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염식도 짭짤해지는 짜릿한 젓가락, 괴짜 과학상 이그노벨상 수상
혀의 미뢰와 구강 내 신경세포 자극해 저염식도 간간하게…연내 상품화
스탠퍼드 의대 박승민 박사, '스마트 변기'로 5번째 한국인 수상 영예
뉴스1 제공
1,176
공유하기
![]() |
15일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미야시타 호메이 메이지대학 교수가 활짝 웃으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 메이지대학 누리집) 2023.09.15/ |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일본인 과학자 2명이 전기 자극을 통해 저염식 요리도 짭짤한 맛이 나게 만들어 주는 젓가락 등을 개발해 15일 이그노벨상을 받았다.
괴짜 과학상이라고도 불리는 이그 노벨상은 진짜 노벨상을 탄 수상자가 시상하는 가짜 노벨상이다. 1991년부터 33년째, 미국 하버드대학의 유머 과학잡지인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가 수상자를 선정한다.
상 이름은 영어로 고상하다는 뜻의 '노블(nobel)'의 반대 격으로 품위가 없음을 뜻하는 '이그노블(ignoble)에서 따 왔다.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과학계 최고의 영예로 꼽히는 노벨상을 패러디한 상으로, 연구적 가치보다는 기발하고 이색적인 발상에 가치를 매긴다.
시상 부문은 총 10개 분야로 평화·사회학·물리학·생물학·의학·수학·환경보호·위생 등이다. 마지막 분야는 '여러 학문 분야와 관계가 있는 연구'로 규정하고 있어 유동적으로 바뀐다.
![]() |
15일 미야시타 교수와 이그노벨상을 공동수상한 나카무라 히로미 도쿄대학 특임 준교수의 소셜미디어(SNS) 계정. (출처 : 나카무라 히로미 X계정) 2023.09.15/ |
이번 제33회 영양학 부문 수상자는 미야시타 호메이(宮下芳明) 메이지대학 교수(47)와 나카무라 히로미(中村裕美) 도쿄대학 특임 준교수(37)다.
전류 자극으로 맛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으나 실제 식사를 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당 기술을 식기에 도입한 것은 처음이다.
두 교수는 빨대나 젓가락 등에 미약한 전류를 통하게 해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했을 때 짠맛이 강해지거나 금속 맛이 나는 등 맛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관련 논문은 지난 2011년 발표됐다.
정확히 따지면 직접적으로 음식의 맛을 바꾼다기보다는 인간의 혀·구강 내 미뢰와 신경에 전기를 전달해 산미나 금속 성질의 맛을 감지하는 '전기 미각' 현상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 |
미야시타 호메이 메이지대학 교수와 기린홀딩즈가 공동개발한 특수 숟가락. 미세한 전류를 통하게 해 음식의 짠맛을 강화시켜준다. (출처 : 기린홀딩즈 X계정) 2023.09.15/ |
이후 미야시타 교수 연구실은 기린홀딩스와의 공동연구로 저염식의 짠맛을 강화하는 숟가락과 밥그릇을 개발했다. 올해 안으로 상품화될 예정이다.
미야시타 교수는 ANN과의 인터뷰에서 "13년 동안 연구해 왔다"며 "아직 (연구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께도 알릴 수 있다는 점이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카무라 준교수는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영광스럽게도 이그노벨상을 받았다. 전적으로 여러분의 지원과 협력 덕분이다"며 감사를 전했다.
그는 "건강과 맛을 양립할 수 있는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17년 연속으로 이그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고 있다.
![]() |
15일 박승민 스탠퍼드 의대 박사가 자신이 개발한 스마트 변기 위에 앉아 이그노벨상 수상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 박승민 박사 X계정) 2023.09.15/ |
올해는 한국인도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영광의 주인공은 스탠퍼드 의대 비뇨기의학과의 박승민 박사. 한국인으로서는 5번째로 세계가 인정한 괴짜 과학자로 등극했다.
그는 배설물을 통해 건강 상태를 분석할 수 있는 '스마트 변기'를 발명해 '공중보건 부문 상'을 받았다. 변기에 내장된 카메라와 센서 등이 배설물의 색깔, 양을 분석한다. 전염병 감염 여부까지 판별할 수 있는 이 똑똑한 변기는 지난 2020년 '네이처 생체의공학지'에 발표됐다.
이 밖에도 데자뷔의 반대말로 익숙한 것이 갑자기 낯설어 보이는 '자메이뷰'를 연구한 아키라 오코너 세인트루이스대 교수가 문학상을, 인간의 양쪽 콧털 수를 일일이 세어 평균(좌 120·우 122)을 낸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 팀이 의학상을 차지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