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닝마의 주요 메뉴./사진=다이어리알
다이닝마의 주요 메뉴./사진=다이어리알


광활한 국토와 다양한 자연적 조건을 지닌 중국은 유구한 역사에 걸맞게 식문화 역시 그 범주가 넓고 다채롭다. 하지만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중식의 형태는 대체로 튀기거나 볶아 빠르게 조리한 요리들이 대부분으로 매우 한정적이었다.


국민 외식 메뉴로서 수십 년의 세월을 지나며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향상된 미식 수준을 토대로 중화 외식의 형태는 보다 깊고 넓게 분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새롭고 가치 있는 경험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소비 트렌드와 자본과 문화, 경제 인구가 한데 얽힌 서울을 중심으로 한 파인 다이닝 시장 규모가 매우 커지고 있다. 중식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파인 다이닝에서 손꼽히는 중식 공간들은 수 세기의 조리법과 수만 가지의 식재료로 펼치는 궁극의 미식, 황실의 식탁으로 맛객들을 초대한다.

◆다이닝마


다이닝마 내부 룸./사진=다이어리알
다이닝마 내부 룸./사진=다이어리알


도산공원 인근에 자리한 다이닝마는 '대한민국에 없던 중식당'을 표방하며 새로운 차원의 중식을 선보인다. 중식의 진정한 묘미는 광활한 스펙트럼의 식자재로 희소한 천연석을 세공해 진귀한 보석을 탄생시키듯 자연이 내어준 가장 귀한 재료를 정점의 기술로 가공하고 다듬어 완성한 결과물을 식탁 위에 올린다.

이곳의 대표적인 메뉴는 샥스핀탕 이다. 샥스핀 자체가 엄격한 어획 환경에서 합법적·한정적으로 채취해 중국에서 100% 가공 후 대부분을 본토에서 유통하며 소수의 수량만이 주변국에 주어지기에 재료 수급 자체가 어려운 것이 현실. 다이닝마에서는 가장 최상급으로 치는 통꼬리 샥스핀의 형태와 결을 그대로 살려 진한 농탕 육수를 베이스로 온갖 약재와 노계, 돼지앞다리, 6년근 홍삼 등과 8시간 이상 정성껏 끓여 낸다.


함께 제공되는 홍초와 고수, 숙주, 청양고추 소스 등을 취향껏 곁들이면 되는데 탕 속을 부드럽게 유영하는 전복의 식감도 압권. 다이닝마에서는 건 샥스핀탕도 함께 선보이고 있는데 자연건조한 건 샥스핀은 가공 과정에서 영양 성분과 깊고 풍부한 감칠맛이 배가돼 그 가치를 훨씬 높게 친다. 그렇기에 일반 샥스핀탕보다 가격대도 높지만 건 샥스핀 자체를 다루는 곳이 없다 보니 경험해 볼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청나라 황실을 대표하는 만한전석(滿漢全席)에 오른 요리로도 잘 알려져 있는 만큼 중국 최고의 보양 음식으로 꼽히는 불도장도 이곳의 상징적인 메뉴다. 산삼과 활자라, 오골계, 홋카이도산 건 전복, 티베트산 동충하초, 건 해마 등 수급 자체가 어려운 귀한 14가지 식재료를 한 그릇에 담아내며 다이닝마가 펼치는 맛의 정수를 보여준다.


불도장을 포함한 건 샥스핀과 제비집, 건 전복, 건해삼 등 최상의 식자재를 고유의 조리법과 주방을 이끄는 진대용 셰프의 창의성을 더해 코스에 모두 풀어낸 만한전석 코스를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지다. 재료 가공에만 6개월, 조리를 하기 위해 열흘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건 전복 스테이크가 포함된 최상위 코스 메뉴인 옌바오츠도 좋은 선택지다. 궁극의 맛과 함께 수천 년 중국 역사에서 가장 존귀하게 다루어진 식문화 유산이 담긴 황실의 연회가 지금 다이닝마에서 성대하게 펼쳐지고 있다.

◆팔선

팔선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사진제공=신라호텔
팔선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사진제공=신라호텔


서울 신라호텔에 자리한 중식 명가로 국내 중식 파인 다이닝에서 흔들림 없는 꾸준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북경과 광둥 지역 출신의 조리사가 정통 중식 요리를 선보이며 계절마다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구성하는 특선 코스의 인기가 높다. 북경오리(베이징덕)와 고법 불도장 등은 팔선을 상징하는 요리다. 3개월 전부터 예약을 받는데 꽤나 치열하다.

◆코자차

코자차의 시그니처 메뉴./사진=다이어리알
코자차의 시그니처 메뉴./사진=다이어리알


한국인 셰프가(KO) 만든 일식(JA)과 중식(CHA)의 만남이라는 의미를 지닌 독특한 콘셉트의 파인 다이닝. 한국인에게 친숙한 일식과 중식 요리를 기반으로 식재료의 퀄리티와 조리 스킬을 활용해 궁극의 맛을 전달하고자 한다. 런치, 디너 단일 코스로 제공되는 메뉴에는 신선한 일식 사시미부터 중식 샥스핀탕 그리고 한식의 요소가 가미된 요리까지 다채롭게 넘나든다. 중국 청나라 황후의 공작새 비눗갑을 복각한 기물에 담겨 제공되는 냉채 요리는 시그니처 메뉴다.

◆계향각

계향각의 메인 메뉴./사진=다이어리알
계향각의 메인 메뉴./사진=다이어리알


수원 식단 요리 전문점으로 흔치 않은 중식을 경험할 수 있다. 수원 식단은 중국 청대 문인 원매(袁枚) 선생이 지은 조리서로서 400여가지 요리와 요리사의 덕목 등이 기술돼 있다. 신계숙 셰프는 30년간 중식 한길을 걸어온 요리사로 20여년의 연구 끝에 수원 식단을 번역했으며 여전히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 공간은 그의 철학과 음식을 보다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연 곳으로 수원 식단 코스, 팔보 오리 등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