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월20일.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이 교도소에서 탈옥했다. /사진=JTBC 보도 캡처
1997년 1월20일.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이 교도소에서 탈옥했다. /사진=JTBC 보도 캡처


1997년 1월20일. 희대의 탈옥수로 불리는 신창원이 교도소에서 탈옥한 날이다. 향후 무려 2년6개월 동안 4만㎞의 거리를 이동하며 도주를 지속했고 이 과정에서 절도로 도피 자금을 마련했다.


신창원은 여러 차례 절도죄로 집행 연기를 선고받는 등 전과가 쌓인 상태였다. 그러던 중 1989년 서울 성북구 돈암동 한 가정집에서 3000여만원의 금품을 빼앗다가 공범 중 한 명이 집주인을 흉기로 살해해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달간 치밀하게 준비한 탈주 계획… 체중 15㎏ 감량해

부산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신창원은 2개월 동안 탈주 계획을 세워 수감 7년 만에 교도소를 탈옥한다. /사진=YTN 보도 캡처
부산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던 신창원은 2개월 동안 탈주 계획을 세워 수감 7년 만에 교도소를 탈옥한다. /사진=YTN 보도 캡처


부산교도소에서 수감 생활하던 신창원은 투옥된 지 7년 만에 탈출을 감행한다. 신창원은 노역 작업 중 몰래 입수한 작은 실톱날 조각으로 하루 20분씩 감방 화장실 쇠창살을 잘랐다. 톱질 시 발생하는 소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매일 법무부 교정본부의 라디오 교화 방송 송출 시간에 맞춰 화장실에 들어갔다.

2개월 동안 지름 1.5㎝의 쇠창살 2개를 끊는 데 성공한 신창원은 감방을 빠져나가 외벽 환기통을 타고 1층으로 내려갔다. 좁은 공간을 빠져나가기 위해 신창원은 변비에 걸렸다는 핑계로 체중 15㎏을 감량했다. 이후 쇠창살로 교도소 내 교회 신축 공사장 철 담장 밑의 땅을 파 공사장 부지로 향했다. 공사장에서 주운 밧줄을 타고 외부로 통하는 공사장 벽을 넘어 교도소를 완전히 빠져나갔다. 탈주는 약 1시간30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전국에 지명수배가 되고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신창원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신창원은 전 경찰이 전력을 다해 쫓는 비상경계령을 농락하며 유유히 전국을 활보했다. 1997년 12월에는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한 빌라에 있던 신창원의 소재가 파악돼 경찰과 대치가 이어졌지만 창밖 배수관을 타고 달아나 다시 종적을 감추면서 '신출귀몰 탈주범'으로 더 유명세를 탔다.

신출귀몰 신창원, 결국 2년 6개월 만에 붙잡혀

경찰의 무능도 드러났다. 경찰은 연간 97만여명을 투입하고 전단 463만여장을 배포했으나 88차례에 걸친 그의 절도 행각을 넋 놓고 바라봐야 했다. 신창원 검거 실패로 경기경찰청장, 수서경찰서장이 해임되는 등 57명의 경찰이 문책당했다. 이에 '신창원이 출몰하면 경찰이 몰락한다'는 의미의 '신출경몰'이라는 단어도 유행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신창원은 1999년 7월16일 전남 순천시 한 아파트에 숨어있다가 가스레인지 수리공의 신고로 검거됐다. 당시 가스레인지 수리공은 여성의 집에 수리하러 갔다가 남녀가 함께 사는 집인데도 결혼사진이 없고 유독 운동기구가 많자 이를 의심했다. 게다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문의해 해당 호수에 여성이 혼자 산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경찰에 제보한 것이었다. 당시 신창원은 경찰이 나타나자 저항하려 하다가 권총 등으로 무장한 경찰을 보고 더 이상의 도주를 포기하고 순순히 검거됐다

신창원을 둘러싼 인기에 '신드롬'까지

신창원은 사회에 불만을 느낀 젊은이와 청소년층에게 인기를 누리며 '신창원 신드롬'이 일기도 했다. 사진은 경찰에 붙잡힌 신창원. /사진=JTBC 보도 캡처
신창원은 사회에 불만을 느낀 젊은이와 청소년층에게 인기를 누리며 '신창원 신드롬'이 일기도 했다. 사진은 경찰에 붙잡힌 신창원. /사진=JTBC 보도 캡처


신창원은 사회에 불만을 느낀 젊은이와 청소년층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검거 당시에는 화려한 패션으로 화제가 돼 '신창원 신드롬'이 일기도 했다. 그는 탈옥 이후 범죄에 대해 징역 22년 6개월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이후 마음을 다잡은 그는 교도소 안에서 중졸과 고졸 검정고시에 연이어 합격하며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했다.


그러던 중 2011년 8월 경북 북부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신창원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신창원은 "수감 후 징벌을 받은 적이 없고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도주를 기도한 적이 없지만 10년 5개월째 독방에 격리돼 있다"며 "내가 왜 수갑을 차고 다녀야 하며 TV 시청을 금지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을 편지를 통해 주장하기도 했다.

2023년 5월21일 신창원은 두 번째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대전 한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는 대전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