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전 대표. /그래픽=강지호 기자
민희진 전 대표. /그래픽=강지호 기자


"없는 말로도 지어서 공격받는데 '이거 거짓말이에요'라고 맨날 이야기할 수 없다"며 "억울함도 지고 사는 거고, 결과물과 행동, 진짜의 모습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


퇴사 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한 민희진 전 어도어(하이브 자회사) 대표는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드림플러스 강남에서 열린 한화손해보험X폴인 토크 콘서트 '장르가 된 여자들'에서 왜곡된 의혹 제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이브와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민 전 대표의 해당 발언이 주목받는다. 민 전 대표에 대해선, 상황이 불리한 국면마다 시점(時點)을 왜곡해 반전 여론을 조성하는 경향이 있다는 시각이 많다.


민 전 대표는 지난 5월 31일 2차 기자간담회에서 '와 OO 개뚱뚱 xx' 등이 담긴 뉴진스 뒷담화 카톡에 대해 질문받은 적이 있다. '뉴진스 맘'(걸그룹 뉴진스의 엄마)을 자처하며 멤버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에게 애정을 과시해 온 터라 많은 이들이 놀랐다. 해당 카톡은 인기 연예 유뷰브 채널에 공개됐고, 한 시상식에서 뉴진스가 밝힌 수상소감과 관련해 민 전 대표와 부대표 A씨와 나눈 대화다.

카톡에는 ▲그냥 늘 겸손하라고 해 돼지같이 살쪄도 인기몰이해주고 있으니까 ▲멋진 척 한다고 멋있는 말 늘어놓으면서 정작 나한테 인사 안 하면 죽여버리고 싶을 것 같다 ▲쟤네가 잘해서 뜬 게 아니다 등의 폭언, ▲살 하나 못 빼서 뒤지게 혼나는 개초딩들 ▲와 OO, 개뚱뚱 X발 등 같은 뉴진스 멤버 외모 비하 발언도 있었다.


하이브의 짜깁기라고 주장한 민 전 대표는 이날 "3년 전 카톡이 기억이 나세요? 저는 했는지 기억도 안나고 (카톡 관련 질문은) 쟁점도 아닌 무가치한 일"이라고 했다. 민 전 대표는 3년 전 카톡이라고 밝혔지만 해당 메시지는 올해 3월 작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3년 전이면 뉴진스가 데뷔하기 전이어서 시상식 관련 언급은 어불성설이다. 뉴진스에 대한 애정이 의심된다는 비난이 나오자 거짓을 얘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뉴아르'에 아일릿이?… "아이브를 교묘하게 바꿔치기"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진=임한별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진=임한별 기자


민 전 대표의 직접 발언은 아니지만 최근 뉴진스 주장이 시점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뉴진스가 어도어와 전속계약을 해지하려는 첫 번째 이유로 꼽은 것이 '뉴아르에서 뉴 버리고'라고 하는데 시점이 혼란스럽다.


뉴진스는 최근 어도어에게 보낸 내용증명을 통해 "'뉴아르'란 하이브 산하 레이블에서 데뷔한 여성 아이돌 그룹인 '뉴진스, 아일릿, 르세라핌'을 일컫는 말이고 여기서 '뉴'를 버리겠다는 것은 저희 '뉴진스'를 버리고 새로 판을 짜겠다는 계획으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문구는 2023년 5월10일 하이브사 만든 음악산업리포트에 게재됐다. 이때는 아일릿 데뷔 멤버를 결정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R U Next!'가 방영하기도 전이다. 뉴아르의 '아'가 아일릿을 지칭할 수 없는 것이다.

어도어는 "당시 4세대 걸그룹을 지칭하는 뉴아르는 뉴진스와 아이브, 르세라팜을 말한 것"이라며 "더욱이 뉴버리고는 압도적 성과를 거둔 뉴진스와는 별개로 르세라핌은 마케팅적으로 초동 100만장 그룹인 에스파, 아이브와 묶여야 마케팅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을 강조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주장은 민 전 대표가 주장한 아일릿(올해 3월 데뷔)의 카피논란과 결부시키기 위해 뉴아르의 아이브를 아일릿으로 교묘하게 바꿔치기하고 시점을 왜곡해 대중을 선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민 전 대표는 지난달 어도어 사내이사를 사임하고 회사를 떠났다. 어도어 핵심 아티스트 뉴진스는 지난 11월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와의 전속 계약은 11월 29일 0시 해지하겠다"며 "민 전 대표와의 동행을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