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카카오뱅크는 전날보다 1200원(6.76%) 하락한 1만6550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 내부 전경./사진=카카오뱅크
지난 13일 카카오뱅크는 전날보다 1200원(6.76%) 하락한 1만6550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 내부 전경./사진=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공모가의 절반 아래로 떨어지면서 우리사주를 매입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회사 기금을 조성해 직원들에게 대출을 지원한다는 밝혔으나 일반 주주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3일 카카오뱅크는 전날보다 1200원(6.76%) 하락한 1만6550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지난해말 28조원에서 7조원대로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5일 윤호영 대표와 직원들이 만나는 자리를 갖고 사내근로복지기금협의회 설립을 논의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약 100억원 규모로 우리사주를 매입한 직원을 위한 대출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직원 1인당 1000만~2000만원 정도를 대출받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직원들은 지난해 8월 상장 당시 총 1274만3642주를 주당 3만9000원에 매입했다. 이에 따른 우리사주 공모 총액은 약 4970억 원으로 12일 종가 기준 손실액은 2708억원에 달한다.

우리사주조합은 한국증권금융이나 은행에서 돈을 빌려 우리사주를 매입할 수 있다. 한국증권금융에서 빌린 경우엔 담보 유지 비율이 60%다. 공모가 대비 주가가 40% 하락할 경우 추가로 담보를 납부하거나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목표주가 2.4만→1.6만 하향 조정… 일반 투자자 불만

카카오뱅크가 사내 기금 조성에 나선 데는 주가가 연일 부진한 탓이다.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카카오 계열사의 악재가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페이는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소식,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가 초기 성과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딘'을 개발한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분할 상장에 시동을 건 것도 악재다.

DB금융투자는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2만4600원에서 1만6200원으로 대폭 낮췄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연간 대출 성장은 연초 예상치보다 낮은 4조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전세대출 증가세 둔화하고 금리 상승으로 신용대출이 역성장한 탓"이라고 했다. 이어 "성장성 둔화는 향후 주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뱅크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와 11명의 임원이 지난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 총 5만4685주를 매입하며 주가 부양에 나섰지만 역부족한 상황이다. 카카오뱅크 주식을 산 일반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뱅크 주식 토론방에는 "일반 투자자도 살려달라", "카카오뱅크 주식에 억 단위로 물렸다. 일반 투자자를 위한 지원방안도 마련해달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증권가에선 카카오뱅크의 주가 회복이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자영업자대출 등 신규 상품 출시에도 예상과 달리 기대 이하의 대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비이자 부문 실적이 기대 이하 실적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