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쇼핑 인프라가 부족해 복합쇼핑몰 건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미래형 복합몰로 불리는 더현대 서울의 내부./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광주에 쇼핑 인프라가 부족해 복합쇼핑몰 건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미래형 복합몰로 불리는 더현대 서울의 내부./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인구에 비해 쇼핑 인프라가 부족한 광주는 유통업계에서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최근 가장 뜨겁게 논의되는 복합쇼핑몰 설립에 대해서 유통 3사(신세계·롯데·현대) 모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앞서 2015년 신세계의 복합쇼핑몰 건설 계획은 지역상인과 시민단체 등의 반발로 무산됐다. 대기업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선다면 인근의 소상공인들의 생계가 위협받는다는 주장에서다.

광주에는 복합쇼핑몰뿐 아니라 갤러리아, 스타필드, 면세점, 코스트코, 특급호텔 등 수준급의 문화공간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 역내 소비보다 수도권 소비가 더 많다는 통계도 있다.


한국은행 광주전남지역본부가 신한카드·하나카드와 함께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지역민들의 카드 사용액 중 수도권에서 쓰인 비중은 광주 51.6%, 전남 48.5%다. 온라인 구매와 함께 '원정 쇼핑'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광주시민들이 원하는 복합쇼핑몰은 어떤 모습일까. 28일 자신을 광주 토박이라고 소개한 20대 송모씨는 "광주는 문화공간이 부족하다"며 "문화센터와 쇼핑몰이 엮어진 형태의 복합쇼핑몰이 필요하다. 지하철과 연결되는 방식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남대 학생인 신모씨는 "서울과 비교하면 쇼핑 환경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며 "젊은 세대를 위한 트렌디한 쇼핑몰과 최신 장비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등이 부럽다"고 했다.

광주 시내에서 쇼핑을 하지 않는다는 시민들도 만날 수 있었다. 광주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대부분의 쇼핑은 온라인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택시기사 손모씨는 "우리 같이 나이 든 사람들은 쇼핑몰에 별 관심이 없다"고 웃으면서도 "광주에는 관광지가 없어 외지 사람들이 들러도 딱히 볼 게 없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다못해 큰 놀이공원이나 수목원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아울렛 같은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도움이 될 것 같긴 하다"라고 덧붙였다.

테마파크 등의 필요성을 느끼는 광주시민들도 만날 수 있었다. 사진은 놀이공원 예시 이미지./사진=이미지투데이
테마파크 등의 필요성을 느끼는 광주시민들도 만날 수 있었다. 사진은 놀이공원 예시 이미지./사진=이미지투데이



'원정 쇼핑'에 즐길 곳도 없다


유통 3사가 뛰어든 만큼 광주 복합쇼핑몰은 빠르게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광주시는 지난 18일 광주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기 위해 정부에 900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디지털기반 광역통합유통센터구축 2000억원, 전통시장·상점가 고객휴식·편익시설확대 등 8개시범지구조성 1000억원, 트램·도로 등 연결교통망 구축 6000억원 등이 포함됐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국가지원형 광주복합쇼핑몰은 국가지원, 민간자본, 신속행정을 통해 민간의 수익성과 공공의 공익성이 공존하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광주시는 지난 12일 국가지원형 복합쇼핑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아직 인사가 나지 않아 실무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운영방안에 대한 회의를 마쳤다. 광주시는 국가 지원, 민간자본의 투자, 행정의 신속한 인허가 3박자로 복합쇼핑몰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에 대형복합몰이 생기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제시한 공약이 실현될 것이란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추진하고 있는 '더현대 광주' 설립 시 약 2만20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주섭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많은 시민들이 광주를 대표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원하고 있다"며 "단순히 쇼핑몰이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문화공간, 휴식하며 즐길 수 있는 공간 등이 함께 구성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복합쇼핑몰 건립을 추진하면서 그 내용을 공개하고 소상공인 단체와 자영업 단체 등과 협의해야 반발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