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3일은 세계장애인의 날이다. 지난 3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선전전은 3년차에 접어들었다. 사진은 지난 1일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승강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전장연. /사진= 뉴시스
매년 12월3일은 세계장애인의 날이다. 지난 3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선전전은 3년차에 접어들었다. 사진은 지난 1일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승강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전장연. /사진= 뉴시스


매년 12월3일은 세계장애인의 날이다. 지난 3일을 기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의 지하철 선전전은 3년차에 접어들었다.


지난 2021년 12월3일 전장연의 첫 지하철 탑승 시위가 시작됐다. 이날 전장연은 장애인 인권 증진을 요구하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자택 앞으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며 탑승 시위를 진행했다. 이후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또는 4호선 혜화역 주변에서 주로 선전전을 벌였다. 지난 1일 전장연은 입장문을 통해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유보하고 2024년 국회 예산특별위원회의 심의를 기다리겠다며 그때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가 아닌 침묵 선전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4일 오전 8시쯤 예고된 침묵 선전전을 막기 위해 오전 7시40분부터 서울교통공사(이하 서교공) 지하철 보안대와 경찰은 혜화역 승강장 진입 개찰구 앞을 지켰다. 하지만 전장연은 혜화역 개찰구가 아닌 다른 지하철 열차를 통해 혜화역 동대문 방향 승강장으로 모여들었다. 이날 오전 8시쯤부터 전장연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선전전이 진행되는 동안 이동권이라고 적힌 하얀색 마스크를 쓴 채 침묵을 지켰다.

전장연이 요구한 '이동권' 보장 예산 증진… 어디에 사용되나?

4일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예산이 증액되면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7월3일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장애인 이동권 완전 보장 및 기획재정부의 특별교통수단 예산 편성 등을 촉구하는 전장연 활동가들. /사진= 뉴스1
4일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예산이 증액되면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7월3일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장애인 이동권 완전 보장 및 기획재정부의 특별교통수단 예산 편성 등을 촉구하는 전장연 활동가들. /사진= 뉴스1


4일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예산이 증액되면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 대표는 "271억원이 증액돼야만 특별교통수단의 광역기동 지원이 가능하다"며 "국회에서 이 예산안만 통과된다면 출근길 지하철을 타지 않겠다"고 전했다. 특별교통수단이란 교통약자의 이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휠체어 탑승장비 등을 장착한 차량을 의미한다. 특별교통수단의 광역기동 지원이 확장되면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해 다른 시·군으로 이동할 수 있다. 지난 10월 경기도는 특별교통수단 광역이동지원서비스를 경기도 31개 시·군, 서울, 인천을 광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확장했다. 지난 11월 세종시는 특별교통수단 도입률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당시 세종시 최민호 시장은 특별교통수단에 대해 "대중교통이 어렵거나 대체수단이 없는 보행 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밝혔다.

지난 2001년 4호선 오이도역 지하철 리프트에서 장애인이 떨어져 사망한 뒤 전장연은 이동권 개선 요구를 시작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전장연이 이동권 개선을 요구해 온 것만 22년째다. 그는 "수도권에서 가장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인 지하철에서 장애인은 끊임없이 차별받았다"고 밝혔다.

전장연 시위에는 공감… 방식에는 부정적인 시민들

지난 1월 SBS와 언더스코어가 함께 진행한 전장연 시위를 바라보는 사회 여론에 따르면 시민 56%가 반대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표했다. 사진은 지난 9월5일 1·2호선 시청역에서 열린 전장연 기자회견을 피해 우회로로 이동하는 시민들. /사진= 뉴시스
지난 1월 SBS와 언더스코어가 함께 진행한 전장연 시위를 바라보는 사회 여론에 따르면 시민 56%가 반대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표했다. 사진은 지난 9월5일 1·2호선 시청역에서 열린 전장연 기자회견을 피해 우회로로 이동하는 시민들. /사진= 뉴시스


지난 1월 SBS와 언더스코어가 함께 진행한 전장연 시위를 바라보는 사회 여론에 따르면 시민 56%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 또한 실제 불편을 겪은 수도권 이용자들이 전장연 시위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실제 서울시 분석에 따르면 지난 2년간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교통의 불편함을 겪었다.


실제 전장연 지하철 시위에 대한 시민의 반응은 엇갈린다. 시위를 반대하는 측은 전장연 시위로 인해 교통 체증 유발·출근 시간 지연 등 시민들의 불편함이 커지고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달라고 무관한 시민을 괴롭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 시민은 아침마다 전장연 시위가 있는지 확인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 시민은 이번 시위를 통해 어려움에 대해서는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피해를 보게되니 시위 방식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