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따리상 그만" 롯데면세점, 매출 각오하고 거래 중단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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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2 | 14: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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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이 중국 보따리상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며 면세업계 구조 개선에 나섰다. 손실 누적으로 인해 존폐의 갈림길에 선 롯데면세점이 고강도 체질개선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말 주요 중국인 보따리상들에게 이달부터 면세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 매출 감소를 감수하고 경쟁력과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이궁'으로 불리는 중국인 보따리상은 국내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 유통하는 업자들이다.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갈등 이후 중국 단체 관광객의 한국 입국이 금지된 뒤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관광객 감소로 이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고 국내 면세업계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해왔다. 그러나 보따리상은 면세점 수익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면세점들은 남은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정상가의 40~50%를 수수료로 환급해 상품을 넘기며 출혈 경쟁을 초래했다. 2023년부터 면세업계는 수수료를 점진적으로 인하했지만 여전히 35% 수준이다. 수익성을 회복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미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연 매출 중 보따리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에 달한다.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이를 감수하더라도 수익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는 신년사에서 "볼륨 중심의 성장에서 수익성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롯데면세점은 ▲상품 경쟁력 강화 ▲개별 관광객(FIT)·VIP 고객 유치 확대 ▲운영 효율화를 목표로 조직을 개편하고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구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도 필요하지만 개별 업체의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며 "다른 면세점들도 보따리상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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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