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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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기안84는 사석에서 만나도 계속 촬영하고 싶은 사람이에요,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사람이죠."


김지우 PD는 조연출로 참여했던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만난 기안84와 함께 남미로 떠났다.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라는 독특한 수식어가 있던 기안84의 세계일주는 달랐다. 그 먼 남미로 떠나는데 단벌신사로 떠나지를 않나, 피라냐 낚시를 하던 아마존강물에 뛰어들 때도 망설임이 없다. 변수 없이 잘 정돈된 여행과 달리, 기안84의 세계일주는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르는 유쾌한 소동극 같기도.

기안84와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를 만드는 이시언, 그리고 둘 사이에서 경력직 여행전문가 아우라를 보여준 빠니보틀까지 세 명이 만든 기묘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다. 지난 11일 처음 방송된 '태계일주'는 1회 2회 4.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일요일 오후 예능에 안착했다. 대표적인 일요 예능인 SBS '런닝맨'의 3.9%, 4.1%를 제친 것.


김지우PD는 최근 뉴스1과 만나 "예상하지 못한 성적"이라면서 기안84 그리고 이시언의 '망한 여행'에 함께 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는 '태계일주'를 통해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세 여행자가 남미에 빠져드는 과정을 날것으로 화면에 담아 시청자에게 전달하고픈 바람을 밝혔다.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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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까지 방송이 나왔는데 어떤 피드백을 받고 있나. 동시간대 '런닝맨'을 제친 시청률 성적에 대한 생각은.


▶저희는 이른 시간대에 시작해서 걱정을 많이 했다. 일요일 4시30분이 낯설기도 하고 저녁에 들어와서 예능을 보기에는 낯선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더라. 시청률은 예상한 것보다 잘 나왔다. 감사한 마음이다.

-출연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아마존 풍경이나 쿠스코 갔던 곳들 그 당시에는 되게 힘들기도 했는데 방송을 보면 어딘지 하나 하나가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하더라. 우연히 기안84가 어머니와 통화하시는 걸 봤는데 어머니도 정말 좋아하시더라.

-메인 연출은 처음 맡았는데, '나 혼자 산다'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계획했나.

▶그것보다는 기안84와 뭔가 같이 해보자는 마음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기안84와 이야기를 하면서 스스로도 즐겁고 행복하고 시청자도 좋아해주실까 생각하다가 이 아이템을 하게 되었다. 첫 작품이어서 시행착오도 있고 어려움도 있었는데 지금은 한 주 한 주 버티는 마음으로 열심히 만들고 있다.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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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출연자가 있는데 왜 기안84인가. '아마존에 가고 싶다'라는 말을 듣고 어땠나.

▶둘이 같이 시간을 많이 보냈고 서로 뭘 좋아하는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앞으로 같이 무엇을 할까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아마존도 당황했고 지구 반대편에서 모르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것도 고민이 많이 됐다.(웃음)

-기안84의 캐릭터가 워낙 독특한데, 어떤 면을 보여주려고 했나.

▶제가 의도하고 담은 건 아니지만, 보시는 분들이 기안84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 측면이 낯선 문화에 대한 편견이 덜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낯설고 어렵고 당황스러울 수 있는 포인트에서 그분들을 그 자체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면이 있어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출연자뿐만 아니라 제작진도 남미 여행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아무래도 고산병 문제가 힘들었다. 직접 장비를 드는 스태프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사실 다른 여행 예능에 비하면 우리는 정말 최소한의 스태프로 움직였다. 이시언, 기안84의 동선이 자유로웠으면 했다. 소수의 인원으로 움직이다 보니까 한 명 한 명의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는데 '으샤으샤' 하면서 진행한 프로그램이다.

-제작비 규모는 큰 편이었나.

▶제작비가 크지는 않았다. 엄청 큰 프로젝트로 시작한 건 아니었다. 기안84와 뭔가를 해볼까? 에서 시작한 거다. 정해진 예산 안에서 움직였다.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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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전에 걱정한 부분은 뭔가.

▶무계획으로 시작한 여행이어도 시작과 끝은 맞춰야 하지 않나. 중간에 이동하기 어렵거나 표류하거나 그러면 어떡하지 이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 남미가 교통상황이 정말 안 좋다. 올 때도 비행기를 다섯 번 (갈아)탔다.

