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25일 여의도 CCMM빌딩에서 Wi-Fi 28㎓ 백홀 실증 결과 발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사진=뉴스1
지난해 11월25일 여의도 CCMM빌딩에서 Wi-Fi 28㎓ 백홀 실증 결과 발표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 통신 3사, 5G 주파수 밥그릇 싸움… LGU+ 단독입찰 문제없나
② “우리도 더 줘” SKT 역제안에 통신 3사 주파수 전쟁 ‘2차전’
③ 5G 주파수에 사활 건 통신 3사, 투자는 ‘제자리 걸음’


주파수 할당을 놓고 SKT가 추가 경매를 요구하면서 이동통신 3사의 주파수 전쟁이 2차전에 돌입했다. 통신사가 보유한 주파수는 5G(5세대 이동통신) 품질과 연결된다. 최근 통신사들이 5G 3.5㎓(기가 헤르츠)대역 주파수 추가할당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는 이유다.

맞불 대응에 가열된 공방전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3.5㎓ 대역 5G 주파수 20㎒(메가 헤르츠)를 추가 할당해야 한다는 LG유플러스 측 요구에 대해 받아들이자 SKT는 ‘맞불’ 작전을 내놓았다. 자사가 가진 대역(3.6~3.7㎓)의 인접대역인 3.7㎓ 이상 대역 40㎒(20㎒ x 2개 대역)의 추가할당을 요청한 상황이다.

SKT는 “이달 예정인 3.5㎓ 대역의 5G 주파수 20㎒ 폭(3.4㎓~3.42㎓) 할당이 LG유플러스에 유리하다”며 “새로운 대역 할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KT는 지난달 25일 이와 같은 내용의 공문을 과기부에 제출했다. 공문에 따르면 SKT는 3사 모든 고객의 편익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또 다른 5G 대역인 3.7㎓ 이상 대역 40㎒ 주파수도 함께 경매에 내놓을 것을 제안했다. 이는 정부가 당초 주파수 할당 목적으로 밝힌 ‘고객 편익’과 ‘투자 촉진’에 가장 합당하다는 입장이다.

SKT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5G 주파수 할당이 특정 사업자만 이득을 보는 등 공정성을 상실했다”며 “3사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 뒤 경매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산 통신장비 투자 촉진을 위해서도 3.7㎓ 이상 대역 주파수가 함께 할당돼야 한다”며 “서비스 품질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주파수를 어느 한 사업자만 공급받으면 다른 사업자는 아무리 대응 투자를 위한 노력을 해도 일정 기간 근본적인 품질(데이터 속도)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SKT가 추가 할당을 요청한 대역은 현재 SKT 이용구간인 5G 중대역 구간(3.6~3.7㎓) 바로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SKT의 요구대로 5G 주파수 추가할당이 이뤄질 경우 이번 경매에서 SKT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추가할당 경매를 요구한 3.7㎓ 이상 대역과 인접해 추가적인 장비 투자 등 비용 소요가 타사 대비 낮기 때문이다. 3.42~3.5㎓ 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가 3.4~3.42㎓ 대역 주파수 경매에 유리한 것과 같아지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SKT의 추가 요청과는 별개로 3.42㎓ 이하 20㎒의 경매가 먼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SKT의 추가 할당 제안은 별개의 문제”라며 “자사가 참여하려는 추가 할당 경매는 상당히 오랫동안 검토해온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SKT가 이번에 제안한 내용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며 “해당 구간은 우선 검토부터 진행하고 추후에 경매하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경매가 LG유플러스에게 특혜라는 지적에 “인접대역은 역사적으로 형성된 부분이어서 이번 경매에 경제성이 떨어져 참여하지 않은 부분을 특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SKT 단독 제안에 난감해진 ‘KT’

당초 KT는 SKT와 함께 3.4~3.42㎓ 대역 주파수 경매 참여 조건으로 LG유플러스에 대한 할당조건 설정을 요구해왔다. 할당조건 설정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경매 불참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과기부가 경매 강행 입장을 유지하자 SKT는 자사에 유리한 3.7㎓ 이상 대역 추가경매를 요구하는 것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SKT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KT는 난감해졌다. 동맹 노선을 타던 SKT가 단독 노선을 탔기 때문이다.

현재 KT 5G 주파수 대역은 3.5~3.6㎓다. 즉, LG유플러스와 SKT 주파수 사이에 끼어있는 ‘중간 대역’인 셈이다. KT는 양쪽 주파수 어느 쪽이 경매가 나오든 실익이 없다. KT가 경매를 통해 주파수를 따내더라도 CA(주파수집성) 기술 없이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KT의 경우 해당 구간을 쓰려면 막대한 추가 비용이 들기 때문에 SKT의 역제안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KT 입장에선 LG유플러스가 추가할당을 받아 총 100㎒ 폭을 갖게 된다면 5G 품질평가에서 2위 사업자인 자사를 제칠 가능성이 생긴다.

한층 복잡해진 통신 3사의 셈법...결국 경매 ‘보류’

이통 3사는 ‘5G 주파수 추가할당’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통사의 과열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파수 경매 ‘보류’ 카드를 꺼냈다. 이달로 예정된 주파수 경매를 다음 달로 미루고 각 이통사의 입장을 종합에 조율 중이다.

임혜숙 과기부 장관은 최근 주파수 대역 경매와 관련과 관련해 통신3사 CEO(최고경영자)들과의 만남을 시사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통신3사 CEO들을 만나 설득하고 공통적 의견을 수렴하는 부분 등에 대해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SKT가 주파수와 관련해 추가 요청한 건에 대해서도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조속한 진행은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