경우 예상 이적료가 1억2000만파운드(한화 약 1840억원)에 이른다. 지예흐의 이적료는 산초의 몸값에서 무려 1300억원가량 저렴하다.

아약스 역시 이적료를 챙기는 동시에 지예흐를 시즌이 끝날 때까지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에릭 텐 하그 아약스 감독도 이번 이적과 관련해 "난 지예흐가 오랜 기간 이적을 원해온 걸 알고 있었다"라며 "시즌 말미까지 그와 함께할 수 있다는 데 기쁘다"라고 밝혔다.


첼시에게 있어 지예흐 영입은 단순히 '절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 지예흐는 첼시가 그토록 갈망하던 특급 도우미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첼시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던 미드필더 에당 아자르. /사진=로이터
첼시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던 미드필더 에당 아자르. /사진=로이터

이번 시즌 첼시의 가장 큰 고민은 레알 마드리드로 떠난 에당 아자르의 대체자다. 아자르는 지난 2012년 이후 7시즌 동안 첼시에서 활약하면서 리그에서만 85골 54어시스트를 기록한 에이스였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5개의 도움을 기록,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아자르가 떠난 첼시의 측면은 표면적으로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인다. 윌리안과 페드로가 아직 있는 데다가 크리스티안 풀리시치, 메이슨 마운트, 칼럼 허드슨 오도이 등 젊은 선수들도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수치는 경기력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번 시즌 리그 도움순위 탑15위 내에 첼시 선수는 단 1명도 없다. 지난 2015-2016시즌 이후 첼시 선수가 도움 순위 15위권 이내에 진입하지 못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리그 순위나 득점력과는 별개로 팀이 어려울 때 물꼬를 터 줄 '한 방'을 가진 선수가 부족하다.


아약스 미드필더 하킴 지예흐가 지난 2012년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데뷔 이후 기록한 총 공격포인트. /사진='옵타' 트위터 캡처
아약스 미드필더 하킴 지예흐가 지난 2012년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데뷔 이후 기록한 총 공격포인트. /사진='옵타' 트위터 캡처

지예흐는 이 '한방' 능력을 가진 선수다. 그것도 매우 뛰어나게. 통계전문 매체 '옵타'에 따르면 지예흐는 지난 2012년 네덜란드 리그에 데뷔한 이래 리그에서 79골 8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총 공격포인트는 166개에 달한다. 2016년 아약스에 입단한 이후에도 에레디비지에 최다 공격포인트(89개, 38골 51도움)기록은 지예흐의 것이었다. 그야말로 만능의 공격형 미드필더다.

지예흐는 팀원들을 이용할 줄 아는 선수기도 하다. 지예흐는 아약스 데뷔 이래 지금까지 421차례의 득점 찬스를 리그에서 창출해냈다. 다른 선수들보다 134개나 앞서 있다. 여기에 탁월한 왼발 킥 능력으로 데드볼 상황에서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인다. 2선 전 지역에서 뛸 수 있는 멀티 능력도 갖췄다. 상대 입장에서는 어느 순간에든 골치가 아픈 유형의 선수다.

첼시는 프랭크 램파드 감독과의 인연을 길게 끌어가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예흐는 램파드 감독 부임 이후 첫번째 영입 작품이다. 신중하고 신중하게 고른 선수다. 비록 이번 시즌에는 사용할 수 없지만, 지예흐가 합류하고 젊은 선수들이 성장한 다음 시즌 첼시는 리그에서 더욱 치명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