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에 타이어업계 '긴장'... 美 공장 없는 넥센 '시름'
[트럼프 2.0, 한국산업 시계제로] 국내 타이어 3사 중 넥센은 북미 공장 없어… 유럽시장이 해법
박찬규 기자
1,986
2025.01.21 | 05:30:00
공유하기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두 번째 미국 행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각종 무역장벽은 높이고 고율 관세를 앞세우는 까닭에 국내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한 치 앞도 전망하기 경제 및 정치 상황 앞에 우리 기업들의 고심이 깊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취임하면서 국내 타이어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무와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른 상황에 환율이 널뛰고 관세 부담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타이어업계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보편관세'다. 이미 2021년부터 이어온 반덤핑 관세에 피로가 쌓였는데 추가 관세를 부담하면 제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외 모든 업체가 같은 입장이지만 북미에 생산공장이 없는 업체들의 긴장 수위는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국내 타이어 3사 중엔 넥센타이어만 미국공장이 없다. 이에 북미보다 유럽판매를 늘리는 전략을 준비 중이다. 한국타이어는 테네시주에, 금호타이어는 조지아주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로 국내외 완성차업체의 현지 공장에 제품(OET·신차용 타이어)을 공급하기 위함이지만 소매 판매용 제품(RET)도 대응하고 있다.
트럼프 2.0 시대, 타이어업계 영향은
|
문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다. 고율 관세 정책을 예고한 만큼 타이어업체들은 실적 하락을 막기 위한 새로운 대안 마련이 필수다. 해외 공장을 최대한 활용하며 수출처 다변화는 물론 생산과 물류 효율화도 함께 추구해야 한다. 과거 반덤핑 관세 부과 이후 업체들의 북미 수출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2021년 한국산 승용차 및 경트럭 타이어에 대해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가 올해 2월 관세율을 낮췄다. 각 사의 반덩핌 관세율은 2021년 한국타이어 27.05%→6.3%, 금호타이어 21.74%→5.4%, 넥센타이어 14.72%→4.2%로 줄어 업체들의 숨통이 트였다.
한국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타이어업체들은 북미 수출액이 많았지만 2021년부터는 유럽이 우세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북미 타이어 수출 실적은 8억6100만달러(1조2489억원), 유럽은 15억500만달러(2조1828억원)로 격차가 컸다. 북미 수출비중도 2023년 32.1%에서 지난해 26.9%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유럽은 40.7%에서 47%로 늘었다.
|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는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매출로 9조2173억원, 영업이익 1조7259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금호타이어는 매출 4조4923억원과 영업이익 5958억원, 넥센타이어는 매출 2조8940억원, 영업이익 2109억원으로 전망했다.
세 제조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2023년보다 늘었는데 넥센타이어는 영업이익률이 가장 낮았다.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은 18.73%, 금호타이어 13.26%인데 넥센타이어는 7.29%다. 관련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높은 영업이익률은 고가 제품 라인업 영향으로 보고 있다.
국내 타이어 3사는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고성능 프리미엄 제품과 함께 전기차용 제품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브랜드를 앞세우며 수익성이 개선되는 분위기다. 넥센타이어는 별도 브랜드 대신 특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타이어업계에서는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보편관세를 예고한 만큼 실제 영향의 정도는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것. 다만 관세 탓에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게 돼 실적 하락을 막기 위한 대책이 중요하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보편관세는 모든 업체에 해당하는 것인데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현지생산을 하더라도 수출 물량에 대해선 반덤핑관세율이 높고, 현지생산이 없는 넥센타이어는 상대적으로 반덤핑 세율이 낮은 점이 핵심"이라며 "정작 긴장한 건 멕시코에 공장을 세워 미국시장에 파고들려던 중국업체들"이라고 설명했다. "동남아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에 대해서도 상계관세가 부과되므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책은 전 세계 시장 전략의 재편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피와 무게 대비 단가가 낮은 타이어 특성상 물류비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해운 운임도 변수가 많다"며 "실적을 개선하려면 생산공장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고성능 제품 위주 영업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