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서도 최근 5년여간 전자금융사고가 다수 발생했다. 사진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판교캠퍼스에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살피는 모습./사진=뉴스1
시중은행에서도 최근 5년여간 전자금융사고가 다수 발생했다. 사진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판교캠퍼스에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현장을 살피는 모습./사진=뉴스1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금융 계열사 서비스도 장애를 겪은 가운데 시중은행에서도 최근 5년여간 전자금융사고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무소속·비례대표)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 7월까지 5년여 동안 국내 시중은행, 특수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 13개 은행에서 발생한 전자금융사고는 총 421회로 집계됐다.

이 중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전자금융사고는 247회로 전체의 58.6%를 차지했다. 이는 인터넷은행 105회, 특수은행 69회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의 전자금융사고가 72회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신한은행(44회), SC제일은행(43회), 하나은행(34회), 국민은행(31회), 씨티은행(23회) 순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에선 카카오뱅크(52회)가 가장 많은 전자금융사고를 냈다. 이어 케이뱅크(37회), 토스뱅크(16회) 순으로 전자금융사고가 많았다.


특수은행의 전자금융사고를 살펴보면 산업은행(32회), NH농협은행(15건) 순이었다.

은행권 통틀어 연도별 전자금융사고는 2017년 68회에서 2018년 107회로 증가했다. 이어 2019년 54회로 줄었지만 2020년 67회, 2021년 76회로 다시 늘기 시작했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는 49회로 집계됐다.


전자금융사고 원인은 정보기술(IT) 사고, 프로그램 오류, 시스템·설비 장애 등으로 지목됐다.

특히 전자금융사고가 발생한 뒤 복구되기까지 걸린 시간이 24시간 이내인 경우는 393회(93.3%)로 나타났다. 서비스가 복구되기까지 24시간 이상 소요된 경우는 28회에 그쳤다.

이 중 복구시간이 10일 이상 지속된 전자금융사고는 6회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이 2회,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수협은행, 카카오뱅크가 각각 1회였다.

앞서 지난 2018년 우리은행에서 인터넷뱅킹 대량 부정 접속 사고가 발생하면서 복구에만 33일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권에서 일어난 전자금융사고 중 최장 복구시간이다.

양정숙 의원은 "은행이 멈추면 한국 경제시스템이 셧다운된다"며 "국민이 입었을 피해에 대한 보상과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이 수립되도록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산사고 72건 중 약 60%가 2018년 차세대 시스템 도입 당시 발생했다"며 "은행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한 특수성을 감안하면 타행과 비슷한 수준이고 현재 우리은행 전산시스템은 안정적으로 운영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