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 TSMC·SK하이닉스·파두 등 실적 탄력
이한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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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주가가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인공지능(AI) 산업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대표 주자들이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1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이 3252억6000만 대만달러(약 13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2% 늘었다고 발표했다. TSMC의 선전은 AI반도체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최신 반도체를 비롯해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필요한 반도체 등을 위탁 생산하면서 AI 열풍의 수혜 덕택이라는 분석이다.
TSMC의 어닝서프라이즈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소비자용 메모리 시장은 약세인 반면 AI와 빅데이터 처리의 필수적 역할을 하는 기업용 SSD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세계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SK하이닉스는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238단 4D 낸드 기반의 서버용 SSD 'PEB110' 개발 소식을 알렸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고객사와 함께 PEB110에 대한 인증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인증이 마무리되는 대로 내년 2분기부터 제품 양산을 시작해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 제품을 2TB(테라바이트), 4TB, 8TB 등 3가지 용량 버전으로 개발했다. 자사 데이터센터용 SSD 최초로 정보 보안 기능을 대폭 강화해주는 SPDM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SPDM은 서버 시스템을 보호하는 데 특화된 핵심 보안 설루션으로 서버의 안전한 인증과 모니터링을 지원한다. 아울러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솔리다임은 전 세계 최초 쿼드레벨셀(QLC) 기반 고용량 60TB(테라바이트) 기업용 SSD를 개발해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웃돌 것이라는 낙관론이 속속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최대 실적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컨센서스까지 상향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 겨울론을 무색케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 5곳(대신·유안타·상상인·SK·흥국증권)은 SK하이닉스 보고서를 내고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의 전망치가 실제로 나타날 경우 SK하이닉스의 매출은 지난해 3분기(9조662억원) 대비 2배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를 웃돌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용 SSD 컨트롤러 설계 기업 파두 역시 세계적인 기업들을 고객사로 유치하며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파두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와 세계 최대 서버제조사 델, SK하이닉스 및 웨스턴디지털 등에 자사의 기업용 SSD 컨트롤러를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파두의 고객사인 웨스턴디지털이 5세대 기업용 SSD 제품 'DC SN861 E.1S'가 엔비디아의 블랙웰 기반 서버 솔루션 'GB200 NVL72' 사용 인증을 획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제품에도 파두의 5세대 컨트롤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의 엔비디아향 매출이 늘어남에 따라 파두의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웨스턴디지털의 엔비디아 제품 인증에는 파두의 SSD컨트롤러 기술도 기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의 기술력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파두는 올해 들어서만 총 360억원이 넘는 신규 수주를 달성했다. 신규 수주 물량으로만 지난해 연간 달성한 매출액 224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주가도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9일 1만1420원으로 바닥을 찍었던 파두 주가는 실적 개선과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가 반영돼 17일 종가 기준 1만 9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역시 6000억원대에서 9700억원대로 크게 상승했다.
AI 서버 및 데이터센터를 위한 고성능 메모리와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서비스공급자(CSP) 기업들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용량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업용 SSD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AI 서버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므로 높은 성능과 안정성을 갖춘 기업용 SSD가 필수적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기업용 SSD 매출은 57억3840만달러(약 7조7300억원)로 전 분기 대비 52.7% 증가했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성장률을 20% 이상으로 예상하며 기업용 SSD의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AI 맞춤형 기업용 SSD를 주력 제품으로 내걸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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