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관광청 제공
스위스관광청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스위스 사람들에 여름은 특별하다.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사랑하는 국민답게, 여름이면 일단 집 밖으로 나가고 봐야 하는 스위스 사람들이다.

특히 집 주변 어디든 산이 있는 스위스는 여름 하면, 산이다. 장관을 이루는 알프스 봉우리, 와일드한 협곡, 신비한 숲으로 향한다.


바비큐 할 장을 봐 산으로 향하는 이들도 있고, 하이킹 채비를 단단히 하고 출발하는 이들도 있다. 아니면, 그저 단촐한 차림으로 산속에 있는 맛집을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

스위스관광청이 스위스 사람들이 자기 나라 산을 찾아 여름을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쉴트호른 정상
쉴트호른 정상



◇ 오싹한 스릴 워크 후, 건조육에 와인 한 잔


쉴트호른은 여섯 번째 007 영화인 '여왕 폐하 대작전' 촬영지로 현재까지도 007팬들의 성지순례가 이어지는 곳이다.

하지만, 현지인들에겐 짜릿한 산으로써 더욱 의미가 있다. 보통 정상에서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다가, 아이들과 함께 알프스 허공에서 짜릿한 시간을 보내고 중턱에서부터 하이킹으로 마을까지 내려온다.


특히 여름이면 산속 곳곳에 모습을 드러내는 산길이 모험심을 솔솔 자극한다.

해발 2970m에서 200개가 넘는 봉우리들을 바라볼 수 있는 근사한 파노라마 전망이 있는 쉴트호른 정상에 오르면 세 개의 알프스 명봉인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가 바로 눈 앞에 펼쳐지고, 알프스 봉우리들이 장관을 연출한다.

정상으로 향하는 중간 역, 비르크(Birg)에서는 깎아지른 알프스 봉우리들의 풍경을 오싹하게 감상할 수 있다. 비르크에 내리면 스카이라인 워크(Skyline Walk)라는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 너머로 펼쳐지는 융프라우 지역의 눈부신 파노라마가 한 눈에 들어 온다. 이 전망대에서 절벽을 따라 스릴 워크(Thrill Walk)라는 전망용 구조물이 이어진다. 스릴 워크 코스 중 약 20m 구간은 유리 바닥으로 만들어져 있어, 아찔한 알프스 절벽을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다.

9m 구간은 로프로 만들어진 다리이고, 8m 구간은 어린이들을 포함한 동심 가득한 어른들을 위한 기어서 통과하는 터널 구간으로 만들어져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알프스를 둘러볼 수 있다.

전 구간 깎아지른 절벽을 따라 코스가 이어지다가 다시 비르크역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쉴트호른에선 최근 알프스에서 이색적인 와인 체험을 할 수 있는 '애프터눈 플래터'(afternoon platter) 티켓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오후 2시 이후에 케이블카를 이용할 수 있는 티켓으로, 슈테헬베르크나 뮈렌부터 쉴트호른 정상까지 가는 케이블카 왕복 여정과 안주가 포함된 패키지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건조육과 치즈를 일일이 정성스럽게 손질해 큼직한 플래터에 수북하게 쌓아 올린 메뉴다. 오리지널 베르켈(Berkel) 슬라이서를 이용해 눈앞에서 건조육을 정성스럽게 잘라준다. 이 근사한 안주와 함께 레드 와인이나 화이트 와인 한잔을 함께 내어 준다. 무알코올 음료를 선택할 수도 있다.

검은코 양
검은코 양


◇ 지속가능한 자연에서 만난 검은코 양

많은 이들이 체르마트하면 명봉, 마터호른(Matterhorn)을 떠올린다. 주민들은 마터호른을 친근하게 '호루'(Horu)라고 부르는데, 이 명봉 외에도 아름다운 목조 주택과 초호화 호텔로 마을 풍경이 만들어진다.

체르마트에는 고유의 품종으로 유명한 양이 있다. 체르마트 양은 코와 귀가 검고 뿔이 나선형으로 굽어 있고, 꼬불꼬불한 털이 북실대는 '검은코 양'은 그야말로 귀여움 그 자체다.

체르마트 태생이라고 하지만, 이 지역 어디에서나 이 양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아이들을 동반한 스위스 현지인들에게 체험 여행으로 인기 있는 체르마트 양을 관광객도 쉽게 접해볼 방법이 생겼다. 바로, 고르너그라트를 오르는 것이다.

지난 7월부터 9월 중순까지 150여 마리의 양이 고르너그라트 산에서 풀을 뜯으며 한가로운 여름을 보낼 예정이다. 이 양을 심지어 GPS로 찾을 수 있다. 양에게 GPS 신호로 잡힐 수 있는 색을 채워 놓아 한 마리 한 마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신호를 찾기만 하면 지도를 따라 양을 만나러 가면 된다.

