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S+] 컨테이너선,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K-조선 수주 재개
컨선 선가, 2020년 대비 약 2배↑… 조선 빅3, 올해 7월부터 순차 수주
최유빈 기자
2,004
2024.11.27 | 05:30:00
공유하기
|
선가 상승과 발주세 회복으로 국내 조선사들이 연이어 컨테이너선 수주를 재개했다. 글로벌 물동량 증가와 해상운임 상승으로 당분간 발주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조선사들의 추가 컨테이너선 수주가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사들이 올해 들어 속속 컨테이너선 수주에 나섰다. 올해 첫 계약은 HD한국조선해양이 따냈다. 지난 7월 유럽 선사로부터 1만55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을 총 3조6832억원에 수주했다. 척당 선가는 3070억원으로 평균 시세(약 2억100만달러·2735억원) 대비 약 12% 높다.
두 번째로 수주고를 올린 한화오션은 지난달 유럽지역 선주로부터 1만5000TEU급 LNG이중연료 추진 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1조6932억원에 수주했다. 한화오션이 컨테이너선 수주에 나선 것은 2022년 1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가장 보수적인 영업 기조를 유지해 온 삼성중공업도 지난 25일 아시아 지역 선사와 컨테이너선 4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첫 컨테이너선 수주로, 계약 금액은 총 1조985억원 규모에 달한다.
국내 조선사들은 불황 때 저가에 수주한 컨테이너선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쳐 수주를 자제해 왔다. 강상용 한화오션 상무는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컨테이너선 수주 재개에 대해 "작년 하반기 컨테이너선 선가가 당사가 생각하는 마진율에 미치지 못해서 타 선종 대비 후순위 선정으로 가져가는 영업 전략을 세웠다"며 "최근 선가가 급등하고 수익성이 확보되면서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영업 전략을 유연하게 수정했다"고 밝혔다.
컨테이너선은 중국이 사실상 독식하는 시장으로 바뀌었으나 해운운임이 오르고 수주세가 지속되면서 선가가 상승하자 조선사들은 수주를 재개했다. 홍해 사태 등으로 항로를 우회하면서 컨테이너선의 평균 운항 거리가 멀어져 수요가 동반 상승했다.
현재 선가는 2020년 대비 약 2배 올랐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가격은 2020년 1억4250만 달러(약 1990억원)에서 2021년 1억8350만 달러(2564억원)→2022년 2억1500만 달러(3000억원)→2023년 2억3300만 달러(3260억원)→2024년 2억7400만 달러(3830억원)으로 올랐다.
노후 선박의 교체 수요가 늘면서 컨테이너선 발주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클락슨리서치는 12000TEU 이상 컨테이너선은 2024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약 53척 발주될 것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취임 이후 미중갈등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해상 공급망 안보를 위해 추가 발주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저선가에 수주한 컨테이너선들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쳐 컨테이너선 수주에 보수적이었으나 신조선가가 지속해서 상승하면서 수주를 재개했다"며 "글로벌 해운 규제 강화와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계속돼 내년에도 발주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최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