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개척은 계속된다"… '3연임' 백현 롯데관광 대표
[CEO초대석] 백현 롯데관광개발 여행사업부 대표
국내 최초 전세기·전세 크루즈 상품 개발한 여행업계 개척자
3월 정기주총서 사내이사 재선임… 2015년 이후 3연임 성공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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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3 | 0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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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9일 제53기 롯데관광개발 정기주주총회에서 백현 대표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2015년 롯데관광개발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처음 선임된 이후 3연임에 성공했다. 전문경영인으로서 높은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롯데관광개발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3135억원을 기록해 전년(1837억원) 대비 70.7%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607억원으로 전년(1187억원) 대비 적자 폭을 줄였다.
한국 최초 전세기·전세 크루즈 상품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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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대표는 2000년 국내 여행업계 최초로 홋카이도 전세기를 띄우며 직항 전세기 시대를 연 것으로 유명하다. 홋카이도를 시작으로 오클랜드, 장자제, 치앙마이, 치토세, 멜버른, 메만베츠, 란저우, 암만, 산티아고 등 수많은 도시를 베스트셀러 관광지로 만들었다.
"전세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를 발굴하고 상품화하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롯데관광개발과 저는 그런 도전적이고 개척에 대한 DNA가 있는 듯 합니다. 크루즈 전세선 역시 그런 개척정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백 대표는 관광업계에서 크루즈 여행 대중화에 기여한 인물로 꼽힌다. 크루즈와 관련해 아무런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지 않은 국내에서 업계 최초로 전세선을 운항하며 관련 산업을 키워낸 '한국 크루즈의 아버지' 같은 존재다.
사업 초기만 해도 한국은 크루즈 전세선을 정박할 항구는 물론 국제여객터미널과 출입국관리사무소 등을 제대로 갖춘 크루즈터미널조차 없었다. 부두가 너무 좁아 32m짜리 대형 크루즈선이 들어오다 배가 찢어지는 일도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부처를 뛰어다닌 사람이 바로 백 대표다.
롯데관광개발은 2010년 국내 최초 크루즈 전세선 운항 이후 2024년까지 인천항, 부산항, 속초항, 대산항을 모항으로 크루즈 전세선을 운항하고 있다. 2017년에는 15만톤급의 크루즈가 입항할 수 있는 속초항 국제크루즈터미널이 완공되면서 속초항 최초로 7만5000톤급의 코스타 빅토리아호를 출항시켰다. 2019년에는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이 개장하며 인천항 최초로 11만4000톤급의 코스타 세레나호가 출항하기도 했다.
백 대표는 "크루즈 여행이야말로 선진국형 관광산업"이라고 강조한다. 크루즈는 한번에 3000명이 승선하는데 이는 비행기 15편에 해당하는 수치다. 아웃바운드(내국인 외국 관광)와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기항지 투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도 끌어낼 수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2010년 이래 총 45회에 걸쳐 크루즈선을 띄웠다. 전세선 운항으로 인해 전 세계 유수의 크루즈 선사에 대한민국의 속초, 인천, 부산, 제주를 주요 기항지로 각인시켰다.
백 대표는 "항구가 크루즈 모항으로 인식되면 크루즈 인바운드 고객 유치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크루즈에 필요한 모든 물자를 모항에서 수급하는 것은 물론 배를 타고 온 외국인 관광객이 인바운드 관광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그의 노력으로 크루즈를 통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2009년 연간 7만명에서 2016년 195만명으로 약 28배 성장했다. 2009년에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크루즈 여행의 점유율이 약 1%에 불과했지만 2016년 11.3%로 11배까지 증가한 것이다.
현재 롯데관광개발은 세계적인 크루즈 선사인 코스타, 프린세스, MSC, 로얄캐리비안과 계약해 인바운드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2023년에는 2만5000명을 유치했고 올해도 총 37항차의 기항지 투어 계약을 체결해 3만5000여명의 크루즈 기항지 관광이 예정돼 있다.
올초에는 센츄리 크루즈사, 코스타 크루즈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인기 상품인 중국 장강삼협 리버크루즈를 비롯해 유럽 지중해 크루즈, 알래스카 크루즈, 두바이 크루즈, 동남아 크루즈 등 다양한 상품을 통해 크루즈 시장을 선도할 전망이다.
