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의 1단기어] 내 車 고장이 엔진오일 탓이라고?
하이브리드차·디젤차용 오일 등장… 車 설명서 규격 등 특징 살펴야
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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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차의 특성에 맞춘 엔진오일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최근엔 풀 하이브리드(일정 조건에서 전기만으로 주행 가능) 외에도 마일드 하이브리드(주행 시 엔진에 힘을 보태는 방식)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외부 충전이 가능하며 전기만으로 약 50km 주행 가능) 등 다양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고효율만을 추구했던 엔진도 ‘운전의 재미’를 높이기 위한 방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제조사들은 각 차종별로 적용 가능한 소모품을 꼼꼼히 안내한다. 엔진오일의 규격과 양은 물론 기온에 맞춰 오일의 점도를 고를 수 있도록 상세한 내용을 매뉴얼에 적어뒀다.
엔진오일을 고를 때는 자동차 설명서에 적힌 기준에 따르는 것이 가장 좋다. 순정 엔진오일을 넣으면 문제가 없지만 다른 제품으로 바꾸려면 반드시 규격을 확인해야 한다.
내 차 오일 규격을 알아두자
엔진오일을 고를 때는 자동차 설명서에 적힌 기준에 따르는 것이 가장 좋다. 순정 엔진오일을 넣으면 문제가 없지만 다른 제품으로 바꾸려면 반드시 규격을 확인해야 한다.
엔진오일에서 가장 먼저 살필 것은 오일의 점성과 흐름성이다. ‘0W30’이나 ‘5W40’ 등 엔진오일 케이스에 적힌 숫자를 보면 제품의 특성을 대략 파악할 수 있다.
미국자동차기술협회(SAE)의 기준에 따르면 0W30에서 W 앞의 숫자는 흐름성을 뜻한다. 0에 가까울수록 낮은 기온에서도 성능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5W제품보다 0W 제품이 겨울철 시동성능과 효율이 좋다고 해석할 수 있다.
W 뒤의 숫자는 점성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끈적임이 덜하다. 시내주행을 주로 하거나 연료효율을 높이려면 숫자가 작은 제품을 고르는 편이 좋다. 점성이 높은 엔진오일은 고속주행 등에 유리하고 소음과 진동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연료효율이 떨어진다.
가솔린 엔진은 점성과 흐름성을 기준으로 오일을 골라도 무리가 없지만 하이브리드차는 SAE 기준 외에 미국석유협회(API) 등급도 중요하다. 가솔린의 경우 SL, SN, SN+, SP 등으로 구분되며 알파벳 순서상 뒷쪽일수록 최신 등급이다. 최신 등급 제품은 하위 등급의 기능을 포함하며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다.
하이브리드차 외에도 디젤차는 유럽자동차제조사연합(ACEA) 규격이 특히 중요하다. 구형 디젤차는 ‘B’ 규격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요즘 출시되는 디젤차는 DPF(디젤미립자필터) 보호기능을 갖춘 ‘C’ 기준을 충족하는지 살펴야 한다. 차종마다 C2·C3 등으로 적용 기준이 다르니 제조사 권장 표준을 설명서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여러 기준이 혼재돼 오일 제조사가 자동차회사의 인증을 받기도 한다. 제조사 인증이 있다면 그에 따라 적용 차종이 나뉘기 때문. BMW·벤츠·GM·르노는 물론 현대차의 인증도 존재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출시되는 차종의 엔진과 변속기는 예전과 비교해 성능과 효율이 모두 향상됐지만 그만큼 정교하고 예민해져서 꼼꼼한 관리가 필수”라며 “관리의 첫걸음은 정해진 규격의 오일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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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 규격 읽는 법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그래픽=김민준 기자(자료-GS칼텍스) |
엔진오일 역할은 윤활
·세정·냉각엔진오일은 기본이 되는 ‘기유’와 첨가제를 섞어서 만든다. 이때 혼합 노하우가 각 사 제품의 특징이 된다.
기유는 등급이 중요하다. API 기준에 따르면 기유는 ▲광유계 그룹 3개 ▲PAO(Poly Alpha Olefins·그룹4)와 에스테르(Ester·그룹5) 등 2개의 합성유(Full Synthetic) 그룹으로 나뉜다. 에스테르로 갈수록 그리고 순도가 높을수록 값이 비싸진다. ‘SK 지크 레이싱’은 그룹 4와 5를 섞었으며 ‘킥스 PAO1’은 순수 PAO다. 물론 광유와 PAO를 섞은 저렴한 합성유라도 어떤 첨가제를 넣느냐에 따라 성능이 달라질 수 있다.
하이브리드차 전용 제품은 저마찰·저점도 오일이다. 끈적임이 덜하다는 얘기다. ‘0W-16’과 ‘0W-20’ 등의 규격인 저마찰 오일은 낮은 엔진 온도에서 엔진 보호능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지만 최근엔 첨가제를 통해 문제를 보완했다.
광유와 합성유는 분자 크기의 일정함과 첨가제에서 차이가 있다. 분자가 일정한 합성유는 마찰이 적어 오일 수명이 광유보다 긴 편이다. 고온에서도 화학 변화가 적어 점도 저하나 탄화에 의한 슬러지 발생도 적다. 다만 가격은 그만큼 더 비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엔진오일은 엔진 부품의 윤활작용을 돕고 실린더 내부 냉각과 세정을 담당한다”며 “오일 양이 부족하거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엔진 내부 마찰이 증가하며 열 발생이 늘고 찌꺼기가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다가 심한 경우 엔진이 깨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엔진 결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래도록 규격에 맞지 않는 오일을 넣은 차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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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