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준운전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전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26)는 사고 이후 가해자에게 사과 한마디 들은 적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1일 제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연수의 은퇴식. /사진=뉴스1(제주유나이티드)
음준운전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전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26)는 사고 이후 가해자에게 사과 한마디 들은 적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1일 제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연수의 은퇴식. /사진=뉴스1(제주유나이티드)


음주운전 사고로 하반신 마비라는 치명상을 입은 전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26)가 사고 이후 1년5개월이 흐르는 동안 가해자로부터 사과 한마디 들은 적 없다며 허탈해했다.


22일 뉴스1에 따르면 유연수는 전날 YTN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에서 가해자 A씨(35) 태도에 대해 "저희 변호사 말로는 '껌만 안 씹었지, 너무 껄렁껄렁하게 당당하게 나왔다'고 하더라"며 "사과도 안 하면서도 그렇게까지 나왔다는 소리에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유연수는 "일반적으로 그냥 예의상이라도 재판에 나왔다면 사과의 말을 해야 하는데 그런 소리를 일절 안 했다"며 "A씨 태도를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A씨가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형량이 많다'며 항소한 것에 대해선 "저한테는 4년도 적은데 많다고 하니 참"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과 부문에 대해 유연수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한다. 만나서 못하겠으면 전화라도 해서 사과하든지"라며 "그런데 전화할 수 있는 상황이 많았는데도 일절 안 하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저한테 와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면 저는 받아줄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며 "한 번도 연락 없었고 그냥 사과문만 왔다. 더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연수는 지난 2022년 10월18일 오전 5시40분쯤 오전 훈련을 위해 동료 4명과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의 만취 상태인 A씨가 운전하던 차량에 부딪혀 하반신이 마비됐다.


국가대표 골키퍼가 꿈이었던 유연수는 응급수술 후 1년여 재활에 매달렸지만 결국 지난해 11월11일 그라운드를 떠났다.

지난 14일 오후 열린 A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재판장인 제주지법 형사1부 오창훈 부장판사는 A씨가 형사공탁금 820만원을 건 것에 대해 "25살 청년은 하반신이 마비됐다"며 "피해자를 조롱하는 것이냐"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