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구인회 창업회장, 구평회 창업고문, 구자경 명예회장, 구자두 LB인베이스먼트 회장. /사진=LG
왼쪽부터 구인회 창업회장, 구평회 창업고문, 구자경 명예회장, 구자두 LB인베이스먼트 회장. /사진=LG


31일 고(故) 구인회 LG 창업회장의 기일을 맞아 그의 경영 철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구 창업회장은 ▲인화단결 ▲개척정신 ▲연구개발 등을 중심으로 회사를 경영했으며 현재도 그의 정신이 이어져오고 있다.


구 창업회장의 창업이념 중 가장 중요한 '인화'는 창업 당시 회사가 작아 주로 가까운 사람들과 회사운영을 하는 상황에서 서로 신뢰하며 맡은 바 책임을 다하자는 정신에서 비롯됐다.

구 창업회장이 강조하는 인화는 가족주의나 온정주의가 아니라 사전에 충분한 합의를 거쳐 원칙을 정해놓고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각자 최선을 다하는 엄정한 책임의식이 전제 돼 있다.


인화는 90년대 이후 가치창출의 원천인 구성원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며 성과주의 경영을 통해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개발하고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인간존중의 경영'이라는 경영 이념으로 발전했다.

작은 화장품 공장이 현재의 LG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구 창업회장의 '개척정신' 덕분이다. 구인회 창업회장은 10대의 청년시절부터 유달리 모험심과 남이 안 하는 것을 해 보겠다고 하는 도전 의욕이 컸으며 한번 마음먹은 것은 반드시 해내는 고집스러움을 갖고 있었다.


그의 개척정신은 남이 보기에는 무모한 듯 보였지만 자신만의 신념을 바탕으로 밀어붙인 덕분에 대부분 성공으로 이어졌다. 초창기 LG의 성장은 남이 하지 않는 일을 찾아서 개척해 온 노력의 결실이었다.

구 창업회장의 경영철학 중 하나인 '연구개발'은 그의 개척정신의 연장선에 있다. 개척정신이 사업의 영역을 선택하고 방향을 결정하는 거시적 차원의 철학이었다면 연구개발은 개척정신을 성공으로 이끌어 준 이념이었다.


LG는 50년대 열악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공장을 세우기 전에 연구실을 설립해 연구설비를 들여왔다. 이후에도 그의 의지가 이어져 70년대 한국 민간기업의 연구소 설립을 주도했다.

구 창업회장의 창업이념은 1990년 구자경 명예회장이 LG의 새로운 경영이념을 정립하면서 발전했다. 개척정신과 연구개발은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로, 인화단결 정신은 '인간존중의 경영'으로 승화됐다.

구 창업회장은 "성공하더라도 거기에 머물지 말고 그보다 한 단계 높은 것, 한층 더 큰 것, 보다 어려운 것에 새롭게 도전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