고르너그라트 철도
고르너그라트 철도

체르마트 마을을 대표하는 명봉이자 지속가능성 면에서도 주목을 받는 산이다. 내려갈 때 에너지를 생산하는 고르너그라트(Gornergrat) 철도 덕분이다. 체르마트 한복판에서 편안하게 기차에 오르면 최고의 마터호른 파노라마를 보여주는 고르너그라트 정상으로 향하는데, 고르너그라트 철도를 운행하는 기차는 에너지를 선제 관리하는 제동 기능이 있는 브레이크를 갖췄다.

이 특별한 제동 시스템 덕분에 기차의 동적 에너지가 전기 에너지로 전환된다. 고르너그라트 봉우리에서 계곡을 따라 체르마트로 내려가는 동안 이런 에너지가 생산되는데, 이 에너지는 기차선로 위의 전깃줄을 따라 전달되어 다른 기차 운행에 사용된다.

3회의 하향 여정으로 생산된 에너지는 최대 2회의 상향 여정에 사용된다. 고르너그라트 정상에 서면 4000m급 봉우리 29개가 병풍처럼 둘러싸는 절경의 한복판에 설 수 있다.


라이호수
라이호수


◇ 서머 스키타는 길에 산정 호숫에서 수영할까

아침에는 빙하 위에서 스키를 타고, 오후에는 산정 호수에 풍덩 뛰어들어 수영을 할 수 있는 기막힌 곳이 있다. 바로, 체르마트다. 21km에 달하는 스위스 테오둘(Theodul) 빙하 위에 펼쳐진 마터호른 글레시어 파라다이스(Matterhorn Glacier Paradise) 스키장이 있어, 한 여름에도 스키를 탈 수 있다.

'프리스타일'을 위한 스노파크도 마련돼 있어 유럽 전역과 아시아에서도 알파인 스키 국가 대표팀들이 전지훈련을 오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명봉 마터호른의 위용 있는 장관을 스키를 타는 내내 전망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체험이 되어준다.

알프스에서도 가장 높은 고도에 자리한 스키장으로, 무료 와이파이, 친환경 케이블카 역 등, 편리한 스키 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더욱 인기다. 의류를 포함한 스키 장비도 모두 현지에서 대여할 수 있다.

스키장 문을 닫는 오후가 되면,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 중턱을 향한다. 마터호른(Matterhorn)의 위엄한 봉우리가 크리스털같이 맑은 산정 호수의 물결 위로 거울같이 반사되며 데칼코마니를 만들어 내는 풍경 속을 거닐다가 호수 속으로 뛰어들어 수영을 즐길 수 있다.

해발 2571m에 위치한 블라우헤르드(Blauherd)에서 출발해 다섯 개의 아름다운 산정 호수를 지나 수넥가 파라다이스(Sunnegga paradise)까지 가는 2시간짜리 하이킹 코스에서 슈텔리 호수(Stellisee), 그린드예 호수(Grindjesee), 그륀 호수(Grünsee), 무스이예 호수(Moosjiesee), 그리고 라이 호수(Leisee) 호수를 만나게 되는데, 자그마한 물고기들도 서식하고 있을 정도로 맑은 호수에서 걷기로 더워진 몸을 식히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그륀 호수와 라이 호수는 스위스 로컬들이 가족 단위로 수영을 즐기는 산정 호수다.


필라투스에서 즐기는 트리 텐트
필라투스에서 즐기는 트리 텐트

◇ 별이 쏟아지는 밤, 트리 텐트

조난 한 사람들을 구해주었던 용의 전설을 품고 있는 필라투스는 루체른 시내에서 무척 가까워 반일 여정도 가능한 까닭에 관광객들에게는 물론, 루체른 시민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산이다.

게다가 알프나흐슈타트(Alpnachstad)부터 운행되는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톱니바퀴 열차는 매년 5월부터 10월까지 깎아지른 절벽과 숲, 들판을 지나 필라투스 정상까지 스릴 넘치는 풍경을 선사한다. 최고 경사도가 48도나 된다.

이 필라투스를 좀 더 특별하게 즐겨볼 방법이 있다. 바로, 코로나 시대에 탄생한 '밀리언 스타 호텔'이다. 스위스 곳곳에 마련된 50여 개의 특별한 객실로 출발하게 되었는데, 가장 태고의 자연, 온전히 순수한 자연 속에서 스위스의 매력을 고스란히 체험할 수 있다. 게다가 단둘만을 위해 마련되어 있어 더욱 특별하다. 숙박 형태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

그 중, 루체른(Luzern)에 있는 필라투스 산속에는, 프래크뮌텍(Fräkmüntegg)에는 트리 텐트가 마련된다. 필라투스 정상으로 향하는 대형 케이블카가 출발하는 곳이다. 깊은 전나무 숲속에 마련된 트리 텐트는 나무와 나무 사이에 텐트를 연결해 공중 부양되는 방식이다. 저녁이 되면 맛있는 바비큐, 샐러드, 디저트 뷔페를 즐길 수 있다.

