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해외공장 현황./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해외공장 현황./사진=현대차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내 자동차업계가 생존의 위협을 받는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 80% 이상이 의존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 최근 현대기아차가 해외공장을 줄줄이 가동 중단하며 국내 자동차업계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해외공장 셧다운으로 두달여간 70만대 정도 생산과 판매가 줄어 완성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도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차의 해외생산 비중은 전체 60%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시장에서 판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매년 해외 의존도를 높이고 공장 또한 증설 중이다. 실제 2019년 상반기엔 기아차가 인도 공장을 준공했고 하반기엔 현대차가 베트남 공장을 증설했다. 2020년 2월 말 기준 현대기아차는 총 10개국에 14개까지 공장을 확보했다. 생산능력도 10년 전 200만대에서 500만대로 커졌다.

최대시장 미국에 현대차 기아차 공장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중 핵심은 미국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연간 판매량 442만6000대(국내외 생산기준) 중 작년 미국판매량은 132만5345대(현지 생산 판매와 국내 수출까지 합한 수치)에 달한다. 현대차는 앨라배마에 기아차는 조지아에 각각 공장을 두고 있다. 2005년 준공한 현대차의 앨라배마 공장은 미국 현지에서 ‘쏘나타’와 ‘엘란트라’(아반떼), ‘싼타페’를 생산하고 있다. 북미시장 전진기지로 연간 생산 규모는 37만대에 달한다.


2019년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3억8800만달러(약 4000억원)를 투입해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쏘나타, 엘란트라 등의 세대교체를 위한 라인 교체와 증설, 차세대 변속기 개발을 위해서다. 미국은 현대차 해외 최대시장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미국 내 132만5345대 판매했는데 이는 2016년 이후 최다 판매량이다. 이에 연간 매출도 전년대비 3% 늘었다.

기아차는 미국 조지아에 공장을 운영 중이다. 2006년 완공한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연간 36만대 완성차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는 기아차 글로벌 총생산의 12% 규모다. 이곳에서 K5(현지명 옵티마)와 쏘렌토, 텔루라이드를 생산한다.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하는 엔진을 공급받고 있다.
현대자동차 미국공장./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미국공장./사진=현대차


유럽 공략 첨병… 터키, 체코, 러시아


터키와 체코공장도 중요하다. 2019년 현대차는 유럽에서 52만1000대를 판매했다. 한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9년 유럽자동차시장은 1280만여대를 기록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2017년 이후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1995년 설립된 현대차 터키법인은 터키 키바르 그룹과 공동 출자 형식으로 설립한 생산·판매 법인이다. 현대차가 7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터키에는 현대차를 비롯해 포드, 르노, 토요타 등 6개의 세계 유수의 자동차업계들이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체코공장은 11년 전인 2009년 오스트라바시에 설립된 곳이다. 연간 30만대 생산규모를 갖추고 있다. 유럽 내 기아차는 슬로바키아 공장도 있다. 2007년 세운 슬로바키아 공장에서는 기아차의 유럽 전략 모델인 씨드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을 연간 30만대 생산한다. 현대차 터키와 기아차 슬로바키아는 비슷한 시기 설립됐다.

동유럽과 러시아를 공략하기 위해 만든 현대차 러시아공장(2010년 준공)은 연간 15만대 생산규모다. 현대차는 현지 완성차 생산체제 구축으로, 현재 러시아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현대차의 수입 완성차 및 현지 CKD 생산차량 등과 함께 다양한 수요층을 효율적으로 공략하는 중이다.
현대자동차 체코공장./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체코공장./사진=현대차


중국에 대규모 공장


세계 자동차 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도 공장이 있다. 현대차는 베이징과 창저우, 충칭에 연산 135만대 규모를 기아차는 옌청에 75만대 규모를 갖췄다. 중국 자동차시장은 연평균 5%씩 성장해 2016년 2300만대에였고 오는 2022년에는 3010만대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충칭공장은 C급 소형차 2종, 소형 SUV 2종 등 총 4종을 생산하는 중이다. 충칭에서 생산한 모델은 중서부 지역을 비롯 중국 전역으로 공급한다. 중국 중서부 지역은 중국 정부의 대규모 국가개발 전략인 ‘창장(長江;양쯔강) 경제벨트’와 ‘일대일로(육해상 新실크로드)’으로 인해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현대차 베이징공장은 총 60만대 규모로 아반떼, 크레타와 같은 소형차를 생산하는 중이다. 현대차 창저우 공장은 중국 전략 소형 신차 ‘위에나’를 생산하며 중국 수도권 지역을 공략하는 중이다. 기아차 옌청공장은 총 74만대 규모다. 기아차 옌청공장에서는 현지 전략 중소형 모델을 양산하고 있다. 차후엔 중국 시장 상황에 맞춰 중국 소비자들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모델들이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유망 신흥국에 공장 운영


신흥국에 세운 공장 중 가장 오래된 곳은 현대차 브라질 공장(1995년)이다. 연산 15만대 규모인 브라질공장에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형태의 ‘HB20X’와 ‘HB 세단형 모델’ 등 HB20에서 파생된 다양한 현지 전략 차종을 판매하는 중이다. 브라질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9년 브라질 자동차시장 규모는 100만여대로 전세계 8위다.

신흥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장은 현대차 인도 공장이다. 1996년 현대차는 첸나이에 공장을 설립했고 여기선 엘리트 i20, 액티브 i20, 엘란트라, 크레타, 투싼, 그랜드 i10, 엑센트, 베르나, 상트로 등 9개 차종을 만든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현지 소비자들의 특성에 맞춰 대부분 소형차를 배치했다. 연간생산능력은 70만대다.

기아차도 인도에 연산 30만대 규모 공장을 운영 중이다. 2019년 12월 준공된 이 공장에선 ‘프리미엄 다목적차량’(MPV)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종을 생산하는 중이다. 인도 시장은 자동차 생산량 세계 5위, 연간 판매량 규모로는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의 자동차 강국이다.

인구는 약 13억 명이지만 자동차 보급률이 인구 1000명당 아직 30여대에 불과하다.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급률은 중국 141대, 미국 837대다. 인도의 자동차 판매량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어 2030년경이면 일본을 넘어 세계 3대 자동차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