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네이버(NAVER), 카카오 등 빅테크 금융 플랫폼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를 예고하면서 8일 하루만에 네이버와 카카오 시가총액이 12조원 넘게 증발했다./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네이버(NAVER), 카카오 등 빅테크 금융 플랫폼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를 예고하면서 8일 하루만에 네이버와 카카오 시가총액이 12조원 넘게 증발했다./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빅테크 금융 플랫폼에 대해 강도 높은 규제를 예고하면서 네이버(NAVER)와 카카오 시가총액이 하루 동안 12조원 넘게 증발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NAVER는 전 거래일 대비 3만5000원(7.87%) 내린 40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 역시 1만5500원(10.06%) 급락한 13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일 금융당국은 '제5차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상황 점검반 회의'를 열고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 등에서 제공하고 있는 펀드, 보험 상품 등의 판매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행위로 판단했다. 

금융상품 중개를 하는 금융플랫폼은 금소법 대상이 되기 때문에 금융사처럼 금융위에 등록하거나 인허가를 받아야하는데 빅테크 금융 플랫폼의 경우 인허가 없이 상품을 판매해 법령 위반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금융플랫폼들은 이달 24일까지 중개업자 등록을 마치거나 제공해오던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금융사업 부문에 제동을 걸면서 두 기업은 모두 급락장을 피하지 못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플랫폼 기업 규제 리스크 충격이 채 가시기 전인만큼 이날 외국인과 기관 모두 인터넷 기업에 대해 대량으로 매도했다”며 “플랫폼 기업 규제 이슈가 최근 불거진 것은 아니지만 가시적인 제재가 가해졌다는 점에서 시장 충격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 역시 최근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로 인해 알리바바의 사태가 국내에서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알리바바는 중국 당국의 규제 우려 확산으로 주가가 급락한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의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사업모델이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 때문에 카카오의 낙폭이 네이버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현재 자체적으로 또는 자회사를 통해 필요한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등 제도적 요건을 준수하며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번 금융위 발표에 맞춰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추가로 보완할 부분이 있을지 적극 검토해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