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저격 희귀템 상품 “‘PB시장’을 잡아라”
[머니S리포트 - 떠오르는 ‘PB’시장 선점하라 ①] 편의점 경쟁력 된 ‘PB상품’
손민정 기자
2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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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저가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웠던 PB상품들이 달라졌다. 고품질과 가성비 상품으로 새롭게 태어나면서 최근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가격 대비 맛과 품질을 높인 것은 물론 기존 NB 상품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그야말로 ‘희귀템’ 반열에 오르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PB상품을 판매하는 유통 채널이나 상품 카테고리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새롭고 신선한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해 품목 간 경계를 허문 뉴트로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 편의점 PB상품부터 제2의 ‘노브랜드’를 꿈꾸는 마트, 이커머스까지 떠오르는 ‘PB’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은 멈출 기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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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기사 게재 순서
(1)‘MZ세대’ 저격 희귀템 상품 “‘PB시장’을 잡아라”
(2)제2의 ‘노브랜드’, 이커머스에서 나온다… "PB 우선 노출 논란 극복해야"
(3-1)"이 조합 실화?"… 이색 콜라보로 MZ세대 유혹하는 유통업계
(3-2)식품업계, 콜라보레이션 전쟁 본격화… 시장 판도 바꿀까?편의점 PB(Private brand)상품의 시초는 지난 1989년 국내 1호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올림픽선수촌점’이 처음 개점할 때 선보였던 ‘걸프’다. 당시에는 세븐일레븐 로고가 박힌 종이컵에 얼음과 탄산 음료수를 담아 저렴한 가격에 판매됐다.
PB상품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은 시기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알뜰 소비 문화’가 형성되면서부터다. 막상 PB상품을 구매해 본 소비자들이 좀 더 익숙한 NB(National Brand)에 비해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인식하면서 저가의 가격은 ‘경쟁력’이 됐다.
가격 대비 맛과 품질을 높인 가성비 상품에 주력하는 것은 물론 기존 NB 상품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아이템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이제 PB상품은 주력 제품으로 탈바꿈했다.
전략 바꾼 PB상품, ‘저가 가격’ 묻고 ‘고품질’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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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허니복숭아에이드/사진제공=세븐일레븐 |
PB브랜드 ‘세븐셀렉트’(7-SELECT)에 이어 최근엔 특정 카테고리에서의 자체 브랜드도 확대되고 있다. 1인가구 맞춤형 HMR 브랜드 ‘소반’, 업계 최초 원두커피 브랜드 ‘세븐카페’,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브레다움’(Brea;daum) 등을 선보이며 고급화 전략에도 나서고 있다.
편의점 미니스톱은 1990년부터 점포 내부에 별도의 주방을 설치하고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의 콤보 스토어를 시작했다. 패스트푸드 상품의 가공방법, 진열방법, 위생관리방법, 운영오퍼레이션 등에 있어 오랜 시간 축척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재 치킨퍼스트, 미니소프트, 미니카페 등의 다양한 패스트푸드 PB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CU는 지난 2000년 ‘포너스’라는 브랜드로 우유와 안주류 카테고리에서 PB상품을 처음 출시했다. 당시 PB상품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전략 PB상품을 개발하기 시작한 셈이다. CU의 초창기 PB상품 전략은 라면, 음료, 스낵 등 인기상품 위주의 상품 개발이 주를 이뤘다. 당시 CU 역시 초기 몇 년간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PB상품에 대한 인지도 형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런 CU의 편의점 PB상품을 알린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2004년 선보인 ‘500컵 시리즈’다. 500컵면은 당시 PB상품의 장점인 알뜰한 가격을 앞세워 당시 전 연령층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소컵류 판매 1위를 기록했다. 500컵면이 인기를 얻자 2006년 ‘오다리 시리즈’, 2009년 ‘배터질라면 시리즈’ 등 라면류 PB상품의 출시가 꾸준히 이어졌다.
이를 원동력으로 삼아 다른 상품군에서도 본격적인 PB상품 확대가 이뤄졌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성된 30여종의 스낵류 상품은 CU 내 스낵 전체 매출 중 10~20%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후 매출 비중이 높은 음료, 유제품, 아이스크림 등에서 PB상품의 개발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됐다.
듣도 보도 못한 ‘이색 협업’ PB상품… 제대로 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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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말표에너지드링크/사진제공=CU |
초기 편의점 PB상품의 마케팅은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이는 게 관건이었다. 때문에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진 브랜드와 상품 개발 업무 제휴를 맺어 NPB 제품들을 개발하는 한편 우수중소업체와의 상품개발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왔다. 같은 이유로 유명인사나 캐릭터, 지역상품 브랜드 사용을 통한 인지도 쌓기 등도 꾸준히 추진돼왔다.
인지도 다음 전략으로 신경써온 것은 ‘이미지를 개선하는 노력’이다. 기존 PB상품은 저렴한 가격만큼 품질이 높지 않다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 편의점 업계의 협업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CU의 ‘곰표’, ‘말표’, ‘해표’ 시리즈는 업계 판도를 바꿨다.
제품 종류도 맥주, 팝콘에서부터 도시락, 김밥, 찐빵, 분식, 냉장안주까지 매우 다양하다. 최근 새롭고 신선한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를 겨냥해 지난 2020년부터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전통적인 장수 브랜드들과 협업해 품목 간 경계를 허문 뉴트로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편의점 PB상품 성장세의 다른 일등공신은 다름아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다. SNS나 블로그 등 인터넷 커뮤니티가 편의점 PB상품의 새로운 마케팅의 장이 된 셈이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편의점 PB상품을 직접 먹거나 체험해 본 소비자들이 글을 올리고 이를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편의점 PB 상품에 대한 신뢰도 상승과 함께 재구매가 활발해졌다.
소용량, 1인 식사대용식 등 편의점을 찾는 고객 요구에 맞춰 최적화된 상품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이런 트렌드를 이끄는 주역 중 하나다. NB상품과 견줘 비슷한 품질에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점도 빠질 수 없는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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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운동화 LAR 스니커즈 한정 판매/사진제공=세븐일레븐 |
기존 저가 가격이나 유명인을 앞세워 내놨던 상품들과는 달리 이색 협업, 캐릭터, 지역 맛집이나 명물 등 최신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고품질의 PB상품이 새로운 개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편의점 PB상품 시장은 이제 제조업체들의 블루오션이 됐을 정도다.
일반적으로 편의점 업계는 주로 중소 우수 파트너사와의 공동 상품 개발을 통해 상생 모델을 구축해 나가고 있지만 최근엔 대형 식품 제조사들도 편의점 PB 상품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편의점과 협업을 진행하는 식품 제조사 관계자는 “편의점 PB상품 시장이 매년 크게 성장하면서 최근에는 편의점 PB상품과의 협업을 통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편의점 PB상품들의 경쟁력이 해마다 높아짐에 따라 대형 제조업체들이 사업 영역을 넓혀 차별화된 상품 개발을 위해 오히려 편의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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