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꽝스런 콩나물 ‘옛말’… 스마트폰보다 더 잘 나가는 무선이어폰 시장
[머니S리포트-스마트폰 액세서리, 배보다 커지는 배꼽②]또 격돌한 애플 VS 삼성전자
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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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워크맨 등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로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즐기는 모습이 젊음을 상징하던 시절이 있었다. 정보기술(IT)이 급격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 21세기에도 표현 방식은 조금 달라졌을지언정 그 모습은 더욱 다양한 형태로 이어져 오고 있다. 그 중심엔 휴대용 IT기기 분야에 혁신을 몰고 온 스마트폰이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면서 IT기업도 다방면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폴더블·롤러블 등과 같은 폼팩터 혁신뿐 아니라 스마트폰 기반으로 생태계를 이루는 이어폰과 워치 등 각종 기기의 영역 확장도 이뤄지고 있다. 웨어러블(Wearable·입을 수 있는) 기기 시장에 본격적인 봄이 찾아왔다. 동시에 2024년 120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 예상되는 전 세계 웨어러블 시장에서 스마트폰 양대 기업인 삼성과 애플의 자존심 걸린 맞대결도 본격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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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은 서로 다른 강점을 내세우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래픽=김민준 기자 |
“잃어버리면 어떡해!” 우려에도… 4분기 세계 무선이어폰 시장 43%↑
애플은 2016년 9월 3.5㎜ 이어폰 단자를 없앤 아이폰7과 함께 에어팟을 처음 선보였다. 출시 당시만 해도 이용자들은 사라진 이어폰 단자와 선이 없는 이어폰에 우려를 표했다. 이어폰의 가격은 급등했지만 선이 없어 잃어버릴 확률은 더욱 높아졌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무선이어폰 소비가 꾸준히 늘면서 이윽고 이어폰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4분기 전 세계 무선이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판매량은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13% 늘었다.
특히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은 서로 다른 강점을 내세우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결과 애플은 2020년 4분기 글로벌 무선이어폰 시장에서 27%의 점유율을 차지하면 1위를 기록했다. 애플과 비교해 시장에 늦게 진입한 삼성전자는 2위를 차지했다. 애플이 최근 1년간 점유율이 조금씩 감소세를 보인 반면 삼성전자는 전 분기 대비 2% 증가를 기록하며 긍정적 전망을 내비쳤다.
무선이어폰 시장서도 애플VS삼성… 통화품질 갤럭시버즈 프로가 ‘압도’
그렇다면 각 사의 제품은 어떤 차이점을 보일까.2019년 10월 출시된 애플 에어팟 프로의 경우 콩나물 줄기를 연상시키는 기둥을 가졌으나 삼성전자가 지난 1월 출시한 갤럭시버즈 프로는 기둥이 없는 둥근 형태다. 색상은 에어팟 프로는 단일색상, 갤럭시버즈 프로는 팬텀 블랙·팬텀 실버·팬텀 바이올렛 등 3가지 색상을 채택해 취향껏 고를 수 있다. 무게는 갤럭시 버즈 프로(6.3g)가 에어팟 프로(5.4g)보다 약간 더 무겁지만 체감상 큰 차이는 없다. 가격은 갤럭시버즈 프로가 23만9800원으로 에어팟 프로(32만9000원)보다 약 10만원 저렴하다.
양사 제품은 액티브 노이즈캔슬링(Active noise canceling·ANC) 기능이 탑재된 인이어(커널형) 타입 이어폰이다. 노이즈캔슬링은 이어폰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외부 소음을 억제하는 기능이다. 이어폰 특성상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기능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어폰 디자인은 크게 인이어와 오픈형 방식으로 나뉘는데 주로 소음 차단 효과가 큰 인이어 방식이 채택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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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1월 출시한 갤럭시버즈 프로는 기둥이 없는 둥근 형태다. /사진제공=삼성전자 |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공개한 오픈형 타입의 갤럭시버즈 라이브는 ANC 기능이 적용됐음에도 외부 소음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다는 혹평을 받았다. 이에 따라 외형을 인이어로 교체하고 개선된 ANC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버즈 프로는 압도적 우위를 보였던 에어팟의 노이즈캔슬링 기능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으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반면 통화품질에서만큼은 갤럭시버즈 프로가 압도적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통화 중 백색소음도 완벽 차단해 소리가 또렷하게 전달되는 것이다. 사용자의 음성과 불필요한 소리를 분리해 최대한 선명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VPU(Voice Pickup Unit) 기능과 함께 심한 바람소리를 차단하는 윈드실드(Wind Shield) 기술이 적용된 덕이다.
오디오 부문의 경우 갤럭시버즈 프로는 EQ(이퀄라이저) 조정을 통해 음색을 직접 설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부드러운 ▲저음 강조 ▲풍성하게 ▲선명한 ▲고음 강조 등 6개 항목을 갤럭시 웨어러블 앱에서 조절해 직접 커스터마이징한 소리를 즐길 수 있다. 에어팟 프로는 적응형 이퀄라이저를 지원해 이용자의 귀 형태에 맞춰 소리를 자동 조정한다.
주목해야 할 건 갤럭시버즈 프로는 갤럭시 웨어러블 iOS 앱과 호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블루투스로 연결해 이어폰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ANC 기능과 기본 탭 컨트롤 외 다른 설정을 변경할 수 없다. 이는 에어팟 프로도 마찬가지다. 안드로이드폰에서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사용은 가능하지만 iOS 환경에서 가장 원활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음악 재생 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갤럭시버즈 프로가 최대 5시간, 에어팟 프로는 4.5시간 사용할 수 있다
5만원 무선이어폰은 어때?… 대륙의 실수 ‘QCY’
현재 무선이어폰 구매의사가 있다면 올해 3분기까지 기다려보는 것도 좋다. 애플이 올해 3분기 3세대 에어팟을 출시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최근 대만 매체 디지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대만 공급업체 ASE 테크놀로지가 3분기 출시될 차세대 에어팟용 광학 센서 생산을 시작했다. 3세대 에어팟은 더 짧아진 기둥으로 갤럭시버즈 프로와 좀 더 유사한 디자인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리콘 이어 팁이나 액티브 노이즈캔슬링 기능은 빠진다. 이 덕에 가격은 저렴해지겠지만 외부 소음 차단 효과는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에어팟과 버즈의 가격이 비싸게 느껴진다면 중국 업체 QCY의 무선이어폰 시리즈도 괜찮다. 특히 지난해 10월 출시된 QCY HT01의 가격은 갤럭시버즈 프로의 5분의1에 해당하는 4~5만원 수준이다. 성능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저가 무선이어폰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노이즈캔슬링 기능도 탑재했다. 에어팟·버즈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연결 끊김이 잦고 외부 소음도 잘 차단되진 않는다는 것은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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