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K-방산, 대기업 '긴장' IT·스타트업 '기대'
[트럼프 2.0, 한국산업 시계제로] 방산 대기업 경쟁 치열 불가피, IT·스타트업 사업 참여 확대 전망
김서연 기자
1,116
2025.01.21 | 05:20:00
공유하기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두 번째 미국 행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각종 무역장벽은 높이고 고율 관세를 앞세우는 까닭에 국내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한 치 앞도 전망하기 경제 및 정치 상황 앞에 우리 기업들의 고심이 깊다.
|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국내 방산업체들의 미주시장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지역 등에서 미국 기업들과의 경쟁 부담도 커졌다. 하지만 MRO(유지·보수·운영)사업 기회와 IT기업·스타트업들의 사업 참여 기회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시 국내 방산기업들은 RDP-A(국방상호조달협정) 협정 체결 지연, 중동지역 경쟁심화 등의 수출 리스크를 마주할 것으로 예측된다. RSF(현지 지원 체계) 등 장기적 정책사업과 관련해서는 국내 기업들의 진출 확대가 예상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RDP-A를 관세 완화 제도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아 협정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RDP-A는 각국 방위산업 시장 개방에 관한 법적 권리와 의무사항을 다루는 방산 'FTA'다. 미 국방부와 RDP-A를 맺은 나라는 '미국산우선구매법'(BAA)에 따라 부과되는 ▲50%의 가격 패널티 적용 면제 ▲화학전 방호장비·특수 금속 관련품의 미국산 구매의무 면제 ▲제품·구성품에 대한 관세 등 세금 부과면제 혜택을 받는다.
현재 미국산 구성품의 원가가 전체 60%를 초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BAA는 2028년에는 65%, 2029년부터는 75%까지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라 RDP-A 체결은 미 수출의 필수 '관문'으로 여겨진다. 일각에선 RDP-A가 체결되더라도 면제 혜택이 축소되거나 국내 조달 및 R&D 시장의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국내 주요 방산 업체들이 미국 현지법인 생산역량과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이유다.
|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지역 수출 통제를 완화할 가능성도 높아져 중동 무기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무기수출 통제의 반사이익을 누린 나라 중 하나다. 과거 트럼프는 1기 행정부는 오바마 정부 당시 수출을 제한했던 바레인과 예멘 내전에 개입 중인 사우디에 무기 수출을 허용했다. 무기 수출액은 전 정부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심순형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연구위원은 "중동지역 등 국제정세에 예민한 국가일수록 국내 기업이 기술력,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더라도 미국 기업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 국방부의 RSF 정책으로 MRO 시장 진입은 수월해질 예정이다. RSF는 미국이 직접 담당해온 군수 정비를 인도-태평양지역 동맹국의 역량을 활용하는 정책이다. 미국 내 역량이 부족한 조선·유도무기·배터리·단조 및 주조 부품·반도체 부문에서 사업기회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에 방산사업 참여한 경험이 없는 IT기업, 스타트업에게도 활로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미 국방부의 국방혁신센터(DIU)와 전략적 자본 사무국(OSC)은 미래역량 확보의 일환으로 국방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를 위한 민간기업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미국 방산업체의 인수합병(M&A)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돼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기대된다.
심 연구위원은 "트럼프의 함정 MRO 협력 요청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미국 역량이 감당하지 못하는 분야에 대한 국내 기업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RSF와 관련해 한국이 인도-태평양 산업 회복력 파트너십(PIPIR) 협의체에서 정책에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라고도 했다.
서혁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방산정책연구센터장은 "RDP-A는 미 연방회계국이 지적한 부분들을 보완하고 있다"며 "방위산업은 본래 변수가 많고 진출 시 여러 가지 절차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MRO사업과 같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장기 접근하고 있는 사업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의 정책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양자 모두 윈윈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에도 국내 IT기업들의 방위산업 진출을 돕는 제도가 있었지만 활용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앞으로는 그 기회가 더욱 많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