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과 경찰 관계자들이 1차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6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현장에서 소방과 경찰 관계자들이 1차 감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경기도 판교 SK C&C의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플랫폼이 마비되면서 금융전산 장애가 발생하자 금융회사들이 전산센터 점검에 나섰다. 시중은행은 2~3중의 복구 체계를 갖추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금융당국의 비즈니스 컨틴전시 플랜(Business ContiNgency Plan)에 따라 데이터 센터를 이원화하고 있다. 주전산센터와 보조센터를 분리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보조센터는 주전산 데이터센터에 저장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백업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해도 정상적인 금융 거래가 가능하다. 주전산센터와 보조센터의 거리는 30km를 넘지 않고 매년 1회 이상 재해 복구 훈련을 진행한다.


KB국민은행은 주전산센터를 김포에, 보조센터를 여의도에 운영하고 있다. 전산 이슈가 발생하면 '금융전산 재난 현장 조치 행동 매뉴얼'을 바탕으로 액션플랜을 수립하고 컨틴전시플랜(비상 대책)을 가동해 상황 종료 시까지 운영한다.

우리은행은 서울 상암에 주 전산센터가 있고 분당 정자동에 백업센터를 두고 있다. 재해 대비 훈련을 매년 1회 이상 실시한다. 하나은행은 주전산센터가 인천 청라에 위치했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보조센터를 두고 있다.


신한은행은 IDC가 아닌 신한금융 자체 전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주전산센터가 죽전, DR센터가 일산에 각각 위치한다. 백업데이터는 별도로 소산 보관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의왕시에 메인 IT통합센터가 있다. 화재나 비상상황 발생 시 업무지속계획(BCP) 매뉴얼에 따라 백업센터 역할을 하는 IT안성센터가 재해복구업무를 담당한다.


시중은행의 전산센터는 화재뿐 아니라 전쟁 등 위기 상황이 발생해도 금융 거래가 최대한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메뉴얼을 구비하고 있다.

비상대책반을 운영해 영업점·대고객 업무·시설물 관리·직원 및 직원 가족 등에 대한 단계별 대응을 진행한다. 현금 및 중요 증서, 채권, 전산 등 분야별 대응 절차도 별도로 마련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부서별로 비상 대책 관련 요원들이 1~2명씩 지정돼 전시 상황에 각자가 본부의 부서 역할을 맡는다"며 "센터가 폭발하지 않고 전시 기간에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면 최대한 금융거래가 정상 작동될 수 있도록 은행별로 비상계획을 구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