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 쥐고 책임은 회피… 재벌총수 10명 중 6명 '대표이사' 직함 없어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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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대기업집단 총수 62%가 대표이사 직함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뉴시스 |
한국CXO연구소는 23일 ‘2021년 국내 71개 기업집단 총수 임원 현황 분석’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자산 5조원 이 넘는 그룹으로 지정한 71곳 중 자연인 동일인(총수)을 두고 있는 60곳이다.
60명 중 37명 대표이사 안 맡아
조사 결과 국내 60개 그룹 총수가 해당 그룹 계열사에서 ‘대표이사’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인원은 모두 23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역으로 해석하면 60명의 총수 중 37명은 대표이사 타이틀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최고경영자(CEO)에 해당하는 대표이사 직함이 없는 그룹 총수가 61.7%나 차지했다.
가장 많은 대표이사 명함을 갖고 있는 총수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장은 하림지주, 팬오션, 하림, 팜스코 4개 계열사에서 대표이사 명함을 보유 중이다.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은 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세 곳에서 대표이사로 활약 중이다. 정의선 현대차·조원태 한진·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등은 계열사 2곳에서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대표이사 타이틀이 없는 총수 유형도 각양각색이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 이중근 부영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이호진 전 태광 회장 등은 구속 수감 중이어서 현실적으로 대표이사를 맡기 어렵다.
이재현 CJ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은 과거 구속 수감된 전례가 있지만 당시 등기임원을 내려놓은 이후 아직 대표이사 등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
미등기임원 회장 등으로 그림자 경영을 하는 총수 유형도 눈에 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 박성수 이랜드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이만득 삼천리 회장,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유경선 유진 회장, 구교운 대방건설 회장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김재철 동원 명예회장 등은 그룹 경영에서 이미 손을 뗐거나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 대표이사 직위를 내려놓은 총수 유형이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도 그룹 총수로 지정됐으나 대표이사는 물론 사내이사와 같은 등기임원도 타이틀은 없다. 네이버와 비슷한 IT기업인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계열사 엔엑스씨(NXC)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사내이사 직함 없는 총수도 37명
대표이사 타이틀이 없는 37명의 총수 중에서도 21명은 다른 사내이사 직함도 따로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60명의 총수 중 35%는 등기임원이 아니어서 기업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이사회 멤버로 참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사내이사 명함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그룹 총수는 우오현 SM(삼라마이다스)그룹 회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 회장은 대한해운, 경남기업, 대한상선, 우방산업 등 현재 12개 계열사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대표이사 직함을 갖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장형진 영풍 회장 5곳,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 4곳 순으로 사내이사 직함이 많았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장연신 애경 회장도 사내이사를 3곳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범수 의장처럼 등기임원이면서 이사회 의장도 함께 겸임하고 있는 총수는 20명으로 조사됐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계열사인 코웨이에서도 사내이사를 겸임하고 있는데 두 곳 모두 이사회 의장직도 함께 맡고 있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도 각각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맡으며 2개 회사에서 이사회 의장도 겸하고 있었다.
10대그룹 중에서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이 각각 현대자동차와 ㈜LG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정 회장은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와 기아 사내이사도 겸직하고 있어 책임경영을 실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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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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