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 "MZ세대 잡아라"… 미니보험에 뛰어드는 카카오·카디프손보
② "꼴찌 될라" 터줏대감 교보· 하나· 캐롯 "새로운 아이템 승부수"
③ "우리도 있다"… 농협손보·롯데손보, 디지털보험 기웃기웃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과 카카오페이손보가 미니보험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하나손보와 교보라이프플래닛, 캐롯손보 등 기존 디지털 보험사들이 신상품 개발, 신시장 개척에 주력하며 방어에 나섰다.

대형 금융지주, 대형 플랫폼을 각각 등에 업은 신규 디지털 보험사들의 시장 진출에 따른 자사 고객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하나손보는 주력상품 특약 강화, 교보라이프는 장기인보험 판매 강화, 캐롯손해보험은 신사업 확대를 핵심전략으로 신규 디지털 보험사에 맞불을 놓고 있다.

신한금융은 우선 카디프손보를 기존과 동일하게 손해보험업으로 운영하다 차후 디지털 보험사로 전환을 예고해 둔 상태다.

디지털 보험사들의 주력상품인 여행자보험, 반송보험, 카드사기보험 등의 판매 비중을 점차 높이겠다는 의미다. 카카오페이손보 경우 디지털 보험사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를 획득한 상태다.


하나손보, 자동차 및 여행자보험 특약 강화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손보와 교보라이프, 캐롯손보 등 3개사는 카디프손보, 카카오페이손보의 디지털 보험업 진출에 대비한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 2020년 하나금융이 교직원공제회가 보유했던 더케이손해보험의 지분 70%를 인수하면서 탄생한 디지털 보험사다.


디지털 기반 새로운 생활보험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원데이 플랫폼, 원큐앱 기반의 D2C(소비자직거래) 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하나손보는 주력 상품인 자동차보험과 여행자보험에 대한 특약을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경우 마일리지 특약을 강화해 1만㎞ 이하 주행할 경우 연간 보험료의 15%를 환급한다. 이는 경쟁사인 캐롯보다 할인율이 15%포인트 높은 것이다.

여행자보험 경우 배상책임특약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통상 보험사들은 배상책임특약을 최대 5만원으로 판매하는 중이다. 특약에 가입할 경우 여행 도중 생긴 사고로 타인에게 입힌 장해·재물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까지 보장해준다.


교보는 장기인보험, 캐롯은 신사업 발굴에 집중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교보생명과 일본 라이프넷생명의 합작으로 설립, 통신 판매 전문 보험회사로 인가를 받았다. 현재는 교보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암보험 등 장기인보험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장기인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이 3년 이상이며 상해·질병 등 사람의 신체나 생명에 관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암·치매·어린이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손해보험사들의 또 다른 주력상품인 자동차보험에 비해 수익성도 높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효과적이어서 경쟁이 치열하다.

캐롯손보는 신사업 발굴을 택했다. IT와 접목할 수 있는 새로운 보험 아이템을 상용화 한다는 것이다.

캐롯손보가 눈 여겨 보고 있는 분야는 운전습관 기반 보험(BBI·Behavior-Based Insurance)이다. BBI보험은 사고를 유발하는 '운전습관'을 파악해 보험료를 산출하는 보험이다.

자동차에 설치된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등 센서들을 통해 AI(인공지능)가 앞차와의 거리, 차선 유지, 신호등 상태 등 주행데이터를 인지·처리하고 운전습관 점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는 캐롯손보의 주력 상품인 퍼마일보험과 연관성이 크다.

앞서 캐롯손보는 지난 4월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경기도 성남시가 추진하는 '2022년 드론 실증도시 구축사업'의 보험 연계 분야 참여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부터 SK텔레콤과 공동 개발한 드론 현장출동 시스템을 현실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보험사는 보험상품을 직접 개발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업체다. 현행 보험업법상 디지털 보험사라는 명문화된 정의는 없다. 현재 '통신 판매 전문 보험회사'를 디지털 보험사라고 부른다.

통신 판매 전문 보험사는 총 보험 계약 건수 및 수입 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우편·온라인 등 통신 수단을 이용해 모집해야 한다. 비대면 채널로 영업하는 업체라는 뜻이다.

국내 디지털 보험사는 교보라이프플래닛(2013년 설립)과 캐롯손해보험(2019년), 하나손해보험(2020년) 등 3개사가 있다. 하나손보가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1위이며 교보라이프와 캐롯손보가 각각 2위, 3위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카디프손보와 카카오가 막강한 자금력을 배경으로 진출하면 기존 디지털 보험사들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며 "상품 다양화나 신사업 진출 등 우회전략으로 돌파구를 찾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