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틱톡 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중국이 일론 머스크에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사진=로이터
미국의 '틱톡 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중국이 일론 머스크에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사진=로이터


미국이 '틱톡 금지법' 시행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4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소식통은 "중국 고위 관리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협력 방안 논의의 일환으로 틱톡에 대한 비상계획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그중 하나는 머스크 CEO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이 미국의 '틱톡 금지법'에 따른 틱톡의 미국 내 사용 금지 조치를 막지 못할 경우 머스크 CEO에게 틱톡의 미국 사업부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중국 관리들이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여전히 준비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엑스(X·옛 트위터)를 소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X는 틱톡의 미국 사업 인수로 광고주 유치 노력을 강화할 수 있고 머스크 CEO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도 틱톡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 내다봤다. 틱톡의 미국 내 사용자는 1억7000만명 이상이다.


중국 당국의 논의에 머스크 CEO가 거론된 것은 그가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는 점과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것과 관련이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중국 사업으로 중국 정부와 교류한 경험이 있어 바이트댄스 내부에서 매우 성공적인 기업가로 여겨진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최측근인 머스크와의 거래는 중국 정부에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틱톡 문제를 트럼프 2기의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 CEO를 활용해 해결하는 것은 물론 관세 등의 협상에서도 도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분석이다. 머스크 CEO는 2024년 대선에서 2억5000만달러 이상을 기부하며 트럼프 당선인 재선 성공의 '일등 공신'으로 꼽혔다. 이에 차기 행정부에서 신설되는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의장으로 내정되는 등 행정부 실세로 떠오르고 있다.


틱톡은 블룸버그 보도에 대해 "완전히 허구"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이번 보도가 틱톡 금지법 시행 임박을 앞두고 나온 만큼 X의 틱톡 미국 사업 인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4월 미 연방의회를 통과한 '틱톡 금지법'은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다. 해당 법안은 오는 19일 발효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틱톡 금지법 연기 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관련 문제가 추가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가 속한 공화당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틱톡 금지법 시행 연기 요구가 나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과 로 카나 하원의원은 미 의회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 마감일 연장을 촉구한 바 있다. 마키 의원은 "틱톡의 사용 금지는 사회적 연결과 생계를 위해 이 앱에 의존하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틱톡 사업권 매각 마감일 연장을 요청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