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주차장 맞은편에 위치한 진명여중고교 터 기념비석 모습. /사진=장동규 기자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주차장 맞은편에 위치한 진명여중고교 터 기념비석 모습. /사진=장동규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여학교는 외국인 선교사가 1886년에 설립한 '이화학당'이다. 하지만 우리 민족 자본으로 지은 최초의 여학교가 어딘지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대한제국 황실이 세운 최초의 여학교는 청와대 인근에 위치해 있었다. 우리 민족 자본으로 세운 최초의 여학교는 바로 진명여학교다. 진명여자고등학교는 1905년에 설립됐다.

당시 우리나라는 일제에 나라를 빼앗길 위험에 처해 있었다. 국가의 위기 속에서 당시 국모였던 엄순헌 귀비는 여성 교육에 뜻을 세우고 친오빠였던 엄순원 선생에게 학교 대지를 하사했다. 1906년 4월 우리 민족 자본으로 최초의 여학교인 진명여고를 세웠다. 설립 당시 2년제 보통과에 8∼15세의 여학생 70명이 입학했다. 1908년 제1회 졸업생 10명을 배출했다.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주차장 맞은편에 위치한 진명여중고교 터 기념비석 모습. /사진=장동규 기자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주차장 맞은편에 위치한 진명여중고교 터 기념비석 모습. /사진=장동규 기자


1912년 들어 보통과는 4년제 진명여자보통학교로, 중등과는 3년제 진명여자고등보통학교로 인가를 받았고 유치과는 폐지했다.


1913년 설치된 2년제 기예과는 12세 이상의 부녀자들에게 보통교육과 함께 수예 등을 가르치다가 1922년 3년제 진명여자고등보통학교 부설 경성여학원으로 개편됐다. 이어 1928년진명여자보통학교와 경성여학원을 폐교하고 진명여자고등보통학교만을 운영하면서 4학급에서 8학급으로 학급을 증설했다.

1931년 5월말 재학생 수는 410명으로 증가했다. 1938년진명고등여학교, 1947년진명여자중학교로 개칭하고 수업연한을 6년으로 연장했다. 1951년 들어서는 진명여고와 진명여중으로 개편됐으며 진명여자중학교는 1987년 폐교됐다.


진명여고는 1989년 8월 현재 위치해 있는 서울 양천구 목동으로 교사를 신축 이전했다. 옛 부지에는 진명총동창회가 2019년 세운 표지석이 남아 있다.

표지석은 서울 종로구 효자동 청와대 사랑채 주차장 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