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SMIC 제재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미국의 SMIC 제재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SMIC를 블랙리스트에 포함하면서 국내 업계에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최근 미국 국방부는 SMIC, 중국해양석유(CNOOC), 중국건축공정총공사, 중국국제공정자문유한공사 등 4개 기업을 규제 대상 블랙리스트에 등재했다. 이들이 중국 인민해방군 소유거나 통제하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로써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기업은 총 35개사로 늘었다.


특히 중국 ‘반도체 굴기’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는 SMIC는 이번 블랙리스트 등재에 따라 반도체 생산 설비와 재료 조달에서부터 차질을 빚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DB하이텍 등 국내 파운드리 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본다.

SMIC의 해외 주요 고객이었던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브로드컴 등의 물량부터 경쟁사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의 경우 최근 발표한 차세대 5G 통합 칩인 ‘스냅드래곤 888‘을 삼성전자 5나노 공정에서 전량 생산하기로 하는 등 삼성전자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나아가 중국 내 스마트폰 및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들까지 이미지 센서나 지문인식 센서 등 핵심부품 수급을 위해 해외로 나설 전망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SMIC의 생산시설 확충이 어려워지면서 한국과 대만 파운드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아날로그 반도체 기술이라는 점에서 SMIC와 DB하이텍의 시장이 많이 겹친다”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도 내년 반도체 수출이 1000억 달러 고지에 올라설 것으로 내다본다. 최근 발표한 ‘2020년 수출입 평가 및 2021년 전망’에서 디지털 경제 전환에 따른 수요 증가와 5G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이 5.1%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수출이 견조하게 증가하는 가운데 전세계 파운드리 공급 부족으로 국내 수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수출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번 블랙리스트 추가 등재에 대해 “자국 기업에 대한 악의적인 탄압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국가안보’ 개념의 남용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이익과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