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휴전·인질석방 합의… 바이든 "미국 외교 결과"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석방 합의에 성공했다./사진=로이터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 합의에 성공했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매우 좋은 오후다. 왜냐하면 마침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및 인질 협상이 타결됐음을 발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외신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공식적으로 협상 타결을 확인했고 담화에 나서 합의된 내용을 알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3년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시작된 15개월간의 분쟁이 마침내 종식되고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가며 가자지구의 무고한 시민들의 고통이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명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를 헤즈볼라로 잘못 언급하기도 했다.

합의된 휴전안은 총 세 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는 6주간 지속된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33명을 석방하고 군인을 포함한 모든 여성, 19세 미만의 인질을 먼저 석방한 뒤 50세 이상 남성을 풀어준다. 매주 최소 3명의 인질이 석방되며 하마스는 생존한 인질을 먼저 풀어준 뒤 사망한 인질의 시신을 이스라엘에 보내주기로 했다. 이스라엘은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을 석방한다. 또 이스라엘 여성 군인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50명을 풀어준다. 아울러 전쟁 발발일 이후 억류된 팔레스타인 여성 및 19세 미만 아동을 모두 풀어준다.

1단계 조치가 이뤄지는 동안 양측은 영구적인 종전을 위한 협상을 진행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2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협상해야 할 세부 사항은 많지만, 휴전안에 따르면 협상이 6주 이상 걸리더라도 협상이 계속되는 한 휴전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구 휴전에 합의하면 2단계에 접어들어 남자 군인을 포함한 모든 생존 인질을 석방하기 위한 교환작업이 이뤄진다. 또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된다.

마지막 3단계는 사망한 인질들의 유해가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가자지구 내 대대적인 재건 계획이 시작된다. 이번에 합의된 휴전안은 지난해 5월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휴전안과 거의 동일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 지역 내 대부분 위협이 제거되거나 약화됐기에 이러한 합의가 가능했다고 봤다. 그는 "이는 하마스가 극심한 압박을 받고 있고 레바논 휴전과 이란의 약화 이후 지역 정세가 변화한 것에 따른 결과일 뿐 아니라 끈질기고 고된 미국 외교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한때 하마스를 보호하고 지탱했던 테러 네트워크는 한층 약화됐다"며 "이란은 지난 수십 년에 비해 어느 때보다 약해졌고 헤즈볼라는 심각히 쇠약해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15개월이 넘는 전쟁 동안 하마스 고위 관계자들은 사망했고 100여명의 전사가 사망했다"며 "군사 조직은 파괴돼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 시민들에 대해서는 "지옥을 겪었다. 너무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사망했다"면서도 "이번 협상으로 가자 시민들도 마침내 회복하고 재건할 수 있게 됐다"고 희망을 가졌다.

이어 "나는 미국인 가족들도 생각한다. 세 명이 가자지구에 인질로 잡혀 있고 네명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시련을 겪은 뒤 유해를 돌려받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기여도가 어느 정도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합의안은 내가 지난해 5월에 제안했던 안과 거의 흡사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합의안은 다음 행정부에서 시행돼야 한다. 그렇기에 저희 팀에게 차기 행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우리 모두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라고 얘기했다고"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퇴임을 닷새 앞두고 이뤄졌다.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11월 역사적인 (대선) 승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