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 /사진=뉴스1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넥슨 사옥. /사진=뉴스1


[S리포트] 국내 최고 게임사 넥슨의 '30년'


넥슨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국내 대표 게임사로 유저들과 수많은 추억을 쌓아온 넥슨은 한국 게임 산업 성장과 함께하며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겼다. 1994년 작은 오피스텔에서 시작된 도전은 세계 최초 온라인 게임을 탄생시키며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석권했고, 이제 '한국의 디즈니'라는 목표를 향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게임사로 유저들과 수많은 추억을 만들어온 넥슨은 이날 창립 30주년을 맞이했다.

넥슨은 비트 컴퓨터가 보급되고 PC 통신이 연결되던 1994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작은 오피스텔에서 온라인 게임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주목한 '괴짜'에 의해 탄생했다. 당시 카이스트 전산학 석사 과정을 밟던 김정주 창업자는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86학번) 대학 동기이자 게이머들 사이에서 천재라 불리던 송재경 엑스엘게임즈(XLGAMES) CCO(최고창의력책임자)와 손잡았다.


이들의 노력은 1996년 세계 최초의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 출시로 결실을 맺었다. 초고속인터넷과 PC방이 보급되면서 이 게임은 2005년 동시접속자 수 13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바람의나라는 2011년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로 기네스북에 등재됐으며 지난해엔 서비스 운영 1만일을 넘기며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후 넥슨은 ▲어둠의 전설 ▲퀴즈퀴즈 ▲메이플스토리 ▲크레이지아케이드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 수많은 히트작을 연이어 선보이며 2000년대 한국 게임 붐을 주도했다. 어둠의 전설과 같은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을 통해 온라인 게임 운영 노하우를 쌓은 넥슨은 1999년 세계 첫 온라인 퀴즈 게임인 '퀴즈퀴즈'를 출시했다. 2001년엔 이 게임을 무료로 풀되 일부 아이템을 유료로 파는 '부분 유료화' 사업 모델을 업계 최초로 선보여 수익 구조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이러한 혁신은 넥슨을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게임사로 성장시켰다. 2005년 출시한 액션 게임인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에서 큰 호응을 얻으면서 넥슨의 핵심 지식재산권(IP)으로 자리 잡았다. 던전앤파이터는 2014년 동시 접속자 수 500만명의 기록을 남겼다. 이 게임의 회원 수는 8억5000명에 이른다.

2011년에는 국내 시장보다 더 많은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하며 글로벌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앞서 김 창업주는 일찍부터 게임의 본고장인 일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2002년 일본에 현지법인을 세운 바 있다. 이후 넥슨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북미 시장에서 손꼽히는 게임 개발사의 위치를 거머쥐었다. 특히 국내 법인은 개발과 서비스를 총괄하고 넥슨 일본법인 수장은 글로벌 확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며 이원화된 전략으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넥슨이 26일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한국의 디즈니'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도전과 혁신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그래픽은 고 김정주 창업자의 생애 이력. /사진=김성아 기자
넥슨이 26일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한국의 디즈니'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도전과 혁신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그래픽은 고 김정주 창업자의 생애 이력. /사진=김성아 기자



넥슨은 출시 20년 이상의 '장수 게임'이 대부분이라는 점이 성공 비결로 꼽힌다. 보통은 10년 이상 인기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지만 넥슨은 달랐다. 단순히 명맥만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인기까지 유지했다. 이는 체계적인 관리가 뒷받침된 덕분이다.

넥슨의 핵심 계열사인 넥슨코리아는 2009년을 기점으로 게임 개발 조직을 신규개발본부와 라이브본부로 이원화했다. 신규개발본부는 신작 게임 발굴에 집중하며 라이브본부는 기존 게임의 인기를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용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출시된 퍼스트 디센던트는 개발 단계에서 10만건이 넘는 이용자 의견을 하나하나 반영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이 같은 노력은 넥슨이 한국 게임 산업을 IT(정보기술) 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도록 이끌었다.

넥슨은 단순히 게임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것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넥슨의 사회공헌은 2005년 통영시 풍화분교에 개설한 '넥슨 작은책방 1호점'에서 시작됐다. 어린이들이 독서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독서 공간과 도서를 지원하는 이 사업은 넥슨재단을 통해 국내에 122호점, 해외에 8호점 등 총 130호점이 개설됐다.
넥슨은 사회공헌 활동도 다양하게 추진해왔다. 사진은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 재활병원 전경. /사진=넥슨
넥슨은 사회공헌 활동도 다양하게 추진해왔다. 사진은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 재활병원 전경. /사진=넥슨


2013년에는 아시아 최초의 컴퓨터박물관인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개관하며 컴퓨터 역사와 문화의 보존에 기여했다. 또 푸르메재단과 협약을 맺어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기금 조성에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이처럼 넥슨은 지속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실천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재단의 필요성과 방향성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했으며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비영리 재단 설립 인가를 받아 본격적으로 '넥슨재단'을 설립하고 사회 환원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김정주 창업주의 철학은 넥슨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책임을 잃지 않는 데 뿌리를 두고 있다.

2022년 유명을 달리한 김정주 넥슨 창업자는 생전 "넥슨을 월트 디즈니처럼 만들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게임 회사를 넘어 전 세계인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로 키우겠다는 포부였다. 그의 비전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넥슨은 2027년까지 매출 7조원을 목표로 '한국의 디즈니'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지난 4월, 이정헌 대표는 그룹의 머리라고 할 수 있는 넥슨(일본법인)의 수장을 맡으며 글로벌 넥슨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 입증한 '라이브 게임'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넥슨이 한국의 디즈니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도전과 혁신을 이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