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전환] "시중은행 아이가" 카뱅과 비슷한 체급… 건전성 과제
이남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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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권 중심의 대구은행이 전국구 은행으로 전환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한국씨티·SC제일은행에 이은 7번째 시중은행이다. 금융당국은 1992년 평화은행 인가 이후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 출범을 승인했다. 앞으로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영업하면서 은행간 경쟁을 촉진, 새로운 금융서비스 출시가 이뤄질 전망이다. 단 예수금 기반에 자본력이 부족한 점, 빠른 성장에 따른 건전성 악화가 과제로 꼽힌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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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이 출범 후 57년 만에 시중은행 간판을 달았다. 1967년 설립 후 처음으로 대구지역을 벗어나 전국구 영업을 하게 됐다.
은행권은 대구은행이 은행권의 과점 구도를 깰 '금융메기'가 될 것이란 기대와 '무늬만 시중은행'에 그칠 것이란 우려를 내놓는다. 대구은행의 체급이 시중은행 보다 6분의1 수준에 불과한 데다 가파른 성장으로 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DGB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다. 신청일 기준 자본금은 7006억원, 새 사명은 'IM뱅크'다.
대구은행의 1분기 기준 총자본은 약 4조9857억원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총자본은 23조~36조원대로 5배가 넘는 수준이다. 대구은행의 1분기 총자산 규모 역시 79조6291억원으로 400조~500조원대 규모인 5대 은행의 6분의1 수준이다. 자산규모가 가장 작은 NH농협은행(410조2298억원)의 약 20%에 불과하다.
점포가 없는 인터넷은행과 영업실적도 비슷하다.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에만 70만명 이상의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며 고객 수가 2300만명을 넘어섰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8% 늘어난 1484억원을 기록, 153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대구은행을 바짝 뒤쫓았다.
은행 간 대출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대구은행의 건전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구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3월말 기준 11조8033억원으로 지난해말(10조5511억원)에 견줘 11.9% 증가했다. 1년 전(8조9349억원)과 비교하면 32.1% 늘면서 같은 기간 기업대출 증가율(6.0%, 1조9109억원)을 크게 앞섰다.
전체 원화대출 중 주담대 비중은 17.7%에서 21.2%로 3.5%포인트 틀었다. 가파른 대출 증가에 연체율은 빠르게 늘었다. 지난해 1분기 0.27%였던 가계대출 연체율은 1년 새 0.20%P 오른 0.47%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충당금 전입액도 237억원에서 99% 늘어난 47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연체율은 0.05%P 상승하고, 관련 충당금 전입은 30% 증가에 그쳤다.
은행의 건전성 지표로 불리는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6.53%에서 올 1분기 말 16.40%로 1분기 만에 0.13%포인트 하락했다.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0.08%포인트 내린 13.51%를 기록했다.
취약한 내부통제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지난해 8월 대구은행에서 56개 영업점 직원 111명이 고객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고객 1547명 명의의 은행예금 연계 증권계좌 1657건을 임의 개설한 금융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지방소재 기업인 대구은행이 주요 고객이 몰려있는 수도권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발휘할지도 미지수다. 대구은행은 향후 3년간 수도권 및 강원·충청 등에 영업점 14개를 신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도권 영업을 통해 이익창출 능력을 제고하고 이를 지역소재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은행 관계짜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금리경쟁력, 영업기반 등을 강화할 수 있으나 인지도를 높이고 자본을 대형은행 수준으로 확대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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