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불황 속에 건설공제조합업계가 고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업계 불황 속에 건설공제조합업계가 고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수년째 지속된 건설경기 불황에도 건설공제조합업계가 높은 투자 수익을 거두고 총수익도 고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이익과 자산운용 수익이 증가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건설업계 빅2 보증회사인 건설공제조합·전문건설공제조합에 따르면 건설공제조합 총수익은 ▲2022년 3842억5200만원 ▲2023년 3782억5900만원 ▲2024년 3945억500만원 등을 기록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2022년 4215억5349만원 ▲2023년 4726억1543만원의 총수익을 기록했고 지난해도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9년 기록한 1452억원의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을 넘어설 전망이다. 조합 당기순이익은 ▲2022년 837억원 ▲2023년 1160억원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건설보증' 부문에서 25조7000억원 규모의 신용 제공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도별 보증 잔액은 ▲2021년 18조9371억원 ▲2022년 22조7462억원 ▲2023년 24조654억원으로 증가했다. 보증 실적은 전문건설업체를 주축으로 구성된 조합원사에 보증서를 발급한 잔액을 의미한다. 보증사고 발생시에 조합이 대신 변제해야 하는 익스포저(위험 노출금액)를 의미한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의 '자산운용' 부문은 지난해 1797억원의 수익을 올려 전년(1347억원) 대비 33% 성장했다.


건설공제조합도 보증 잔액이 ▲2021년 72조615억원 ▲2022년 83조1795억원 ▲2023년 59조1910억원 등으로 2023년 감소했다. 하지만 대출 이자 이익은 같은 기간 ▲2021년 344억6600만원 ▲2022년 367억4600만원 ▲2023년 453억2200만원으로 지속 상승했다. 고금리 여파로 건설전문은행 성격의 공제조합들은 이자 이익을 늘릴 수 있었다. 조합 측은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아 금리를 조정하기 때문에 시중은행 대비 낮은 금리로 운영하지만 융자 수요가 몰리면서 잔액이 늘었다고 밝혔다.

'리스크 대비' 보증 가입 늘었다… 협회 회원사 수는 감소

건설 협회들의 회원사가 줄고 연회비 미납 사태도 속출하는 가운데 건설 보증회사들의 조합원사는 오히려 늘어났다. 사진은 전문건설공제조합 전경. /사진=전문건설공제조합
건설 협회들의 회원사가 줄고 연회비 미납 사태도 속출하는 가운데 건설 보증회사들의 조합원사는 오히려 늘어났다. 사진은 전문건설공제조합 전경. /사진=전문건설공제조합


불황 장기화로 건설 관련 협회들의 회원사 수가 줄거나 연회비 미납 사태도 속출하는 가운데 공제조합의 조합원사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전인 2020년 약 5만5700여개였던 조합원사 수가 지난해 6만2000여개까지 증가했다. 건설공제조합도 조합원 수가 2020년 1만2900여개 수준에서 2024년 1만3000여개로 늘어났다.

협회 회원사 수가 감소한 것과는 대비된다. 중소 주택건설업체가 주축인 대한주택건설협회는 회원사 수가 2년 만에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 관계자는 "2022년까지 회원사 수가 1만개 이상이었는데 현재 8800개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종합건설업체들이 회원사로 있는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도 "더 이상 수주를 못 하는 업체의 경우 건설업 등록을 반납하고 회원 탈퇴했다"며 "연회비 납부에 부담을 느끼는 업체들이 자발 탈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건설 보증 증가 현상은 지급보증 등 리스크 대비 보험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상황이 나쁘다 보니 폐업 업체가 많았고 보험을 강화해 리스크를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대 실적을 달성한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조합원사의 고통 분담과 이익 환원을 위해 적극 배당 정책을 펼쳤다. 지난해에는 2023년 당기순이익의 89%인 1028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전문건설공제조합 관계자는 "호황기에 80% 수준에서 환원했으나 지난해에 당기순이익의 90%를 배당금으로 돌려줬다"며 "자금난을 겪는 경영인들이 지원을 체감할 수 있도록 특별 융자 연장과 배당금 전환으로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공제조합도 보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조합의 역할이 보증기관인 만큼 조합원사에 필요한 보증상품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보증 심사에서 선별 기능을 강화해 수익률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