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안하연씨(23)는 미국에서 인턴십을 시작한다. 사진은 안씨가 지난해 요르단에 봉사를 갔을 때 모습. /사진=안하연씨 제공.
서울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안하연씨(23)는 미국에서 인턴십을 시작한다. 사진은 안씨가 지난해 요르단에 봉사를 갔을 때 모습. /사진=안하연씨 제공.


서울에서 대학교를 나온 안하연씨(23·여)는 미국에서 취업하기를 희망한다. 그는 오는 6월 미국 애틀랜타에 있는 LG화학에서 인턴십 과정을 밟을 예정이다. 한국을 뒤로하고 해외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이유는 뭘까.


안씨는 6개월 동안 종각에 있는 언론사에서 인턴십을 한 경험이 있다. 그는 "수직적 기업문화와 서울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답답했다"고 밝혔다. 일과 삶의 불균형도 이유다. 그는 해외로 나가면 서울보다 더 넓은 세상이 펼쳐지는 데다 다양한 사람을 접할 기회가 많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또 다른 이유로 영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발적으로 영어회화 아르바이트·해외 콘텐츠 시청·토플 시험 준비를 하며 영어 실력을 유지했다. 그가 추천한 영어공부 방법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영어 팟캐스트를 듣는 것과 넷플릭스 'Love is Blind'와 같은 미국의 리얼리티 쇼를 시청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쓰는 표현을 익힐 수 있어서다.


안씨는 "미국에 있는 회사가 한국 대졸자를 뽑을 때 학벌을 감안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직무에 대한 역량과 경험을 제일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알 만한 회사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좋다"며 "나는 데이팅 앱 '틴더'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데 회사 면접에서 그 경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해외 취업을 희망한다면 한국에 있는 외국계 기업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커리어와 역량을 높이기 위해 해외 취업 원해

해외 취업을 위한 교육으론 국가 프로그램인 K- Move스쿨이 있는데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최하고 어학과 해당 직무 교육과 같은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다. 사진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모습. /사진=이미지투데이
해외 취업을 위한 교육으론 국가 프로그램인 K- Move스쿨이 있는데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최하고 어학과 해당 직무 교육과 같은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다. 사진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모습.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 소재 대학 졸업자들이 해외 취업을 원하는 이유는 뭘까. 자신의 커리어와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인석 글로벌취업센터 이사는 "언어 전공인 경우 해당 국가에서 현지 언어로 직무 경험을 쌓고 싶어한다"며 "또다른 이유는 무역·물류업체 또는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려면 기본적으로 해외 국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해외 취업자가 많이 가는 국가 1위는 일본이고 업종은 IT와 호텔서비스업이 많았다. 일본은 사회초년생을 선호하고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제공한다. 두 번째는 미국이다. 문화교류 비자를 발급받으면 인턴 취업이 가능한데 주로 사무직과 디자인 직종으로 진출한다. 3위는 베트남으로 물류·무역·생산관리직이 대표적이며 주 6일 근무제다.


4위는 워킹홀리데이로 유명한 호주. 대표 직종은 조리·타일·관광업이다. 5위는 호텔 서비스·조리·항공 분야 취업이 많은 싱가포르다. 6위는 멕시코로 자동차나 전자 관련 생산관리직 진출이 많다.

해외 취업의 첫걸음은 국가비자 정보 확인

해외 취업을 준비할 땐 국가별로 다른 비자 정보와 준비 비용을 확인해야 한다. 사진은 일본 도쿄의 모습. /사진=이미지투데이
해외 취업을 준비할 땐 국가별로 다른 비자 정보와 준비 비용을 확인해야 한다. 사진은 일본 도쿄의 모습. /사진=이미지투데이


해외에 취업하려면 근무 자격을 증명하는 비자가 필수다. 비자는 국가별로 다르다. 미국의 경우 J1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J1비자는 희망 업무 관련 전공 대학교·전문대학 재학생 혹은 1년 이내 졸업생이면 발급받을 수 있고 미국 체류 기간은 최대 1년이다.

일본도 희망 업무 관련 전공 대학교·전문대학 졸업예정자 혹은 졸업자여야 비자가 발급된다. 또 일본어능력시험(JLPT) N2급 이상의 자격증이 필수다. IT업의 경우 국가가 인증한 컴퓨터 자격증이 필요하고 서비스업은 특별한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다.

주의할 점은 미국의 경우 주한미국대사관 비자 면접 절차에서 비자 발급이 거부될 수 있다는 것. 우선 장기체류 의도를 보이는 면접자는 거부될 확률이 높다. J1비자의 체류 기간인 1년보다 더 체류할 의도가 보이면 탈락시킨다. 또 해외에서 생활하기에 영어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경우와 전공과 희망 업무가 다른 경우도 거부 대상이다. 이 이사는 "지난해 기준 미국 비자 면접자 가운데 10%가량 탈락했다"고 밝혔다.

비자는 발급이 됐지만 체류 도중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현지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간에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그런 케이스는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 비용도 국가별로 다르다. 미국은 비자 비용이 가장 비싸다. 미국 국무부 주관 J1비자는 약 4000달러(약520만원)에서 6000달러(약780만원)가 든다. 여기에 항공권과 2주 급여제인 미국에서의 초기 2주 정착 비용까지 더하면 대략 1000만~ 1500만원 수준이다.

해외 취업 중개료도 감안해야 한다. 호주가 약 1000만원이 소요될 정도로 비싼 편이고 싱가포르는 2000달러(약260만원)다. 반면 일본은 중개료가 없다. 그 이유는 일본 내에서 IT 개발자를 구하기 어려워 일본 회사에서 자국으로 일하러 오는 외국인을 위해 중개료를 내주기 때문이다.

주거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취업 후 거주할 곳은 주로 로컬 한인 커뮤니티나 룸메이트를 구하는 사이트 등을 통해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커리어 위해 꿈 갖고 도전하면 좋은 성과날 것"

이인석 이사는 본인 커리어를 위해 꿈을 갖고 도전하면 좋은 성과가 날 것이라며 국비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이용하기를 추천했다. 사진은 뉴욕 도심의 모습. /사진=이미지투데이
이인석 이사는 본인 커리어를 위해 꿈을 갖고 도전하면 좋은 성과가 날 것이라며 국비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이용하기를 추천했다. 사진은 뉴욕 도심의 모습. /사진=이미지투데이


해외 취업을 원한다면 국가 프로그램인 'K- Move 스쿨'을 주목할 만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운영하는 것으로 어학과 해당 직무교육 등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동안 교육이 이뤄지며 일부 국비가 지원된다.

대학 졸업 예정자나 만 34세 이하 구직자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대학교 재학생은 대상이 아니다. 일본과 미국으로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들은 주로 국내에서 교육받는다. 동남아·싱가포르·베트남 구직자들은 현지에서 교육이 이뤄지거나 국내와 해외 각각 2개월씩 섞어 운영되기도 한다. 대학이나 해외 취업 알선기관과 같은 연수 운영기관에서 이를 결정한다.

교육비와 교재비는 국가에서 지원하지만 항공권과 해외 체류비는 제외돼 주로 해외보다 국내에서 교육받는다. 이 이사는 "해외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이 이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을 보였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 이사는 "국내 기업이 해외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항공권부터 비자비용까지 국비로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있으니 본인 커리어를 위해 꿈을 갖고 도전하면 좋은 성과가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하연씨는 해외 취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외 취업은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해보고 싶다면 도전하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의 나에게 (미국으로) 가서 고생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응원해주고 싶다"며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