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기맨숀' 일상에서 다가오는 짧은 공포 [N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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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기맨숀' 스틸컷 © 뉴스1 |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일상에서 느껴지는 공포는 어떨까. 층간소음, 곰팡이, 엘리베이터 등 아파트 생활과 함께하는 일상이 색다른 무서움으로 다가온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괴기맨숀'(감독 조바른)은 웹툰 작가 지우(성훈 분)가 폐아파트 광림맨숀을 취재하며 벌어지는 괴이하고 섬뜩한 현실 밀착형 공포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공포웹툰을 그리는 작가 지우가 작품의 성공을 위해 괴담이 떠도는 광림맨숀에 방문하며 시작된다. 어딘가 음산한 기운이 감돌기도 하는 오래된 아파트 광림맨숀에서 지우는 수상한 관리인(김홍파 분)과 만난다. 지우는 관리인에게 들은 이야기들을 웹툰으로 그려내 좋은 반응을 얻고, 성공을 위해 광림맨숀 이야기에 집착하기에 이른다. 이어 지우는 직접 찾아간 중개인으로부터 광림맨숀의 비밀을 듣고는 맨숀의 진실을 직접 마주하고자 한다.
'괴기맨숀'은 관리인이 지우에게 아파트 각호실의 괴이한 이야기를 소개하며 옴니버스 식 구성을 따른다.
먼저 1장에서는 소설을 쓰기 위해 저렴한 값에 집을 구한 소설가의 이야기가 등장,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소음에 항의하지만 아이들이 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아이들에게 시달리는 소설가의 이야기가 담긴다. 2장은 유부남과 잘못된 만남을 이어가는 동네 약사의 이야기로, 남자친구가 어느날 자신의 집에 찾아와 자신이 여기 있다는 것을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는 말만 반복하며 공포감을 조성한다.
세 번째 장에는 오로지 수익만을 쫓는 중개인이 등장, 홀로 사는 중개인은 막힌 싱크대 배수에서 긴 머리카락을 발견한다. 이후 배수구에서 기이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어 오랜만에 한국에 온 유학생이 4장을 꾸민다. 유학생은 어린 시절 친구의 집을 찾아갔는데 온통 곰팡이로 뒤덮인 집에서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열리지 않는 방문을 몰래 열고 기이한 현장을 목격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에피소드의 마지막은 관리인의 이야기로, 지우가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다.
기괴한 분장은 물론 공포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편집과 사운드는 영화의 공포를 극대화시킨다. 귀신이 등장해 점차 압박하기보다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분위기를 전환시키며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해낸다. 이처럼 '괴기맨숀'은 어색하지 않은 분장과 사운드와 장면의 편집이 잘 어우러지면서 공포영화에서 볼 수 있는 부자연스러움을 줄였다.
특히 영화는 층간 소음, 샤워실, 배수구, 곰팡이, 엘리베이터 등 일상 속에서 친근한 소재들이 등장해 공포에 대한 상상력을 높인다. 혼자 탄 엘리베이터에서 누군가 지켜보는 듯한 느낌, 곰팡이가 집 전체를 휩쓸면 어떻게 될지, 막힌 배수구에서 무언가가 터질 수도 있다는, 이러한 막연한 상상들이 공감도를 높이면서 현실 속 공포를 생생하게 느끼게끔 한다. 또한 사람의 형상을 본뜬 인형과 사는 중개인의 에피소드도 색다른 공포로 다가온다.
다만 지우가 웹툰의 성공을 위해 점차 광림맨숀의 기괴한 사건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러한 과정이 영화 말미에 갑작스럽게 전개되면서 다소 뜬금없이 느껴진다. 또한 옴니버스 식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만큼, 각 에피소드가 짧아서 극한의 공포로 몰아넣는 스타일이 아니라 공포 마니아들에게는 다소 아쉽게 다가올 수 있는 요소다. 지난달 30일 개봉. 러닝타임 1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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