기막힌 노을도 감탄스럽다.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숲속에 어둠이 내리면 숲 하늘에 빼곡하게 별이 반짝댄다. 맑은 숲 공기를 맡으며 밤을 보낸 뒤, 아침에는 프래크뮌텍 레스토랑에서 풍성한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산정호수에서 즐기는 노 젓기
산정호수에서 즐기는 노 젓기


◇ 알프스 속에서 노 젓기

세계 최초의 회전 곤돌라로 유명한 티틀리스는 중앙 스위스 알프스와 빙하의 파노라마를 선사한다. 곤돌라가 정상에 도착하는 마지막 600m 구간 동안 360도 회전을 1회 하며 사방의 파노라마를 골고루 보여주는 친절함도 갖췄다.

알프스의 하늘을 둥실 떠오르며 5분 동안 천천히 회전을 하는 티틀리스의 회전 곤돌라에서 베르네제 오버란트(Bernese Oberland), 우리 알프스(Uri Alps), 오브발트(Obwald)의 멜히탈(Melchtal) 계곡, 루체른 호수의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티틀리스 정상에서는 빙하 체어리프트를 타고 빙하의 크레바스를 관찰할 수 있으며, 350m나 되는 빙하 동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눈썰매도 빠질 수 없는 묘미이며, 빙하 위로 놓인 아찔한 구름다리, 클리프 워크(Cliff Walk)를 건너며 아찔한 빙하 체험을 즐길 수도 있다.

정상 빙하 체험을 마쳤다면, 중간역인 트륍제(Trübsee)로 향해야 한다. 낭만적인 산정호수, 트륍제에서는 노 젓는 배를 한 척 빌릴 수 있다. 4인이 함께 탈 수 있는 배가 총 6척 마련되어 있는데, 구명조끼도 함께 빌릴 수 있다. 알프스의 호젓한 산정 호수에서 느긋하게 노를 저으며, 고요한 물 위를 둥실둥실 떠다니다 보면, 그리고 주변으로 펼쳐진 알프스 봉우리를 감상하다 보면 천국이 따로 없다는 기분에 젖게 된다.

게다가 배 대여료가 무료다. 대신, 배 관리비를 위해 자발적인 10스위스 프랑(약 1만2600원) 기부를 받고 있다. 선착장에 있는 박스에 넣으면 된다. 6월에서 10월까지만 운영하는 서비스다.

트륍제 호수 역에는 플로라 트레일(Alpine Flora Trail)이라는 꽃길이 시작되는데, 아름다운 야생화를 감상하며 오버트륍제(Obertrübsee)로 향하게 된다.

오버트륍제에서 하이킹을 계속 이어가 운터트륍제(Untertrübsee)를 지나 알프스 숲과 들판이 펼쳐지는 장관을 감상하며 엥겔베르크까지 하이킹을 이어나갈 수도 있다. 걷는 내내 알프스의 봉우리와 초록 풍경이 사방을 에워싸는 그림 같은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슈토스 하이킹
슈토스 하이킹

◇ 아찔한 능선 따라 걸어서 맛집 산장 찾기

루체른 근교의 슈비츠(Schwyz)에는 자동차 출입이 금지된 초원의 산악 마을, 슈토스가 있다. 이 마을로 향하는 케이블 철도, 퓨니큘러가 지난 2017년 12월15일 오픈했다.

이 퓨니큘러는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것으로, 최고 110도의 경사도가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짜릿한 스릴을 안겨 준다. 네 개의 배럴 모양을 연결한 것으로, 자유롭게 회전하며 가파르기가 조절되어 승객들이 산을 오르는 동안 똑바로 서 있을 수 있도록 한다.

중앙 스위스에서도 심장부에 자리한 슈토스는 해발고도 약 1300m에 자리해 있어, 루체른 호수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여름이면 전망대에서 루체른 호수의 파노라마를 감상하기 좋고, 피크닉이나 캠프파이어를 즐길만한 곳으로 가득하다. 산장 레스토랑에서 미식 체험을 즐겨도 좋다. 마을을 휘휘 돌아 산책을 즐기며 초원 풍경을 가득 담아 보아도 좋은데,

사실 현지인들에게 슈토스를 유명하게 만드는 것은 이곳의 능선 코스다. 스위스에서도 독특한 것을 정평이 난, 프론알프슈톡(Fronalpstock)-클링엔슈톡(Klingenstock) 사이의 릿지(ridge) 하이킹 트레일은 2~3시간 동안 중앙 스위스의 산봉우리와 호수의 파노라마가 이어지는 최고의 절경을 선사한다.

환상적인 전망 자랑하는 산장 식당
환상적인 전망 자랑하는 산장 식당

스위스에서도 이 능선 코스는 아름답고 클래식한 파노라마 코스로 소문이 자자하다. 열 개가 넘는 호수의 풍경과 중앙 스위스의 셀 수 없는 알프스 봉우리가 눈 앞에 펼쳐진다. 풍경 곳곳에 피어난 소박한 야생화가 지천이다. 리멘슈탈덴(Riemenstalden) 계곡과 우리(Uri) 호수의 파노라마도 이어진다. 슈

토스에서 내려다보이는 중앙 스위스의 알프스 파노라마를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현지인들은 하이킹을 산장 식당을 찾아가기 위해 나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하이킹 중에 반드시 산장 식당을 찾는다. 슈토스에도 맛있는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산장 식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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