2023년 크루즈 전세선을 통해 3800명을 송출했으며 올해는 5월, 9월 총 6항차 전세선을 운항하고 약 1만2000명을 송출할 계획이다.
관광산업 GDP 기여도 51개국 중 꼴찌... K관광 파워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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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관광개발 여행사업부는 프리미엄 여행상품과 크루즈 여행상품이 강세다. 그만큼 다른 여행사에서는 보기 드문 독특하고 특별한 상품도 많다.
올 1월22일에 선보인 메이저 골프대회 패키지는 US오픈 챔피언십,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등 세계적인 골프대회를 직관하고 라운드까지 즐기는 골프투어 상품이다. 2월14일에 출시한 그리스 특별 전세기 상품은 정기편이 없는 그리스 아테네까지 직항으로 날아가 산토리니섬과 크레타섬 등을 둘러보는 패키지다.
프리미엄 여행을 기획하고 개발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지극히 원론적이지만 가장 정답에 가까운 답변이 돌아왔다.
"우리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고객의 '안전'입니다. 제가 본부장으로 재직하던 2000년도의 일입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전세기를 우리나라 최초로 진행했는데 당시 현지 버스의 타이어 마모까지 직접 확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만큼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그의 이러한 신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더욱 확고해졌다. 여행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던 코로나19 시기는 모두에게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들을 연구할 기회이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과연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결론은 '안전 이슈에 대한 철저한 준비'였습니다. 고객의 불안 요소를 모두 제거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지요. 앞으로는 고객이 믿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항공, 호텔, 버스, 식당 등 현지 행사에 만전을 기울여 준비했습니다."
백 대표는 롯데관광개발의 영업 전략이 코로나19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한다. 기존에는 가격경쟁과 송출 인원 규모 경쟁에 중점을 두었다면 엔데믹(감염병의 주기적 유행) 이후에는 롯데관광개발만의 차별화된 상품에 집중하게 됐다.
백 대표의 사무실은 수많은 훈장과 표창으로 가득하다. '2020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의 날 기념식' 동탑산업훈장, '2019 인물 대한민국 대상' 창조경영 대상, '2018 KSA(한국 표준협회)' 베스트 CEO상 등이다. 이 상들은 기업가로서 단순히 수익만 좇지 않고 한 나라의 관광 산업이가야 할 방향성을 누구보다 먼저 고민하고 발로 뛰어온 결과물이다.
백 대표는 모든 상이 감사하고 소중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상은 2020년 수상한 동탑산업훈장이라고 말했다. 크루즈산업의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크루즈 대중화를 이끌었고 크루즈 인프라 구축에 힘썼던 공로를 인정받은 상이기 때문이다. 문체부는 훈장을 수여하며 외화 획득, 지역경제 활성화, 크루즈 전문인력 양성과 고용 창출 등 관광산업 진흥과 선진화 등에 이바지한 공로를 함께 치하했다.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라고들 합니다. 1위가 반도체, 2위와 4위가 자동차랑 자동차 부품이고 3위가 석유화학, 5위가 관광입니다. 전 세계 GDP(국내 총생산) 대비 관광산업 기여도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기준으로 10.4% 정도 됩니다. 우리나라는 2.8%로 관련 통계가 있는 51개국 중 최하위입니다. 요즘처럼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K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을 때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관광산업에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국민들도 마찬가지고요."
지난해 백 대표가 이끄는 여행사업부의 영업이익은 57억원이었다. 최근 매출 호조를 토대로 2024년 영업이익 목표를 120억원으로 상향했다.
백 대표는 코로나19를 이겨낸 임직원을 위해 올 2월 '2023년 우수팀 및 우수사원에 대한 포상식'도 가졌다. 최우수팀에게는 급여의 70%, 우수팀은 급여의 50%를 특별 포상하고 부서별 우수사원에게는 특별 상금과 부상을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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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 롯데관광개발 대표 프로필
1963년 출생
2015년 롯데관광개발 여행사업부 대표이사
코레일 관광개발(코레일.롯데관광 합작회사) 비상임이사
대한·서울상공회의소 관광사업위원회 위원
(사)한국크루즈포럼 부회장
前 한국공항공사 자문위원
前 경희대학교 관광대학원 관광경영학과 겸임교수
2008년 롯데관광개발 부사장
2007년 NH여행(롯데관광개발-농협 합작) 초대 대표이사
2005년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호텔관광학과 관광학 박사(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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