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개별 수리 서비스 제공업체 프로그램이 곧 200개국 이상에서 시행된다. /사진제공=애플
애플 개별 수리 서비스 제공업체 프로그램이 곧 200개국 이상에서 시행된다. /사진제공=애플

애플이 사설 수리업체에도 정품 부품과 도구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전 세계로 확대한다. 소비자에게는 개선된 AS(사후서비스) 환경을, 사설수리 사업자에게는 정상적인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30일 애플은 ‘개별 수리 서비스 제공업체 프로그램(Independent Repair Program)’을 200개국 이상으로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2019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사설 수리업체가 애플 정품 부품·도구와 수리 매뉴얼 및 진단 시스템 등을 이용해 애플 제품에 대한 수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 이어 지난해 유럽과 캐나다로 확대돼 현재 1500곳 이상의 개별 업체가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확대 시행으로 먼저 한국과 일본·대만 등을 포함한 38개 국가에서는 이번 주 후반부터 프로그램 참여 신청을 받는다. 그 외 국가에서도 연내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소비자는 업체의 수리 자격 획득 여부를 애플 홈페이지에서 조회할 수 있다.

그동안 애플의 국내 AS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애플 제품 소비자들은 비교적 까다로운 절차와 접근성 및 가성비 등 문제로 여러 불편을 겪어왔다. AS에 강점을 지닌 삼성전자나 LG전자 제품과 달리 아이폰 사설 수리점이 곳곳에 생겼던 이유다. 하지만 그간 애플 정책상 사설 수리업체로선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부품 조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수리하는 업체뿐 아니라 수리 서비스를 받는 소비자와 제품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구조였다.


이제 사설 수리업체는 애플의 ‘개별 수리 프로그램’을 신청함으로써 공식적인 수리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다만 수리를 수행할 수 있는 ‘애플 인증 테크니션(기술자)’를 보유해야 한다. 기술자가 교육을 받고 해당 인증을 획득하는 절차는 무료로 진행된다. 개별 수리 서비스 제공 자격을 획득한 업체는 애플 공인 서비스 제공업체(AASP)와 동일한 비용으로 정품 부품을 구매하고 장비나 매뉴얼·시스템 등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한 아이폰 사설수리 사업자는 “그동안 사설수리를 찾는 수요가 적지 않았음에도 필요한 부품을 수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애플로부터 상표권이나 지적재산권 침해 관련 소송까지 당하는 경우도 있어 경제적·정신적 손해가 컸다”면서 “‘수리할 권리’를 보장하는 이번 프로그램의 국내 시행을 적극 환영하며 앞으로 어느 정도 교육과 지원이 있을지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