-이시언 기안84 둘 모두 잘 아는 사이일텐데, 붙여 놓으면 갈등이 있을 줄 알았나.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웃음) 아무리 친해도 여행을 가면 스타일이 달라서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 않나. 서로 완전히 돌아서는 게 아니라 스타일의 차이에서 오는 거라면 그것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해서 넣어보면 어떨까 싶었다.

-기안84에게 직접 촬영을 하는 역할도 맡겼는데.

▶그렇게 되니까 출연자와 거리감이 좁혀지더라. 제작진이 멀리서 찍는 것과 화면 안에서 출연자가 직접 찍는 것은 거리감부터 다르더라. 그래서 화면이 엄청 깨끗하지는 않고 많이 흔들리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너무 잘 찍어주셔서 조연출이 편집을 하다 보면 기안TV 안에 좋은 장면이 있을 때가 있다.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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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와 워낙 친한 사이지만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부분이 있다면.

▶옷을 안 가져가면 현지에서 사서 입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가져간 옷으로 편하게 입으시더라. 악어고기를 먹거나 피라냐가 살고 있는 강물에 거침없이 뛰어드는 것도 대단했다. 기안84는 방송과 실생활이 차이가 없는 사람이고 지켜보는 게 재미있는 사람이다. 사석에서 만나도 계속 찍고 싶은 사람이랄까, 지켜보는 게 재미있다.

-이시언은 의외로 '도시남자' 면모가 많더라.

▶우리도 털털한 모습에 비해 생각보다 도시남자 같은 포인트가 너무 많아서 놀랐다. 그런데 그런 스타일을 가진 분들이 많아서 시언씨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이시언씨도 현장에서는 힘들어한 부분이 있지만 돌아와서는 되게 좋아하시더라. 그립고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하셨다.

-많은 여행 유튜버 중에 빠니보틀을 섭외한 이유는.

▶세계여행 경험이 많고 경력직으로서의 장점이 있었다. 남미가 정말 초행자에게 쉽지 않은 곳인데 (빠니보틀이)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빠니보틀도 지금까지 혼자 여행을 했다면, 함께 하는 여행을 하고 싶어 했고, 기안84 이시언 두 분을 좋아했다. 잘 어우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빠니보틀도 개성이 강한데, 기안84 이시언을 만나서 달라지는 모습이 있나.

▶생각보다 기안84를 너무 좋아하더라. 둘이 죽이 잘 맞아서 이시언의 고통이 더 커지는 지점도 있었다.(웃음) 빠니보틀이 되게 사람들에게 잘 맞춰주는 스타일이더라. 제작진 사이에서 '빠니보필'이라고 불렸다. (웃음)

김지우 PD /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제공
김지우 PD /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제공

-어떤 재미를 전달하고 싶나.

▶망하는 여행의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다. 친한 친구와 여행을 가면, 연인이나 부모님과 함께 간 잘 정리된 여행과 다른 느낌이다. '숙소도 별로고 음식도 맛없지만 네 얼굴을 보고 여행을 하니까 웃기고 재미있네' 같은, 그런 여행을 보여드리고 싶다. 제목을 다시 보면 '태어난 김에'는 대책이 없는 느낌인데 '세계일주'는 거창하다. 우유니는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여행지'라는 대단한 곳인데, 그곳에 가는 과정은 또 거창하지 않다. 두가지 요소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남은 회차 관전포인트를 이야기해준다면.

▶둘에서 셋이 되지 않나. 이번 주에 약간의 갈등이 있다. 그리고 두 분의 큰 로망이었던 남미 풍광을 화면에 담았다. 우연하고 신기한 사건들이 있으니 그 재미를 봐달라.

-지상파 주말 예능인데 다른 플랫폼이었다면 더 자유롭지 않았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나.

▶보시는 분들이 최대한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노력했는데, 너무 이른 시간대여서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고민도 있는데 (지상파여서) 많은 분들이 봐주시니까 한편으로는 마음 편한 부분도 있다. OTT 플랫폼도 좋지만 MBC도 장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카메라도 적게 써보고 (기존 예능과 달리) 작법도 바꿔보려고 시도를 해봤다. 현장과 밀착한 화면을 담으려고 했다.

-다음 시즌도 있나.

▶아직은 정해지지 않았다. 저는 기회가 주어지면 너무 좋겠다는 마음이다. 처음에는 6부작으로 예상하고 준비했는데 많이 좋아해주셔서 현재 7부작으로 늘어났다.

-시청률 목표는.

▶그런 이야기는 못했고 한 주 한 주 기도하는 심정으로 방송 잘 내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