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이 지난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들을 other에 비유한 게시물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페이스북 캡처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들을 other에 비유한 게시물을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페이스북 캡처
환경단체 환경운동연합이 재활용 처리가 불가한 플라스틱을 남자아이에 빗댄 만화 콘텐츠를 게시했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8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훌라수택 도령' 이라는 등장인물을 내세워 플라스틱의 유해성을 강조하는 그림을 올렸다.


공개된 만화에는 한 아버지가 훌라수택 도령에게 "우리집 아덜(other)은 쓰레기가 되는 건가요?"라고 눈물을 흘리며 질문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에 훌라수택 도령은 "그렇소, 태생부터 그리 정해져 있었소"라고 답한다.

남자아이 부모는 각각 PS(폴리스티렌), PP(폴리프로필렌)라 써진 머리띠를 하고 있다. 반면 부모님 뒤에 등 돌리고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아이 머리 위에는 'other'이라고 표기돼 있다. 아들과 발음이 비슷한 영어 단어 '아덜'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환경운동연합은 "재활용의 간절한 희망을 담아 분리수거를 했을 그대들의 갸륵한 심성, 소생은 충분히 헤아리네. 허나 아덜(other) 운명은 본디 쓰레기통으로 정해진 것을 내 어찌할 도리가 없네"라고 적었다.

이어 "금일 이후로는 아덜을 만드는 일도, 쓰는 일도 다시는 없어야 하오. 백성들도 물건을 사기 전에 필히 아덜 표시를 확인하길 내 간곡히 바라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아들을 쓰레기라고 비유한 거냐", "남성혐오 게시물로 신고했다" 등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게시글이 논란이 되자 환경운동연합 측은 SNS에서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젠더 혐오와 갈등, 아동·청소년 혐오의 문제가 한국 사회의 심각한 모순임에도 불구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에 대해 충분히 숙고하지 못한 채 오히려 혐오 인식을 확대 재생산할 수 있는 게시물을 발행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단체의 인지·인권 감수성을 제고하고 환경운동연합 이름으로 제작하고 발표하는 모든 콘텐츠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