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광풍 속 KB·미래에셋 등 증권사 청약수수료 신설
안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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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공모주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의 일반 청약이 7월 말과 8월 초에 집중되는 이른바 '공모주 슈퍼위크'가 다가오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줄줄이 공모주 청약 수수료를 신설하고 있다./사진=머니S DB |
올해 하반기 공모주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의 일반 청약이 7월 말과 8월 초에 집중되는 이른바 '공모주 슈퍼위크'를 앞두고 증권사들이 줄줄이 공모주 청약 수수료를 신설하고 있다. 하반기 굵직한 공모주 주관 업무를 담당하는 대형 증권사들이 앞다퉈 수수료 정책을 신설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날부터 온라인 공모주 청약 투자자에게 건당 1500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공모주 투자자들은 다음달 6일 코스피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 청약부터 수수료를 내야 한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8일부터 일반등급 온라인 공모주 청약에서 건당 2000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5일부터 브론즈(예탁자산 3000만원 이하) 등급 고객에게 건당 2000원의 수수료를 받는 중이다.
기존에 공모주 수수료를 부과했던 곳은 한국투자증권(2000원), SK증권(1500원), 대신증권(2000원), 신영증권(2000원), 메리츠증권(1000원) 등이다. 대체적으로 공모주 수수료는 1000~2000원 수준이다.
이달에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증권사가 비대면 청약 수수료를 신설했다. 5대 증권사 중 청약 수수료를 신설하지 않은 곳은 NH투자증권 뿐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많은 증권사에서 청약 수수료를 신설하고 있는데 당사는 아직까지 해당 내용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각 사마다 전략이 조금씩 다른데 NH의 경우 디지털 비즈니스에 중점을 두고 고객을 모으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공모주 시장이 과열되면서 서버 증설 등 운영 비용을 충당하려면 수수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공모주 광풍으로 청약이 폭주하면서 일반 공모주 청약일 때마다 서버가 다운됐는데 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수수료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 과정에서 최소 수억원에서 최대 수백억원의 수익이 거둬지는데 이는 주로 서버 증설이나 전산 투자 등에 쓰이고 있다"며 "공모주 시장이 과열되면서 늘어난 업무 부담과 온라인 서버 운영 부담 등 때문에 수수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반기 굵직한 IPO 주관을 담당한 증권사들이 앞장서서 일반 청약 수수료를 신설하면서 투자자들의 눈총이 뜨겁다.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대어급 공모주 청약 일정 전에 서둘러 제도를 신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달부터 청약수수료를 신설한 미래에셋증권은 크래프톤과 현대중공업 등의 주관을 맡았다. KB증권 역시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등 대어급 공모주를 주관한다.
뿐만 아니라 이달부터 공모주 중복청약 금지제도가 시행되면서 균등 배정으로 한 주만 받은 투자자들의 추가 수익률은 더욱 낮아지게 됐다. 청약 수수료를 받지 않은 증권사까지 유료 전환을 논의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투자자는 "이제 중복 청약도 막혀 예전처럼 업무가 몰린 것 같지는 않은데 메이저 증권사들이 앞다퉈 수수료를 신설하고 있다"며 "청약 수수료를 신설하는 업계 분위기가 다른 증권사들로까지 번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 역시 "증권사마다 등급별로 청약수수료가 무료로 적용되는 기준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앞으로 청약 수수료가 붙으면 기대 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제는 중복청약도 안되니까 가족 계좌를 동원해서 청약할텐데 내야할 수수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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