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초대석] 윤종호 대선조선 대표 "2024년에는 흑자 낼 것"
연간 수주 목표 벌써 70% 달성, 80년 업력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 닻 올렸다
부산=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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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조선이 글로벌 선주사들에게 품질과 납기 준수 측면에서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5년 내 목표입니다."
국내 주요 중형조선사 '대선조선'을 이끌고 있는 윤종호 대표(62)는 사업 정상화와 신사업 등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선주사의 요구에 맞는 선박을 개발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인도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훈풍 부는 중형조선업계…'80년 업력' 대선조선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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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설립된 대선조선은 8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조선사다. 대선조선의 주요 생산 선박은 탱커선, 컨테이너 운반선, 카페리(Car Ferry), 벌크 운반선, 서스(SUS) 탱커선 등이다. 연간 선박건조 가능 척수는 16척(7만2000 DWT), 영도와 다대포에서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윤 대표는 대선조선의 기술력에 자부심이 높았다. 그는 "대선조선의 첫 번째 강점은 오랜 조선 업력을 바탕으로 타 조선소와 특화된 선종을 생산한다는 점"이라며 "일본 조선소의 전유물이었던 서스 탱커선을 자체 설계하고 성공적으로 건조해 인도했을 뿐 아니라 국책 사업인 'G/T 1만5000급 카페리 설계' 사업에서 우수 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얼마 전 대선조선은 연간 목표의 70% 규모에 해당하는 수주 계약을 성사시켰다. 지난달 대선조선이 중국과 유럽의 조선소를 제치고 이집트 교통부 산하 알카헤라(ALKAHERA)와 1만4000DWT급 다목적 화물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190m짜리 카페리 2척 건조를 위한 사전 양해각서(MOU)도 맺어 아프리카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4척의 계약금액은 2억5000만달러(약 3223억원)에 달한다.
현재 3년 치 수주 물량을 확보한 대선조선은 올해 총 8~9척의 수주를 예상하고 있다. 최근엔 조달청으로부터 해양조사선을 수주해 누적 5척을 수주했고, 카페리 1척과 참치선망선 1척의 계약 체결이 임박해 있다.
윤 대표는 "올해 8~9척의 선박을 수주할 계획인데 이미 수년 치 수주 물량을 확보한 만큼 선가가 높은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하려고 한다"며 "최근에 수주한 선박 가격은 기존보다 약 20% 이상 가격을 높여 받고 있다"고 말했다.
수주 전망도 밝다. 2021년부터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선박과 컨테이너 운반선 수주가 늘었는데 해당 분야의 중소형 선박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조선소 수주가 넘치는 상황에서 신조 선가 역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되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선조선 살리자"… 부산지역 경제계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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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조선은 2000년대 후반부터 10여년 간 이어진 조선업 불황으로 고난의 시기를 겪었다. 2010년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뒤 2021년 동일철강 컨소시엄에 인수됐다. 해당 컨소시엄은 동일철강, 동원주택, 동원종합물산, 세운철강, 동일스위트 등 부산지역 향토기업 5곳이 대선조선을 살리기 위해 참여했다.
윤 대표는 "대선조선의 주주들은 부산의 유력 기업들로 부산에 소재한 대선을 살리기 위해 뭉쳤다"며 "인수 후에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대선조선 정상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 주주들이 202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대선조선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금액만 1100억원에 달한다. 유상증자에는 최대주주 동일철강을 비롯해 동원주택, 동원종합물산, 세운철강, 동일스위트, BNK투자증권, BNK캐피탈, 골든블루 등이 참여해 힘을 보탰다. 특히 동일철강은 약 500억원을 투자하며 대선조선 정상화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윤 대표가 최고경영진(CEO)에 선임된 것도 대선조선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서다. 대학에서 회계학과를 졸업한 그는 동일철강에서 상무이사를 거친 뒤 조선기자재업체인 화인베스틸에서 재무본부장 겸 전무로 근무했다. 동일철강의 대선조선 인수를 담당한 윤 대표는 실사 과정에서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봤다.
그는 "세계적으로 대형 선박 시장 못지않게 중소형 선박의 수요도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대선조선이 충분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고 회상했다.
아쉽게도 대선조선은 2020년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788억원으로 전년(2027억원) 대비 37.5% 늘었으나 영업적자도 148억원에서 201억원으로 35.8% 증가했다. 이는 과거 수주 여파다. 2021년 25만869CGT를 수주해 직전 연도(6만7802CGT)보다 3배 많은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후 원가 상승 부담이 커졌다.
윤 대표는 "지난해 매출 상승은 현재 선가가 높은 선종에 대한 건조를 진행하는 것과 작년 대비 환율이 오른 영향이 크다"며 "선박 건조 원가의 20%를 차치하는 강재 단가 상승과 외주업체 인력 인건비 상승 등 외부적인 요건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돛 펴는 대선조선 "2024년 흑자 전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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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표는 2024년 흑자 달성을 공언했다. 업황이 개선되면서 선가가 올랐고 대선조선이 원가 경쟁력이 있는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에 나선 영향이다. 지난달 수주한 이집트 계약 건 역시 코트라와 수출입은행의 협업으로 성사될 수 있었다. 그는 "2024년부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며 "신규 고객을 발굴하기 위해 코트라와 한국수출입은행 등과 협업해 해외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조선은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조선소 일원화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다대공장에서 블록을 제작해 완성한 뒤 선박을 바지선으로 싣고 와 영도공장에서 진수와 시운전 과정을 거쳐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대선조선은 8700평 규모의 영도공장을 5만3000평 규모의 다대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선수금환급보증(RG)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넘기지 못할 경우 발주처에서 이미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으로 RG 발급이 돼야 수주가 성사된다. 대선조선은 지난해 RG 한도 초과로 다수의 계약이 파기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윤 대표는 대선조선의 기술력과 직원들의 헌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현재 건조 중인 그리스의 Cosmoship과 중국의 SITC는 2000년 초 대선조선에 최초로 발주한 이후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신조 선박 주문을 이어오고 있다"며 "고객의 다양한 기술적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해운시장에도 호평을 받고 있다"고 자신했다.
대선조선은 이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 윤 대표는 "현장 중심의 업무 수행을 하면서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래를 위한 새로운 기술을 준비하고 오늘보다 더 나은 품질과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해 글로벌 조선사로 우뚝 서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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