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기 이상 상징적인 미국 철강회사'(지난 3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US스틸의 국적을 놓고 미국과 일본이 충돌직전이다.


1901년 JP모건이 소유했던 연방철강과 '철강왕'으로 알려진 카네기의 카네기스틸 등이 합병해 탄생한 US스틸은 줄곧 미국 제조업의 자존심이자, 지난 세기를 대표하는 기업 아이콘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말처럼 100년 넘게 전세계 철강시장을 주도했지만 일본제철(일본), 포스코(한국), 바오산철강(중국), 아르셀로 미탈(인도)에 밀려 지금은 경쟁력을 잃은 '구시대 거인(작년말 기준 매출 41억4400만달러, 영업적자 1010만달러)'으로 취급받고 있다.


구시대 거인 US스틸은 8개월전인 2023년12월 오랜 경영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141억달러에 일본제철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이 직후부터 미국사회는 지금까지 '(US스틸은) 미국이 소유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반대 여론이 몰아치고 있다.

올들어 기업의 국적을 둘러싸고 벌어진 싸움은 이뿐 아니다.


네이버가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야후와 합작 설립한 라인야후. 일본에서 라인 실사용자는 96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인구의 80%에 육박한다. 사실상 일본을 대표하는 국민 메신저다.

이 라인이 올초 고객정보 유출사고를 당하자 일본 정부가 곧 바로 네이버와의 지분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개선 요구했다. 명분은 '안정적인 경영'이지만 한꺼풀만 벗기면 '국적 요구'에 다름없다.

US스틸 인수를 둘러싼 미국과 일본의 감정적 온도는 매우 다르다.

일본 정부는 일단 '개별기업의 일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삼가한다'고 선을 그었지만 "미국과 일본의 경제관계 강화 등 경제 안보분야 협력은 서로에게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대선을 앞둔 미국은 한껏 전투적이다. 바이든에 이어 트럼프, 해리스 등 이번 대선에 등장한 대통령 후보자들 모두 한결같이 'US스틸 매각 불가'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US스틸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감정.
라인야후를 놓고 펼치는 일본 정부의 속내.
국가이기주의로 두텁게 무장한 글로벌 무대의 선택들은 우리가 잠시 잊었던 현실을 일깨워준다.

'자본에도 국적은 있다'

여의도에서 먼저 이 현실을 또렷하게 기억해주기를 희망한다.

김형기 머니S 대표
김형기 머니S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