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사고 기종인 'B737-800'에는 공중에서 연료를 방출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 피해 규모를 더 키웠다는 추측이 나온다. 사진은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 대합실에서 한 소방대원이 쪽잠을 자는 모습. /사진=뉴시스
'무안 제주항공 참사' 사고 기종인 'B737-800'에는 공중에서 연료를 방출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 피해 규모를 더 키웠다는 추측이 나온다. 사진은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 대합실에서 한 소방대원이 쪽잠을 자는 모습. /사진=뉴시스


전라남도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불길에 휩싸인 제주항공 소속 여객기 기종 'B737-800'에는 연료를 공중에서 버릴 수 있는 기능이 없어 피해가 더 컸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기종은 최근 해외에서도 결함이 나타나 잦은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업계 관계자는 "B737-800에는 연료를 방출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지 않았다"며 "공중에서 연료를 소진하지 못해 비상착륙 후 피해가 특히 더 컸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여객기에는 연료를 소진하지 않더라도 공중에서 방출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비상시 상공에 머무르며 활주로 착륙이 가능한 '최대허용 착륙중량'을 맞추기 위해서다. B737-800에는 이 기능이 없어 비상착륙 후 불길이 더 거셌던 것으로 보인다.


항공유는 일반 휘발유에 비해 화재 발생시 그 위력이 더 강하다. 공항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하면 골든타임인 180초 안에 구조소방듭급 분사율(10등급 기준 분당 2만4000리터)의 50% 이상을 분사해야 하는 이유다.

전날 사고 발생 직후 국토교통부는 "관제탑이 조류 충돌 경보를 보내고 1분 뒤 항공기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선언했고, 2분 후 충돌이 일어났다"고 밝힌 만큼 상황이 긴박해 연료 소진 시간이 부족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B737-800은 중·단거리 비행에 주로 쓰이는 협동체(단일 통로)다. 국내에서 101대(▲제주항공 39대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가 운항 중일 만큼 보편적으로 쓰이는 기종이다.

사진은 사고 소식을 들은 뒤 절망에 빠진 유가족의 모습. /사진=뉴시스
사진은 사고 소식을 들은 뒤 절망에 빠진 유가족의 모습. /사진=뉴시스


참사 기종 'B737-800' 사고 잇따라

B737-800은 최근 유압 장치 및 랜딩기어 고장 등으로 해외에서도 문제를 일으켰다.

전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던 B737-800 기종의 KLM 소속 여객기가 노르웨이 오슬로 토르프산데피요르드 공항에 비상착륙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182명의 승객을 태운 해당 여객기는 굉음을 내며 활주로를 벗어나 바로 옆 풀밭에 멈춰섰다.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유압 장치 고장이 비상착륙의 원인이었다.

현지 언론은 여객기 왼쪽 엔진에서 연기가 났다고 보도했다. 여객기 조종사는 "착륙 과정에서 비행기를 통제하는 건 불가능했다"며 "비행기가 계속 오른쪽으로 기울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같은 기종인 에어인디아익스프레스 소속 여객기는 랜딩기어에 문제가 생겨 이륙 후 약 2시간 만에 회항하기도 했다.

승객 약 150명을 태우고 아랍에미리트로 향하던 이 여객기는 유압 시스템 고장으로 랜딩기어를 접어야만 했다. 이후 4000피트(약 1219m) 상공에서 선회하다가 결국 회항했다.

사진은 사고 여객기 잔해 수색작업을 펼치는 소방대원의 모습. /사진=뉴시스
사진은 사고 여객기 잔해 수색작업을 펼치는 소방대원의 모습.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