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는 WRC 2024 시즌 마지막 경기 '일본 랠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일본 랠리는 낙엽이 변수로 지목된다. /사진=토요타
토요타는 WRC 2024 시즌 마지막 경기 '일본 랠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일본 랠리는 낙엽이 변수로 지목된다. /사진=토요타


토요타자동차는 모터스포츠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강자로 분류된다. 아시아권 자동차 제조사가 유럽과 미국 등에서 펼쳐지는 글로벌 자동차 경주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토요타는 꾸준히 이름이 거론된다.


혹독하기로 유명한 경주인 '르망24시'의 최상위 클래스를 비롯, 글로벌 모터스포츠에 두루 참가하며 기술 고도화에 나서는 중이다. 이는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그는 '모리조'라는 닉네임으로 여전히 직접 대회에 참가할 만큼 모터스포츠에 진심이다.

지난 10월 경기도 용인 스피드웨이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 이벤트는 아키오 회장의 제안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화답하며 세계적으로 이슈가 됐다.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정의선 회장(왼쪽)과 토요다 아키오 회장(오른쪽)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정의선 회장(왼쪽)과 토요다 아키오 회장(오른쪽)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이 같은 관심은 WRC(월드랠리챔피언십) 2024시즌 마지막 경기가 펼쳐지는 '일본 랠리'(Japan Rally·재팬 랠리)로 옮겨갔다. WRC 복귀 후 사실상 독주를 이어오다가 올해는 현대월드랠리팀의 선전에 허를 찔린 상황이다. 토요타는 홈그라운드에서 마지막 대회가 열리는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계획이다.

토요타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WRC에 참가했었다. 이후 2016년 가주 레이싱 월드랠리팀으로 WRC에 복귀했고, 현재까지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 모터스포츠 강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22년 폭스바겐이 WRC에서 철수한 이후 토요타의 독주가 이어져왔다.


WRC 드라이버부문 시즌 챔피언은 1990년부터 9차례, 제조사부문 타이틀은 7차례 가져올 만큼 확실한 랠리 강자로 입지를 다졌다. 특히 2016년 복귀 이후 2020년 제조사부문을 현대차에 빼앗겼을 뿐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전 부문을 석권했다.

중부 유럽 랠리에서 나란히 포디움에 오른 현대차와 토요타 월드랠리팀 /사진=토요타
중부 유럽 랠리에서 나란히 포디움에 오른 현대차와 토요타 월드랠리팀 /사진=토요타


이처럼 놀라운 성적을 거둔 배경엔 WRC 8회 시즌 챔피언을 지낸 세바스티앙 오지에와 호흡을 맞춘 게 컸다. 프랑스 출신 세바스티앙 오지에는 시트로엥 팀에서 활약하며 압도적 기량을 과시했고 현재는 토요타 팀의 간판 레이서로 활약 중이다. 특히 그는 트랙 적응 능력이 뛰어나서 다양한 환경을 마주하며 달려야 하는 랠리 경기에 최적화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현대월드랠리팀 에이스 티에리 누빌의 페이스가 너무 좋아서 드라이버부문 타이틀은 내어준 상황이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포디움(시상대)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제조사부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일본 랠리는 낙엽이 많은 산길을 달려야 해서 노면 그립을 최대한 유지하는 게 관건으로 꼽힌다.

세바스티앙 오지에는 최근 진행된 레이스에서 코스를 이탈하는 사고를 겪었다. 이번 일본 랠리에서 이 같은 실수를 만회,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게 목표다. 토요타 팀 소속 선수들이 최대한 많이 포디엄에 올라야 팀 포인트를 쌓을 수 있고 현대차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

세바스티앙 오지에의 경기장면. 그는 트랙 대응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진=토요타
세바스티앙 오지에의 경기장면. 그는 트랙 대응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진=토요타


2023년 9개 스테이지에서 우승하고, 지난달 중부유럽 랠리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 후 고향으로 돌아온 카츠타 타카모토도 이번 랠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오지에는 WRC와의 공식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상적인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최근 우리의 성과는 좋았다"며 "올해는 대회가 1주일 늦게 열리기 때문에 일본의 숲속 스테이지는 매우 어려울 수 있는데 우리는 모든 팬들이 희망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리마티 라트발라 토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랠리팀 감독은 "랠리 재팬은 우리 팀에게 매우 중요하며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기에 정말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 같다"며 "우리는 여전히 제조사 챔피언십에서 기회가 있으며, 작년 일본에서의 놀라운 1-2-3 피니시도 마찬가지"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