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 중국 경제위기론, 어떻게 볼 것인가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국제지역연구센터 HK+국가전략사업단장 외부기고가
3,154
2023.09.15 | 05:40:00
공유하기
|
중국경제가 상당한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 올 초 리오프닝을 선언하자 1분기에는 잠시 회복세를 보였으나, 2분기 들어 각종 경제지표가 기대에 못 미치자 우려가 증폭되는 중이다. 특히 7월 들어 소비자물가지수가 마이너스를 보이고 1위 민간 부동산기업인 비꾸이위엔(벽계원)의 디폴트 위기까지 디플레이션 공포마저 엄습하는 중이다. 특히 중국 GDP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1·2·3위 기업의 파산 위기는 국내외 불안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중국경제가 구조적 위기에 봉착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동안 막대한 금융자산을 투입하는 빚잔치로 경제성장을 주도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부동산 개발은 거품이 꺼지자 악성 부채가 되었다. 또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자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3년에 걸친 코로나 봉쇄 정책은 경제 활력을 저하시키는 후유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부진은 당연히 실업률을 끌어올려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대인 21.3%를 기록했다. 여기에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은 결정적인 미·중 갈등 심화와 더불어 장기적 경제 하방 악재다.
물론 중국 정부는 여전히 중국경제가 완만한 회복세에 들어섰고, 정부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범위에 있다면서 불안심리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의 대응이 미진하다고 판단하는 국내외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하다. 이를 반영하듯 중국 정부의 내수 활성화 독려에도 불구하고 민간저축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고, 중국으로 유입되는 해외직접투자(FDI)도 26년 만에 최대 감소치를 보여 중국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그야말로 서방의 발전 방식에 대응하는 시진핑의 '중국식 현대화'가 시스템적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을 마주하고 한국은 고민이 많다. 중국 정부가 막대한 외환보유고와 여전한 통제력을 갖고 있어 중국경제에 급격한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더라도, 구조적 문제가 집중되면서 중단기적으로 경제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당연히 세계 경제의 성장동력인 중국경제의 불안은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게는 당연히 빨간 불이다. 비록 25% 정도를 차지하던 무역 의존도가 19%대로 줄었고, 8월 들어 무역수지 적자폭은 개선됐지만 80%에 달하는 대중 중간재 수출구조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최근 중국 경제위기를 두고 국내에서는 중국경제의 붕괴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갑론을박이 뜨겁다. 붕괴론 주창자들은 속히 중국 탈출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일시적 현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중국 시장 가치를 염두에 둔 지속적 접근을 강조한다. 이는 기회와 위협이 병존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조건적 중국 시장 포기나 과거지향적 접근은 모두 선택 사항이 아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중국이 원하는 기술력이 있고, 중국 시장의 효용성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분야별, 지역별로 이성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